처음으로 베트남 여행하고 왔습니다. 호치민이었고 에어비앤비 통해서 예약한 아파트가 정말 좋아서 수영잘하고 바베큐 굽고 매일 맛난 거 먹고 1일 1 마사지에, 좋은 커피 좋은 차 귀족생활 잘하다 왔습니다. 망고 자몽 코코넛을 매일매일 섭취했는데 과일 값 눈물 나게 저렴합니다.
관광자원이 옆 나라들에비해 좋은 편이 아니고,
호치민 시내 관광은 정말 할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숙소 호스트한테 어디 가면 재미있는 게 있을까 물어봤더니, 크레이그 토마스라는 베트남 아티스트 갤러리를 알려주길래 갔습니다.
http://cthomasgallery.com/
정말 괜찮았습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도 되었고, 15분 남짓하면 다 볼 수 있는 소규모 갤러리지만 방문한 게 전혀 아깝지 않은...
도보로 20분 정도 걸렸는데, 그랩 잡기도 애매하고 그냥 쭉쭉 걸었습니다.
저는 호치민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많이 걸으라고 권하고 싶네요. 관광자원이 부족하고 시내 구경 할 게 별로 없지만 잘 걸어다니면 또 재미있습니다. 물론 첫날 베트남 도착하면 미친 오토바이 행렬에 기겁할 수밖에 없지만 좀 걸어다니다 보면 금방 적응됩니다.
교통 상황도 헬이고, 도로도 포장이 잘되어 있지는 않지만 치안은 꽤 좋은 편이에요.
알리바바라고 소매치기 조심하라고 하는데,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 그런 위협은 못 느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초록불에 건너는 게 아닌, 건널 수 있는데 그냥 건너는 겁니다. 오토바이들이 알아서 피해갑니다.
제가 20년 경력의 운전자인데, 절대 베트남에서 운전 못할 거 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잘 놀고 귀국하려는데 진짜 공항에서 개빡쳤네요.
원래 연착으로 유명한 항공이고, 저가인만큼 비행기가 기내에서 흔들리고, 식수나 음식 다 사먹는다는 건 알았습니다.
수하물 엑스트라 차지에 대해서도 들었고요.
저도 캐리어 작은 거 하나에 크로스백 하나 매고 갔어요.
출국할 때 캐리어 무게 5.3kg 나왔습니다. 크로스백에 테블릿 PC랑 핸드폰, 여권, 등 들었지만 크로스백이 가죽이기 때문에 무게가 아마 좀 있을 겁니다. 다만 직원분이 크로스백 무게는 측정 안한다고 해서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그리고 출국하는 날도 체크인 하려고 할 때 캐리어 무게에 변한 게 없지요. 똑같았지만, 빨래를 돌린 게 조금 덜 말랐는지, 6kg 나오더군요. 이때까지 기념품이라고는 3일 간 매일 들렀던 노점 Tea 사장님이 너무 고맙다고 기념 선물로 준 200g짜리 우롱차 패키지 2개 뿐이었습니다. 매일 시음만 하고 가지 차 직접 사간 사람은 저 뿐이라고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나마 티 패키지는 모두 크로스 백에 넣어뒀어요.
이번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사 사람들 줄 초콜렛이랑, 베트남 로브스타 커피가 유명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내려 마시려고 원두 300g 짜리 하나 사서 크로스백에 넣었습니다.
밤 10시 15분 이륙 비행기 보딩 시간이 뻔히 티켓에 9시 30분에 적혀 있는데 승무원들이 10시 13분에 쇼업하는 건 무슨 개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줄을 서는데, 어라 수하물 무게를 다시 측정하는군요.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캐리어 무게에 제 크로스백 무게를 더하는 겁니다.
8.7kg이 나오는데, 이거 가지고 들어가려면 15만원을 더 내라는 거에요.
와, 이런 미친
이게 무슨 소리냐 분명 출국할 때나 아까 체크인할 때 캐리어 무게만 측정하고 크로스백 무게는 상관 없다고 나한테 그랬다.
안된답니다
아니 기념품 3만원 때문에 15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게 이 무슨 개같은 경우인지... 그리고 이미 두 번이나 해당 항공사 직원을 통해 크로스체크한 내용을 배힝기 탑승 시간 임박해서야 추가 지불이라니 진짜 환장하겠더군요.
그래서 세탁한 빤스랑 양말 이런 건 어차피 낡기도 하고 그래서 아주 보는 앞에서 전부 휴지통에 처넣었습니다.
그래도 안됩니다.
초콜릿이 패키지가 있어서 도저히 7kg 안으로 못들어갈 거 같습니다.
버렸습니다.
로부스타 300g 그냥 버렸습니다.
제가 돈 주고 산 거는 다 버렸습니다. 그런데 선물받은 차는 도저히 못 버리겠더군요.
규정은 규정이고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냐마는 진짜 개빡쳐서 한 마디 했습니다.
아, 너네들이 어떻게 돈버는 정말 잘봤다. 고맙다.
10시 15분에 이륙한다는 비행기는 이번에도 11시나 되어서야 착륙했습니다.
그리고 좌석 앞뒤 진짜 겁나 좁습니다. 베트남까지 6시간 비행이에요. 쉽지 않죠.
또 승객들끼리 이 좌석 때문에 말다툼이 생겼습니다. 얼른 승무원들이 와서 말려야 하는데, 중재 겁나 못합니다. 약 30분 동안 티격태격 하는 거 듣느라 더 피곤합니다.
영업질하면서 평생 을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건지 잘 알기 때문에 진짜 CS 담당하는 사람들 어지간하면 괴롭히지 않고 억지로라도 한 번 더 웃고 고맙다는 말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 항공사는 진짜 개쓰레기같은 회사인 거 같습니다.
거기 종사자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회사시스템이 글러 먹은 거 같아요.
이렇게 즐겁게 다녀온 여행도 사실 많지 않았는데 귀신같이 비행사가 좋았던 모든 기억을 싹 다 헬로 만드는 마술을 부렸네요.
그냥 밥 세끼 챙겨 드실 정도로 부족함 없이 사시는 분이라면 돈 조금 더 주더라도 비엔젯은 거르세요.
사실 저도 스카이스캐너로 검색 후 비엔젯에 대해서 검색 많이 해보고 그래도 비행기인데 하면서 탔는데,
진짜 제 손목아지를 자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 이번 여행에서 저지른 유일한 악수 였는데 그게 크리티컬이 터졌네요.
첫댓글 ㅠㅠ 진짜 고생하셨네요!
비엣젯 메모... 거른다... 우리나라 저가항공 타야겟다..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죠. 저도 3년전 한 번 타보고 다신 안 탑니다.
비엣젯 헬이죠ㅋㅋ 진짜 좁죠
저도 호치민갔다올때 탔었는데 진짜 진짜 좁더군요 ㅋㅋ
와 이런일도 있군요! 비엔젯 기억하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벳남 안에서 도메스틱으로 한시간 거리 타봤는데도 연착 엄청되고 안좋은데, 5시간면 ㅎㄷㄷ
베트남에서 차를 살 때는 경차를 사더라도 기사를 구하라는 말이 있죠 ㅋㅋ
고속도로에서 일곱살 정도 돼 보이는 애가 무단횡단 하는거 보고 개놀람
아무리 저렴해도 절대 탑승하면 안되는 항공사입니다...
비행기가 많이 흔들리는거는 항공기가 작거나 기류가 안좋아서 흔들린겁니다. 요즘 동남아가는 하늘길에 기류가 안좋더라구요.
그리고 승무원들 쇼업시간이 정말 저렇다면 문제있는 항공사 맞네요. 항공사들마다 다르겠지만 디파쳐시간 몇분전에는 쇼업해야하는데..
짐관련해서는 정말.. 나쁜놈들이네요. 외국인이라고 그런거같기도합니다.
저도 다낭갈때 타봤는데, 싼데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에어아시아 많이 탑니다. 혼자가면 수화물 없이 백팩에 슬링백 이렇게 들고타는데도 한번도 무게측정 한적 없는데 참 짜증 많이 나셨겠네요.
역시 싼게 비지떡이네요
님 후기 덕분에 거를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ㅠ ㅠ
비엣젯 유명하죠~ 주변에서 타본사람중에 욕안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네요~ 즐거운 여행인데 끝에 기분만 상하셨겠어요ㅜㅠ
저도 4월에 베트남 여행 계획중인데.. 비엣젯은 악명이 높아 거르고 뱀부에어로 다녀오려고 합니다. 뱀부도 저가 항공 같던데... 걱정이네요...
비엣젯
정말 즐겁게 하신 여행을 참.... 글만 봐도 참 그렇네요
막판에 이런 일이 ㅠㅠ
제 딸들도 다낭 갔다오면서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서 해외 여행을 안가려고 합니다.
작년에 갈때 올때 각각 두시간 이상씩 연착되었었죠. 왜 연착이냐 물어보니 기장이 비행기타고 오고 있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었네요. 절대 거릅니다.
국내는 모르겠으나 해외같은 경우 여행지까지 가는데 3시간 넘어가면 저가 항공은 절대 쳐다도 안 보며 설령 티켓 가격이 인당 수 십만원 비싸도 국적기만 이용합니다. 16년도에 팀원들과 포상으로 저가항공을 타고 괌에 다녀왔는데 가고 오는 각각 6시간동안 정말 헬이었습니다. 그 당시 국적기도 할인을 해서 저가 항공과 큰 차이까지는 없었는데, 팀 인원이 많고 인당 20정도 아끼면 세이브 할 수 있는 돈이 총 180이니깐 차라리 현지 가서 더 맛있는거 먹자며 국적기 예매하자는 대다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저가 항공으로 예매 강행했던 총무 선배는 팀장님께 현지에서도 까이고 귀국해서도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