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위장병 환자나 뼈가 부러진 환자를 치료할 경우 치료비는 귀족 5셰크르, 평민 3셰크르, 노예 2셰크르로 한다. 단 노예의 치료비는 주인이 내준다.
채무자가 기한내에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채무자와 그 아들들은 채권자 집에서 3년동안 노예노동을 해야 한다. 또 자신의 부주의로 논둑이 무너져 이웃 논이 침수됐을 경우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
화재 진압시 소방관이 피해자의 집 물건을 슬쩍한 경우 그 소방관은 불속에 던져버린다. 또 건축업자가 부실공사로 집이 무너져 호주가 사망했을 경우 그 건축업자는 사형이다. 의사가 의료사고를 냈을 때는 그 의사의 손을 자른다.
아들이 그의 아버지를 때렸을 때에는 그 손을 자른다.
자유인의 눈을 뺀 자는 그 눈을 뺀다.
자유인의 뼈를 부러뜨린 자는 그 뼈를 부러뜨린다.
천민의 눈을 빼거나 뼈를 부러뜨린 자는 은 1마누의 형에 처한다.
자유인이 자유인의 뺨을 치면 은 1마누의 형에 처한다.
천민이 천민의 뺨을 치면 10시클의 형에 처한다.
노예가 자유민의 뺨을 치면 그 귀를 자른다.
우리 고조선에도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법률이 있다. 8조 법금이라고 부르는데 함무라비 법전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우리의 8조 법금의 내용은 "다른 사람을 죽인 자는 즉시 죽임을 당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 자는 곡식으로 보상한다, 도둑질한 자는 노비로 삼는다" 등이다.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이와 유사한 조항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 법률은 8개 조항인데 비해 함무라비 법전은 282조나 된다는 것이 놀랍다. 특히 함무라비 법전에는 상거래에 관한 세세한 항목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바빌로니아가 상업과 공업 등 전부문에서 우리보다 발전수준이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바빌로니아를 부러워하고 모범으로 삼아야 할는지는 모르겠다.
함무라비 법전의 형법 조문을 보면 여러가지 범죄에 대한 가혹한 징벌조항이 있다. 그만큼 그 사회에 범죄가 많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회가 벌전함에 따라 여러가지 규제가 필요해지는 것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만을 목표로 하고 인간성의 황폐화를 불가피하게 하는 그런 산업발전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지향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