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는 어쩔땐 정말 정 떨어질 만큼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사람을 질기게 하는 거 같다...
--------------------- [원본 메세지] ---------------------
얼마전 아티스트 뷰욕이 시력을 상실해 가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억울한 누명을 써가면서 까지 사형대에 오르는 눈물겨운 내용의 영화
"어둠속의 댄서"를 보셨으리라 믿는다.
물론 영화속에서 사건의 발단과 처리과정들이 이해가지 않았지만
차갑고 신비스럽기만한 그녀의 따뜻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접할수 있어
감동적으로 본 기억이 난다.
자식사랑... 특히 모성애...
내 기억속엔 크레이머 크레이머. 내 사랑 컬리수 같은 부성애를 두각
시킨 몇몇 영화는 있었지만 대부분 모성애적인 영화가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얼마전에 나는 이상한 영화를 보았다.
일본 영화 였는데 "DARK WATER"란 영어 제목만 달랑 쓰여져 있는 것이
었다. 처음엔 일본 SF 나 형사물 혹은 야쿠자가 등장하는 액션 영화
일꺼라 생각을 했었다.
직역을 해 보면 "검은 물" 혹은 의역까지 해 본다면 "검은 물속"까지
확대 해석이 되겠으나 쟝르를 모르고 시작한 영화 이기에 첫 인트로
5 분을 주시해서 보았다.
분위기는 일본 영화의 특기인 저 예산 심령 공포물 같아 보였다...
물론 이토준지의 원작을 영화화 한 "소용돌이" 라던가 " 토미에" 와
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여주인공이 "천리안" 이란 영화에 나온 배우
임을 알아봤고 그런 부류의 영화 일꺼란 생각을 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이혼을 준비중인 한 부부가 여느 부모와 같이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 형식이다.
그녀는 남편과 별거하면서 자신의 딸과 새 보금자리를 위해 아주 오래된
아파트에 이사를 오고 첫날부터 천정에 물이 고여 썩어 있는 벽지를
발견하게 되고...
첫 장면이 2 년전 실종된 유치원 아이가 복선으로 등장한다.
비오는 날
아이를 마중 나오지 않은 엄마..
이런 상황에서 노란색 우비를 입은 얼굴을 알수없는 소녀의 행방은..
스토리는 그 아이가 혼자 집으로 가다가 호기심에 아파트 옥상에 올라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정화조 속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고 그 원한이
그 소녀가 살던 아파트에 서려 일년 내내 물에 관련된(빗물이 복선임이
밝혀지면서) 사건들이 일어나고..
바로 밑에 집에 이사 온 모녀가 그날 부터 이상한 체험을 한다는 이야기
인것이다.
그냥 공포(?)영화 였다면 점수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다할 장면도 상황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2 년전에 정화조에 빠져 죽은 그 소녀는 원했던 것이다.
자신의 밑에 집에 이사 온 엄마라는 존재를..
그래서 그 딸 아이를 없애버리면 자신이 차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상당히 어린이다운 발상이었던 것에도 점수를 주고 싶다)
하여튼 영화를 보는 사람이 후반부에는 그런 의도란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재미있어 진다.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흔히 있는 외국 영화 였다면 동양권에선 그 귀신의 넋을 달래기 위한
어떠한 조치를 했을 것이고 서양권이었다면 당연히 그 귀신을 쫓아버리
거나 박멸(?) 차원을 취해 가족을 보호 했을 것 이며 끝에는 모든 가족
이 다시 모이는 해피앤딩으로 처리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관객은 눈치를 챘고 정해진 시나리오도 밝혀 지면서 그 꼬마귀신
은 더욱 집요하게 그 어린이를 상해 하려 하는 과정에서 그 어머니의
선택은 여짓껏 보지 못 한 결말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녀는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에게 보내려 했을까?
아니 앤딩으로 치닫는 그런 긴박하고 짧은 시간속에선 아니었을것이다.
그녀는 그 귀신의 엄마가 되어 주기로 하고 그 썩은 시체를 딸아이
처럼 안은체 사라지게 된다.
물에 가득찬 엘리베이터속에서 새로운 모녀관계는 탄생하고 그녀는
그것으로 삶을 끝내게 된다.
그리고 애필로그는 10 년후 그 딸은 아버지 손에 자라고 고등학생이
된뒤 어렴풋한 기억을 가지고 10 년전 엄마를 보낸 그 낡은 아파트에
다시 찾아오게 되고.. (관객들에게만 보이지만) 그 얼굴을 알 수 없는
노란 우비의 귀신과 사는 엄마(그녀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와 재회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귀신이 되고 또
귀신의 엄마가 된다는 이상한 스토리...
모성애...
귀신이 되어가면서 까지 자신의 딸을 지키고 또 기다리는...
아무튼 이상한 영화를 통해 다시 발견한 모성애..
부모님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