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알코올의존증 환자 치료 전문 병동이 국내 최초로 생겼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알코올의존증 전문병원인 카프병원에 30병상 규모의 여성전용 병동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병동은 입원실과 빛을 이용한 광치료실, 재활실, 심리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병동 내 시설과 물품은 색채를 이용한 심리치료 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랑 파랑 주황 등 삼색으로 꾸며진 것도 특징.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1잔 이상 술을 마신 여성 비율이 41.5%로 2005년보다 5% 증가했다. 술자리에서 5잔 이상 술을 마시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여성이 2007년 28.9%로 2005년에 비해 6.6%가 늘어나는 등 여성 음주 실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연구센터 측은 또 신체 특성상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지방이 많고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음주 시 간 손상이나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남성은 음주를 시작한 이후 각종 문제가 생기기까지 보통 2.3년이 걸리지만 여성은 불과 0.9년 만에 문제가 발생한다. 여성은 하루 20g(소주 3잔)의 알코올 섭취로도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 환자는 남성과 함께 치료받기 싫어하는 경향을 보여 좀처럼 전문 치료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아 이번에 여성 전용 병동을 개설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또 여성 환자는 우울증이나 폭식증 등 정신과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 치료 시설 설립이 시급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카프 병원장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알코올의존증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문제”라며 “강제 입원 방식을 배제하고 원하는 여성만 입원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이라 남성과 함께 치료받기를 꺼리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치료가 필요한 여성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25만여 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의 031-810-9099 031-810-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