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되니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이들. 중등 단계의 독서는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핵심. 하지만 아이마다 독서 수준과 성향, 요구가 다르니 한 가지 독서법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다. 독서 효과를 높이려면 사례별 맞춤 접근이 필요하다. 읽기 내공 키우는 중학생 독서 지도 노하우.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김정숙 교사(서울 마곡중학교)·이연희 사서(남산도서관 정보자료과)·임성미 독서 교육 전문가(살레시오 독서미디어스쿨)·최영신 원장(최강논술학원) 참고 도서 <중학생의 책읽기>
편집부가 독자에게 ...
자꾸 읽어야 맛을 아는 독서의 힘 독서 고수들은 “책을 읽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자 문제 상황에 직면하는 것과같다”고 말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기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야 하듯, 책을 읽을때도 지은이의 생각과 맞추고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중학생 때 독서 방법과 태도를 바르게 익히면 공부와 진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놀아봐야그 맛을 알듯 자꾸 읽어봐야 읽는 맛을 알아요. 복잡하고 어려운 책은 쉽게, 두껍고 따분한 책은 재미있게 소화하는 마법 같은 힘이 생깁니다.
_ 홍정아 리포터 |
KNOWHOW 1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
간단한 에세이로 출발
독서 재미 맛볼 것
“책을 읽어야 해요? 영화 보고 내용 알면 되는데.”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해리 포터>나 <나니아 연대기>처럼 유명한 작품을 굳이 왜 책으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하지만 책과 영화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물론, 만든 사람에 따라 주제가 달라지기도 한다. 학습 만화도 마찬가지다. 원리나 개념을 쉽게 풀어 썼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과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자녀가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 고 말한다면 독서의 재미부터 깨닫게 하자. 청소년독서회를 담당하는 남산도서관 정보자료과 이연희 사서는 “책과 친해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재미를 맛보는 것이다. 필요와 의무, 학습보다 재미로 다가올 때 흥미를 느끼고 마음을 열 수 있다” 고 설명한다. 뜻 맞는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독서 토론 활동을 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단 독서 방향을 잘 잡아야 책을 읽은 뒤 깨달음과 지식을 얻을 수 있다.
SOLUTION 책과 담을 쌓은 중학생은 간단한 줄거리 중심 에세이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도원의 아침 편지> <우동 한 그릇>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을 권한다.
KNOWHOW 2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아이
추천 도서 목록 참고, 편독 삼가야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는 장르의 책을 골라 읽는 편독은 특히 경계해야 할 습관. 살레시오 독서미디어스쿨 임성미 독서 교육 전문가는 “중학생 때는 훈련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중에 독서 고수가 되었을 때 취향에 따라 책을 선택해 읽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어설프고 부족하게 느껴져도 올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어떤 책이 맛있는지’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를 땐 도움을 줄 사람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학교도서관저널’ 등 독서 전문 단체나 기관에서 수준별·분야별 좋은 책을 추천받거나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도 방법. 하지만 중학생 추천 도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독서 수준이 자기 학년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쉬운 책을 읽으면서 이해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SOLUTION 독서 수준을 높이고 싶으면 줄거리 중심 에세이에서 한 발 나아가 호흡이 긴 책이 읽는다. <지선아 사랑해>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등 인생의 시련을 극복한 인물을 다룬 책이 안성맞춤. 평범한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에 빠져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KNOWHOW 3 진로 탐색이 필요한 아이
관심 영역 중심으로 관점 세우기 훈련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자기가 어떤 목적으로 책을 읽는지, 읽은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지 잘 안다. 책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생활에 적용하는 ‘살아 있는 읽기’가 가능한 것. 독서 수준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책과 관심 분야를 연결하는 진로 독서를 권할 만하다.
문과 성향이면 문학작품과 친해지는 것이 필수. 서울 마곡중 김정숙 교사는 “문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대인 관계에 필요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인물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이며 어떤 가치관이 있는지, 심리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문학작품을 읽으면 논리성과 설득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 기본 교양을 쌓는 책에서 출발하고, 책을 읽은 뒤 자기만의 언어로 내용을 구성하는 훈련을 한다. 내 생각대로 바꿔 쓰거나 말하는 연습을 하면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기를 수 있다.
이과 성향이면 책을 읽을 때 샅샅이 훑고 의심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순히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르게 바라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은 과학 책이나 공상과학소설을 읽는 것이 추천 방법.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공상과학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유익하다. <아이 로봇>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일랜드> 등은 영화와 원작 소설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SOLUTION 진로를 폭넓은 관점으로 깊이 있게 다룬 책은 <도전하는 10대 네 꿈을 펼쳐라> <아들아, 너는 세계를 무대로 살아라> <너만의 브랜드를 가져라>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 <1% 천재들의 99% 진짜 이야기> 등이 있다.
KNOWHOW 4 ‘적극적 책 읽기’를 원하는 아이
밑줄 긋기, 마인드맵 등으로 독서 효과 Up
슷한 자기 상황과 경험을 찾는 데 능숙하다. 지은이가 말하는 핵심 내용과 배경을 알아보고, 궁금한 점을 떠올리는 것.
단순히 눈으로 책을 읽기보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 마인드맵을 그리면 적극적 책 읽기가 가능하다. 최강논술학원 최영신 원장은 “지은이의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종교관 등을 알아보라”며 “작품 창작 당시 시대적 배경이나 창작에 영향을 미친 사건과 사상을 찾고, 줄거리와 느낀 점, 감명 깊은 문구, 지은이의 독특한 표현 방식 등을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보를 얻기 위한 책이나 학습용 참고 도서엔 나만의 표시를 적극 활용한다. 처음 보는 낱말이나 뜻이 헷갈리는 어휘는 빨간색 동그라미, 주제가 되는 핵심 키워드는 노란색 삼각형, 문단 중심 내용과 주제 문장은 파란색 밑줄 등으로 나타내는 것. 임 독서 교육 전문가는 “지은이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나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밑줄을 긋고 옆에 자기 생각을 적으면 분석적인 책 읽기가 가능하다. 이렇게 적극적인 독서를 실천하면 읽은 내용을 분류하기 편하고, 나중에 궁금한 부분을 찾거나 기억을 떠올리기 쉽다”고 전한다.
SOLUTION 책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싶으면 수다 떨듯 중얼거리거나 마음에 드는 구절을 소리 내서 읽는 것도 방법. 질문하고 답하기, 요약하기, 의미 추론하기, 분석하기, 문제의식 찾기, 다르게 생각하기, 메모하기 등은 중학생이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 습관이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