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힘든(?) 이수봉 만행을 실시했다.ㅎ
난 힘들었는데 이 사람들은 왜 이케 표정이 좋은겨?ㅎㅎㅎ
오늘은 사진 보다는 다른 이야기가 많을 듯하다.
왜냐하면 힘들어서 사진도 제대로 못담았으니까.ㅎㅎㅎ
내가 찍은 사진 보다 홍 재식 회원이 찍어준 사진이 더 많다.ㅎㅎ
이수봉을 처음으로 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나만 힘들었을까?
지난 5월 화랑대 만행을 시행한 이후에 만행 회원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듯도 싶다.
92고지에서 특수 훈련(?)을 했나?
아니면 팔팔한 생도들의 기(氣)를 받고 왔나?
하며 오만 가지 생각을 갖게 한다.
이제 이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벗어야할 때가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ㅎㅎ
9시에 청계산 옛골 산장 입구에서 정예 10명이 모였다.
아! 나 하나 빼면 정예 9명이다.
지금까지 나도 정예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이후로 그 그룹에서 빠졌다.ㅎㅎ
가장 먼저 홍재식 회원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
지난 화랑대 만행 때 작가로써 활략이 대단했다고 이야기 하며 갔었는데
작가는 훌륭했지만 양반은 못되나 보다.ㅎㅎ
이번 기회에 만행 전담 작가로써 자리바꿈이 이루어지길 은근히 기대했다.
핸폰 사진의 달인이다.ㅎㅎ
둘다 기럭지가 길어서 다리가 짤렸다.ㅎㅎ
다 온 듯한데 마지막 한 사람을 기다린다.
누군가?ㅎ
괜히 버스가 가는 게 느리고 차가 밀린다는 전언이다.ㅎㅎ
9시 땡!하니 김성웅 회원이 도착했다.
만행의 원로인 신승봉 회원이 '그렇게 늦으면 되느냐!'고 하는 듯하니 '늦은 것도 아닌데...' 하며 시선을 피한다.ㅎㅎ
인증샷을 찍고 출발한다.
이게 찍힌 시간이 9시 4분이니 그렇게 많이(?) 늦은 것도 아니긴 하다.ㅎㅎㅎ
여기 등산용품 사장이 나와서 서비스로 셔터를 눌러준다.
만행 회원들에게 이른 아침부터 커피도 대접하고 친철하게 해주는데 다음에는 뭔가 갈아주어야 할 듯...ㅎㅎ
홍 회장 아파트 주민이라고까지 하는데...ㅎㅎㅎ
나는 처음부터 뒤로 쳐진다.
열심히 따라가는데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한 번 쉬었다고 그런가?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처럼 뒤통수만 담았다.
그것도 몇 컷 담지도 못했는데....
선두에 누가 섰는지 모르지만 초입부터 장경이 길어지고 있다.
벌써 선두는 보이지도 않는다.
선두가 누구지?
이 그룹이 가장 후미이고 나는 이 뒤에 따라간다.ㅎ
얼마전부터 홍 회장이 이수봉을 선정하면서 혼을 한 번 내야겠다는 말을 한 듯한데
그 혼내는 대상이 나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ㅎㅎ
왜?
지난 5월 만행 시에 몰래(?) 태국에 있었다고 그런건 아닐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상상인지 환상인지 좌우지간 따라가는데 환장하겠다.ㅎ
중간 휴식 장소에 도착했다.
전에 항상 쉬어가던 다른 장소가 있었는데 오늘은 거길 그냥 패스했다.
거기에 아줌씨 두 명이나 있어서 분위기(?)도 괜찮아 보였는데...ㅎㅎㅎ
왠만해서는 중간 휴식장소에 도착해도 나는 잘 앉지 않는다.
근데 홍 재식 회원이 담아준 사진을 보니 사진 찍을 생각이 1도 없이 힘든 모습으로 앉아 있다.ㅎㅎㅎ
그래도 양 태선 회원이 가져온 막걸리가 있어서 인증샷을 해야겠기에 일어난다.ㅎ
모두의 표정들이 내가 힘들어 하는 걸 즐기는 모양새이다.
담합?
음모?ㅎㅎㅎ
휴식을 끝내고 다시 오른다.
다른 때 같았으면 저 앞에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다가 올라오는 모습을 담았을텐데 역시 맨 뒤를 따른다.
홍 회장이 가져온 하수오가 고개 숙인 남자들을 일으켜 세운다고(?) 해서 한 잔 했더니 오히려 다리가 풀린다.ㅎ
요상한 약을 탄 것은 아니겠지?ㅎㅎㅎ
홍 재식 회원이 자기도 힘들면서 더 힘들게(?) 올라가는 나를 위해서 사진을 찍어 준다.
표정에 힘듬!이라고 쓰여있다.ㅎㅎ
저 손가락 세 개의 의미를 홍 회장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3진 아웃!
만행에서 1년에 3번이상 빠지면 그 직책에서 아웃시키는 제도.ㅎㅎ
내가 금년 5월에 한 번 빠졌으니 앞으로 두 번만 더 빠지면 내 임무에서(사진) 아웃될 것이라는....ㅎㅎ
힘드니까 별 생각이 다든다.ㅎㅎ
어찌 어찌 해서 정상에 올랐다.
김 춘규 회원이 짊어지고 온 막걸리를 분배한다.
다른 때는 두 병이 기본이었는데 한 병 밖에 안보인다.
왜 한 병 뿐이냐고 하니 원래 두 병이었는데 오기 전에 한 병을 마셨단다.ㅎㅎ
어쩐지 올라오는 내내 조금 방방 뜨길래 기운이 넘친다고 생각했다.ㅎ
오늘 양 태선 회원의 입담이 걸걸하다.
양 태선 회원의 귀한 손녀가 엇그제(13일) 태어났단다.
축하드린다.
손녀 이름을 지어준다고 어떤 이름이 좋은지 산행 내내 고심을 한다.
뭐 5개를 지어서 가족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고 해서 이왕이면 며느리가 지은 이름에 손을 들어 주라고 했더니
식사 시간에 결정된 것은 5개 안에 들어있지 않은 새로운 이름(세연)으로 결정되었다고...
건강하고 예쁜 손주로 잘 자라길 기원한다.
양 태선 회원의 옛날 실무자 때 술자리 이야기는 배꼽을 빼기도 했다.
술집에서 개인별 상 위에 이상한 걸 올려 놓고 술을 마셨다는데 이게 있으면 술이 상 위에 흐르는 일이 없었단다.ㅎ
좀 뜨악하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옛날 일의 회상으로 한바탕 신나게 웃었다.
또한 과거 무용담(?)을 털어 놓으면서 그게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 하는 겸손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지난번 화랑대 다녀온 이 후에 영향을 받은 듯했다.
화랑대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일까?ㅎㅎ
여기 올라오면 항상 취하는 포즈이다.
그냥 오른손 주먹 쥐고 올리는 것.
그래서 좀 더 다양하고 과한 액션을 좀 취해 보라고 했더니 이렇다.
앞선 모습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거기서 거기이다.
그래도 훨씬 활기차고 젊어 보이지 않는가?ㅎㅎㅎ
처음이라 어색하겠지만 몇 번 연습(?)하면 좋아질 듯...ㅎ
이 이수봉은 언제나 이수를 할 수 있을런지...ㅎㅎㅎ
내려오는 길은 좀 수월하다.
룰루 랄라!
허나 오늘따라 내려오는 길이 그렇게 멀게 느껴진 적도 없다.
카메라를 두 대 가져온 것을 많이 후회했다.ㅎ
혹시나 꽃이라도 있을까?하여 그 무거운 망원 렌즈(바디와 합해서 거의 2kg, 총 무게 7kg)를 가져갔었는데
꽃도 담을 게 없었고 카메라를 들면 손이 후들거린다.ㅎㅎ
그렇다보니 맨날 뒷통수다.ㅎ
홍 재식 회원이 내려올 때도 날 모르게 몇 컷 담아주었다.
이렇게 봐서는 전혀 힘든 것 같지 않은데...ㅎㅎ
사진을 담는 게 아니라 이상한 나무 버섯이 있기에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손으로 만져 보니 무척 보드라웠고 냄새도 좋았다.
아마도 식용해도 될 듯했다.
그러나 5~6월 버섯은 조심하라고 했으니...ㅎ
내려오는 길의 빈 의자에 알프스 하이디가 썼을 듯한 예쁜 모자가 하나 놓여있다.
알프스 하이디가 왔나?
모자가 예쁜만큼 예쁜 츠자의 모자같은데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사람 중에 예쁜 사람(?)은 못 봤는데...ㅎㅎㅎ
궁금해서 주인을 기다려 볼까하다가 혹시 실망하면 힘만 더 빠질 듯해서 그냥 내려온다.ㅎㅎ
그러나 내내 궁금하긴 하다.ㅎㅎ
맨 뒤에 따라오던 김 성웅 회원이 꼴찌는 사진도 안찍어 주느냐고 한다.
그래서
'내가 뒤돌아설 힘이 없고, 앞에 무심히 가는 사람들은 미워서 뒷통수만 담아주고 있다.'라고 하며
한 컷 담았다.ㅎㅎ
그랬더니 감동해서(?)인지 눈을 감는다.
사진을 하면서 키도 늘려줄 수 있고 피부에 점도 빼줄 수 있고 조금 젊게 해줄 수도 있지만
아직 할 수 없는 게 감은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혹시 심청이가 살아 돌아오면 뜨게할 수 있을까?ㅎㅎㅎ
무사히 잘 내려와서 식당으로 향한다.
다른 회원들의 상태는 썽썽한 모습이다.
역시 나만 힘들었다.ㅎㅎ
식당은 금년 1월 만행 때 갔던 옛골 토성집이다.
여길 선정한 이유가 또 양 태선 회원 때문이란다.
이 식당에 일하는 아줌씨 한 분이 상주 사람이라고 했다.
지난번에 김 춘규 회원의 입담으로 우리 회원 중에 상주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아줌씨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나 어쨌다나?ㅎㅎㅎ
양 태선 회원은 아침 출발부터 빨리 만나고 싶어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식당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점심은 오리 삼겹살 훈제로 했다.
회비 인상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땀 흘린 뒤의 점심과 막걸리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ㅎ
홍 회장이 나를 일으켜 세워 뜬금없이 건배를 하란다?
왜?
만행 발기 이후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유인 즉슨 지난 5월 만행에 빠져서 오랜만에(?) 참석했으니 하란다.
'왜 나만갖고 그래~~'
집에 와서 사진 작업을 하다보니 홍 회장의 깊은 뜻을 알 것같다.
만행 할 때마다 내 사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사진 찍을 기회를 준 듯해서 고마웠다.ㅎ
꿈보다 해몽?ㅎㅎㅎ
상주 사신다는 종업원이 특별히 양 태선이 있는 식탁에 고기도 많이 가져다주고
메뉴에 없는 도토리 무침도 한 접시 주었다.
아마도 상주 시청에 근무한다는 남동생을 좀 잘 챙겨달라는 무언의 짜웅?ㅎㅎㅎ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꽃을 안 올리고 갈려니 뭔가 허전하다.ㅎ
힘은 들어도 할 것은 해야하니까.ㅎㅎ
미국능소화가 피었다.
여름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석잠풀이다.
이 녀석의 뿌리를 캐면 마치 누에가 석잠을 잔 모습과 비슷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접시꽃이 많이 보인다.
이수봉 오르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노루발풀이다.
노루발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이 식물의 잎이 노루발 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오늘도 하와이에서 정 명복 회원이 만행을 같이 했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걸으면 하나도(?) 힘들지 않을 것 같다.ㅎㅎㅎ
그 정성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어서 그렇게 덥지 않았지만 바람이 불지 안아
상의가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땀이 흘렀다.
모처럼 몸 안의 찌꺼기를 배출한 느낌이 시원함으로 남아 있다.
만행 홍 회장님 수고 했습니다.
막걸리, 포도, 오이, 쵸코렛, 과자, 만쥬 등을 준비해온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힘들다고 투정거려도 따뜻하게 위로해준 회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음번에는 체력을 좀 더 정비해서 빠릿 빠릿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ㅎㅎ
다음 만행은
7월 20일(중복 전날) 서울 대공원 둘레길을 걷습니다.
중복에 즈음해서 홍 회장이 큰 거(?)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네요.ㅎㅎㅎ
기대하고 많은 참석 기대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역시 주작가님의 글솜씨는 대단합니다. 오늘 정예 10명안에 포함되어
영광이구요.
오늘은 다른때보다 땀이 많이 났지만
이수봉정상 사진을 보니 상쾌해 지네요.
회장님,주작가님,오늘 산행하신 모든분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해주어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근데 오늘 너무 빨랐습니다.ㅎㅎ
늦은시간 임에도 후기를 올려주셨네.....
감사드리구, 오늘 산행시 습도가 엄청높아 모두들 많이 힘들었던듯...
역시 주전선수 주작가 빠지면 뭔가 문제가 생긴다니까....수고하셨습니다!
7월에는 中伏을 잘 넘길수있도록 구상해 보겠습니다!
만행여러분!
점점 더워지고 고르지못한 날씨에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빠지면?
아하! 심중에 최종 그것까지 고려하고 계시긴 하는군요.ㅎㅎㅎ
수고 하셨습니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이니네....
생생한 만행후기를 읽으며 어제의 이수봉산해을 복기해보며 또한번 즐거움과 행복을 만끽해보는 시간을 갖게해준 주작가님께 감사~~
조금 힘들었지만 함께한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말씀을...ㅎ
이제 내려 놓을 때도 되었는데..
사진 감사합니다.
생생한 후기 그리구 진한땀에 진한결실의 만행의 모습을 보면서 큰힘을 얻네요. 회장님과 주작가님의 합작은 먼후일 큰 전시회로 남을듯 해요.기대됩니다
자꾸 이런 댓글 쓰시니까 홍 회장이 자르고 싶어도 눈치를 보게 된단 말씀입니다.ㅎㅎㅎ
어제는 바람도 없는 후덥덥한 날씨,
모두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중장비를 짊어지고 주작가님께서 고생 많으셨네요.
항상 구수하고 생생하게 만행의 모습을 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날도 더운데 고생하셨습니디
어제는 진짜 고생? 힘든 날이었습니다.ㅎㅎㅎ
아~ 참 즐거운 산행에, 감칠맛 나는 후기. 좋다!!
그런디 만행 동지들 막걸리 실력이 점점 쎄지는거 같어. 모두 회춘하나 봐^^
'무식한 소치로...'는 다음기회에 써 먹겠습니다.ㅎㅎ
이수봉에서 막걸리 달달하게 맛있던데?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