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끼] 34 - 하얀 눈이 오던 날
1. 거리 (D)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
선물을 들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흥겹게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사이로,
성연이 일하는 피자집 보이고.
2. 피자집안 (D)
캐롤송 흥겹게 이어지며, 분주히 주문받으며 일하는 성연.
성연의 어깨너머 유리밖으로 물끄러미 피자집 안을 바라보는 꼬마 사내아이(9)가 보인다. 낡고 얇은 점퍼차림.. 꽁꽁 언손에 껌통을 들고 있는.
성연, 꼬마를 보다가.. 얼른 웃으며 주문받고.
3. 공원 (D)
배우지망생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민 (아르바이트중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배우지망생 사진을 찍고 있는 영석(30대중반). 민을 향해 씩 웃는.
영석 어이! 잘 되가? 끝나구 커피한잔 하자구!
민 아..예! (웃고)
4. 거리 (D)
신나서 거리를 마구 달려오는 대주.
멈춰서서 들고 있던 종이쪽지에 뽀뽀를 좍좍좍 해댄다.
대주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볼 꼬집) 으악! 생시구나~
다시 신나게 달려가는 대주. 화이트.
타이틀 '하얀 눈이 오던 날'
5. 인터넷 카페 (D)
애들 모여있다. 우찬, 콜라 먹다말고 놀란 표정.
우찬 뭐? 이수인? 그 이수인네 전화번호를 알아냈단 말야?
대주 그렇다니까! (메모지 턱 내보이며) 자 봐! 자그마치 일주일 점심값이랑 바꾼 전화번 호다 이게!
유재 (메모지보며) 이수인이 누군데?
우찬 아, 왜 있잖아. 대주랑 어릴 때 같은 교회다녔다는 여자애. 얘가 밤이나 낮이나 못 잊겠다고 노래노래 부르고 다녔잖냐.
달래 그거 연희씨 아니야? 왜 그 봄축제때 한국대 다닌다구 뻥치고 나서 울고불고 난리 쳤던,
대주 (달래 입 턱 막으며) 어허- 아픈 기억은 왜 들추고 그러시나. 연희가 아니라 수인
이라니까. 이수인! 이수인으로 말씀드릴거 같으면 말이야.
6. 거리 (D)
'이수인. 543-3456' 메모지 보이고. 핸드폰을 들고 망설이고 있는 대주.
대주 (E) 연희 전학간 후에 교회에서 만난 여자앤데.. 얼굴은 하얗구, 눈은 별처럼 반짝 거렸구, 목소리는 또 얼마나 이뻤는지 아무튼 우리 교회에서 젤 이쁜 애였어. 걔하 고 말한마디 해보려구 다른 교회애들까지 원정오구 그럴 정도 였단 말이야.
훅훅- 심호흡 몇번 한 뒤,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꾹꾹 누른다.
신호음 가고. 대주 긴장된 얼굴인데..
수인 (F) 여보세요.
대주 (침 꿀꺽) 어..저..저..
수인 (F) 여보세요.
대주 어.. 호,호.. 혹시 이..이수인씨 계신가요?
수인 (F) 네 전데요.
대주 으아.. (침 꿀꺽)
7. 피자집 (D)
흥겨운 캐롤송. 달래와 유재앞에 콜라를 탁 내려놓아주는 성연.
성연 (웃으며) 그래서 대주는 그 여자애랑 동문 파티에 갈꺼래?
달래 (툴툴) 그래! 낼 만나러 간댄다! 아주 파티티켓까지 떡 사왔더라구. 자그마치 5만원 짜리! 야, 크리스마스에 우리끼리 파티하자구 난리친게 누군데 그렇게 배신때릴 수 있는거냐? 어우 선물이구 뭐구 그냥 콱!
유재 야 가구싶으면 말을 해. 넌 꼭 니가 가구싶은데 남이 가면 화내드라.
달래 야! 그딴 델 뭐하러가냐? 돈이 남아도냐?
성연 (웃는) 그러고 보니 대주랑 유재랑 조인트동문이잖아. 유재 넌 안가두돼?
유재 거길 뭐하러 가. 애들처럼 쌍쌍파티는 무슨.
달래 흥! 파트너가 없어서 못가는 거겠지.
유재 뭐? 야! 지금 당장 전화해도 나올 여자애들이 수십명은 된다!
달래 근데 왜 안가? 괜찮으니까 가! 니가 언제 우리 파티 같은거 신경이나 썼냐?
유재 어후- 진짜. 너 말 다했어? 다했어?
그래, 다했다! 어쩔래? 티격거리는 달래와 유재를 귀엽다는 듯 쳐다보다가,
성연 두 사람 안늦었어? 영화본다며.
그 말에 동시에 아 맞다! 하는 유재와 달래. 언제 싸웠냐 싶게, 금새 분위기 좋아 져서는 야야, 몇시표야? 어, 지금 가야겠다 일어난다.
성연 (웃음참으며) 부디- 잘 갔다와.
신나서 나가는 두사람 뒷모습 보며 고개 절레절레. 못말려 정말.. 웃고.
8. 거리 외경 (저녁)
9. 피자집 앞 (저녁)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인사하고 나오는 성연.
시계보고는, 아..춥다. 목도리를 감싸고 기분좋게 걸어간다.
10. 지하철 플랫홈 (저녁)
작은 수첩들고 살 선물들을 헤아리며 들어서는 성연.
성연 엄마 아빠꺼, 두분 교수님, 택수아저씨, 달래,유재,대주,우찬이 선물.. 그리구 (미소) 민이꺼. (하는데)
껌팔이 몇 명이 한 꼬마를 둘러싸고 반협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내놔! 오늘 껌판 돈 있을거 아냐?? 꼬마를 마구 쥐고 흔드는.
성연 (놀라) 니들 뭐하는거야? 애를 왜 때리니? (달려가자)
때리던 꼬마를 내팽개치고 후다닥 도망가는 아이들.
성연 (얼른 꼬마에게 다가가) 너 괜찮아? 응? (보면, 늘 피자집안을 들여다보던 그 꼬마 다) 어? 너- (하는데, 성연 손을 탁 뿌리치며 도망치는 꼬마)
껌 몇개가 바닥에 떨어진다. 성연, 보는.. 아쉬운 얼굴로 떨어진 껌을 주워들고.
11. 공원 (저녁)
촬영이 다 끝났는지, 자판기 커피를 뽑고 있는 민과 영석.
영석 (커피 받아들고) 어~ 고마워. (사람좋게 웃는) 아 오늘 애들 되게 까다롭데. 자네 두 애 좀 먹었지?
민 저야 뭐. 선배님이 고생하셨죠.
영석 고생은- 다니던 잡지사 짤리구 나서는 변변한 일두 제대루 못했는데, 그나마 일 거리가 생겨서 다행이지.
민 날두 추운데 같이 우동이라두 드실래요? 병원가시면 저녁두 제대로 못드실텐데..
영석 나두 그랬음 좋겠는데 오늘은 안되겠네. (웃는) 오늘이 우리 애 검사받는 날이거든.
민 아..예..
영석 그러고보니 낼 모레면 크리스마스네.. 참 시간도 빠르다.. (쓸쓸해졌다가는 얼른 웃 는) 아참, 자네 애인있다구 했지? 거 크리스마스선물은 샀어?
민 예? 아뇨. 아직. (긁적이며 웃는)
영석 잘해줄 수 있을 때 잘해줘. 나중에 후회하지 말구.. (웃는) 자, 가면서 마시자구. 얼 른 가봐야지, 애인 선물고르려면. 뭐 점찍어 둔건 있어?
민 (웃는) 아뇨. 오늘 고르려구요.
걸어가는 두 사람 위로, 경쾌한 캐롤송 들려오며.
12. 팬시가게 (저녁)
화려하고 예쁜 선물,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기분좋게 이것저것 선물들을 구경하는 성연이 보인다.
13. 옷매장안 (저녁)
옷들을 구경하는 민.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 가격표를 슬쩍 보고는
와.. 비싸다. 머리를 긁적이고.
14. 카메라가게 (저녁)
놓여있는 카메라며, 렌즈들을 들여다보는 성연.
가격이 비싼지 와- 놀라 입막고, 얼른 꾸벅 인사하며 도망나가는.
15. 거리 (저녁)
쇼윈도안에 걸린 빨간 스웨터를 보는 민.
맘에 드는 듯 멈춰서서 한참을 들여다 보다 빙그레 웃고.
16. 다른 거리 (저녁)
역시 쇼윈도안에 걸린 목도리와 모자를 보는 성연.
저거다 싶다. 손가락으로 찜! 하는 성연. 환하게 웃는다.
17. 거리 약속장소 (N)
서 있는 민. 성연, 민아. 웃으며 뛰어온다.
민 (보자마자 불쑥) 밥먹으러 가자. 배고파 죽겠어.
성연 뭐? (참내~ 웃고 마는)
18. 식당 (편의점? / N)
국물있는 따뜻한 거 먹는 민. 배고팠는지 맛있게 먹는다.
성연 (밥 덜어주며) 천천히 먹어, 체할라. 뭐하느라 저녁두 못먹었어?
민 어. 김선배랑 먹으려구 했는데, 오늘이 아이 검사받는 날인가봐. 아들이 많이 아퍼 서 2년째 병원에 있거든.
성연 그래? 안됐네..
민 그러게 말야.. 참, 애들 선물은 골랐어?
성연 응? 아니 아직. 되게 고민돼. (웃고) 내 크리스마스 선물은 잘 고르구 있어?
민 (참내 웃는) 그러는 넌. 잘 고르구 있어?
성연 그러엄. 엄청 기대해두 좋아. (웃고) 참, 대주 말야. 우리랑 크리스마스파티 같이 못 한대. 진짜 이쁜애랑 쌍쌍파티 간댄다?
민 (밥먹다 보는) 뭐? 같이 파티하자 약속해놓구 혼자 빠진다 이거야? (하다가는) 아.. 자식, 정말 능력두 좋네.
성연 뭐야? 야아. (웃는) 너 한번밖에 안봐준다.
민 (능청) 아 황대주 진짜 능력좋다~ 무지 이쁜애랑 쌍쌍파틸 간다 말이지~
성연 강민!
민 아, 대주가 부러워-
성연, 너 먹지마. 먹지마! 그릇 뺏어가고 에이, 아냐아냐. 웃는 민.
티격거리며 웃는 두 사람 모습 보여지며. (F.O)
19. 거리 외경 (D)
20. 카페앞 (D)
보무도 당당히 등장하는 대주의 소형차. 카페 주차장에 촤악 와서 선다.
차문 열고 내리는 대주. 근사하게 좌악 빼입었다.
대주 (흐뭇) 이수인. 아, 이수인~ 쌍쌍파티야. 기다려라. (기분좋게 카페안으로 들어가는)
21. 카페안 (D)
쑥 내밀어지는 대주의 얼굴. 카페안을 쓰윽 둘러본다.
대주의 시선으로 뒷모습이 예쁜 여학생1이 잡힌다. 하.하.하. 웃는 대주.
먼저 와있군~ 헤벌쭉 웃으며 다가간다.
대주 (앞자리에 불쑥 앉으며) 수인아 먼저 와있- (하다보면, 너무 아닌 여학생) 하하. 안 녕히 계셔요. (꾸벅)
뒷걸음질 쳐서 옆자리에 앉는 대주. 우엑, 큰일날뻔했네~ 고개 흔들다보면, 앞에 예 쁜 여학생2 놀란 얼굴로 앉아있다.
대주 (눈 번쩍) 아하하. 호, 혹시 수인이? 야, 너 아직두 이쁘구나? 하하. (웃는데)
덩치 (걸어와 인상 퍽) 당신 뭐야?
대주 (헉) 아, 아녀요. 재밌게 노셔요. (후다닥 빈자리로 도망간다)
빠르게 경쾌한 몽타즈 느낌으로.
문열고 들어오는 여학생3. 대주, 헤벌쭉 수인아, 여기! 하는데 뒷테이블로 가버리고.
이쁜 긴머리 여학생4, 수,수인아! 하는 대주 앞을 휙 지나쳐 옆테이블로 가고.
들어와 두리번거리는 여학생5 대주 좋아라 여기야! 일어나면 애인 만나 나가고.
계속 헛다리 짚는 대주 모습 경쾌하게 보여지며.
(시간경과)
대주, 지친 얼굴로 앉아있다. 우씨- 왜 안오는거야? 하는데, 딸랑- 울리는 종소리.
번쩍 고개들어 보면.. 왠 촌스런 여학생 달려왔는지 숨몰아쉬며 들어선다.
촌스런 모직코트에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 색도 안맞는 목도리를 대충 칭칭감고, 두
툼한 벙어리장갑까지 낀 모습.
대주 어우.. 악몽수준이구만.. 어우.. (고개 흔들며, 콜라 빨대로 주욱 마시는데)
두리번 누군가를 찾던 촌스런 여학생, 대주를 발견하고 걸어온다.
대주, 콜라 마시다가 걸어오는 촌스런 여학생을 보는.
어..? 쟤 왜, 왜 저래..? 보다가 어.어,어. 어어- 대주 눈이 점점 커지는데,
대주 앞에 탁 멈춰서는 촌스런 여학생.
수인 저.. 대주? 황대주 맞지?
대주 (헉- 콜라먹다 켁켁) 누누.. 누구신지..
수인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다) 대주 맞구나? 나야, 수인이.. 나 모르겠어?
대주 으에?? (당황해서 어버버) 어..어.. 수인..? (얼굴찌그러지며 웃는) 하.하.하. 하하. 아, 안녕..? (어후 왠 악몽이냐~ 표정으로 테이블에 퍽 엎어졌다가, 웃는 듯 우는 듯 찌 그러진 얼굴로 웃는) 하.하.하. 아.야.. 바, 반갑다야.
수인 나두 반가워. (환하게 웃는다)
22. 인터넷 카페 (D)
요리책 펴놓고 열심히 수첩에 옮겨적고 있는 달래. 크리스마스과자 굽기.
유재, 콜라먹다 탁 내려놓는.
유재 아~ 진짜 궁금하네. 야, 대주 잘 만나구 있을까? 응?
달래 황대주 얘기 내 앞에서 하지마. 앞으로 배신남은 취급안하기루 했어.
유재 참내~ (웃고, 수첩 들여다보는) 왜 크리스마스선물로 과자 궈주게? 야, 니가 군 과 자를 먹을순 있겠냐?
달래 에이 이게 정말! 너 먹지마! 먹었단 가만안둬! (하는데)
달래야!! 진달래! 달려오는 우찬. 달래 옆에 바싹 앉으며,
우찬 (짜잔~ 영화표 두장을 불쑥 내민다) 헤헤. 이게 뭐게?
달래 영화표.
우찬 하하. 맞았어. 이게 바로 니가 보고싶다구한 그 영화표다 이거지~ 야, 내가 이거 사 려구 용돈을 탈탈 털어서, (하는데)
달래 나 그거 유재랑 봤어.
우찬 에? 그, 그래..? (우씨- 유재 흘겨본다) 그, 그럼.. 어, 그래! 야, 요앞에 스파게티 집 생긴거 알지? 우리 거기가서 스파게티 먹을까? 응?
달래 유재랑 먹었는데?
우찬 엥? 버, 벌써? (우씨-했다가) 그, 그, 그럼.. 조옆 게임방에 새로 들여온 게임,
달래 것두 유재랑 해봤어.
우찬 그, 그럼 만화방에 새로 들어온 만화라도,
달래 어제 유재랑 갔었는데?
우찬 (우웅~ 유재 휙 째려보는데)
유재 (씩 웃으며) 달래야. 조앞 빵집에서 캐릭터과자 만드는법 알려준다던데 가볼래?
달래 (눈번쩍) 정말?? 어, 그래 가보자!! 얼른 얼른- (후다닥 달려 나간다)
우찬 어? 다, 달래야! 달, 어후- 그거 내가 막 말하려구 했는데! (자기 머리 쿵쿵 때리며) 에잇! 바보바보! 왜 맨날 한발짝씩 늦는거냐구!! (웅~ 속상하고)
23. 패밀리 레스토랑안 (D)
수인,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있다.
대주, 그런 수인을 믿기지 않는 얼굴로 쳐다보는. 콧물을 닦은 듯 보이는 소매 얼룩 이며, 지저분한 옷. 으~ 악몽이야, 악몽. 하는데,
수인 (정신없이 밥먹다가 대주본다. 조금 민망하게 웃는) 어. 미, 미안. 일하느라 밥을 제 대루 못먹어서-
대주 (억지로 웃는) 어. 괘,괜찮아. 많이 먹어. 이것두 더 먹어라. (자기음식 더 덜어준다)
수인 고마워.. 넌 하나두 안변했구나. 어릴때두 참 친절했는데..
대주 으응? (당황) 뭐, 그, 근본이 변하겠냐? (하하, 보다가) 저기, 근데 말야. 내,내가 너 한테 전화를 한 이유말야, 그, 그게- (하는데)
수인 전화해줘서 정말 고마웠어. 나 아주 잊어버렸구나 생각했었는데, 많이 기뻤어.
대주 하하. (미치겠다) 그, 그래? 야, 내가 널 잊어버릴리가 있겠냐?? 그, 그럴 리가 있겠 어? 하하. (목타는지 물을 벌컥벌컥 마시다 물을 흘린다) 으아, 차거! (하는데)
수인 (깜짝 놀라) 어? 괜찮아? (얼른 자기 벙어리장갑 내미는) 야, 이걸루 닦어. 괜찮아?
대주 어? 어 엉겹결에 받다보면, 구멍난 벙어리장갑. 밥풀까지 덕지덕지 묻어있다.
으엥, 인상쓰는 대주. 수인, 민망한 듯 얼른 손 거두며.
수인 어.. (웃는) 애들 밥을 한꺼번에 해주다보니 장갑이 늘 이 모양이야. 너 괜찮아?
대주 응?? 애,애들? 동네애들 밥을 다 하나부지? 하하. 하하하. 괘, 괜찮아. (거의 울듯한 얼굴) 괜찮지 뭐. 괜찮아야지~ (물을 탁탁 털어낸다. 정말 미칠 지경이다) 수인아. 나 잠깐 화, 화장실 좀~ (일어서는)
24. 화장실 (D)
문 쾅 열고 들어오는 대주. 미칠것처럼 몸을 배배 꼰다.
대주 으~~ 어쩌지? 어쩌지? 내가 쟤한테 왜 전화를 했을까? 왜 했을까? 어우~ 거기다 왜 촐싹맞게 쌍쌍파티가자는 얘기까지 해버렸나구우! 어떡해! 어떡해! 이일을 어쩌 란 말이냐! (머리 쿵쿵 박다가 갑자기 멈칫! 고개를 번쩍 든다) 어! 맞어. 맞어! 맞 어, 맞어!! 난 역시 천재야. 진짜 천재라구 봐. 으~ 황대주! (휙 나가는 위로)
수인 (E) ..소개팅?
25. 패밀리레스토랑안 (D)
수인, 조금 난감한 얼굴로 대주 본다.
대주 (화들짝) 그래! 소개팅! 쌍쌍파티를 가려면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겠냐?
수인 파트너. (짐짓 웃는) 근데 대주야. 니가 말한 그 쌍쌍파티.. (나 못가. 하려는데)
대주 (덥썩) 내,내가 전화루 한 말은 말이야. 그 쌍쌍파티를 우리 둘이 가자는 얘기가 아 니라, 따루따루 같이 가자는 거였어. 하하. 나, 나는 파트너가 따루 있거든. 근데 내 친구 녀석이 파티에 가구 싶어 죽겠는데 파트너가 없다구해서, 널 소개시켜 주려구 그런거야. 무슨말 인지 알겠지? 하하. 하하하.
수인 (보다가.. 짐짓 웃는) 그..래? ..근데 말야,
대주 (벌떡) 야야! 너 절대 거절하면 안돼! 내 친구 이번 크리스마스도 혼자 보내게 되면 아마 비관자살할걸? 그래, 맞어. 너무너무 괴로워서 그냥 아파트옥상에서 콱!
수인 아, 알았어. 할게. ..할게. (웃는..) 하면 되지?
대주 응? 와, 고맙다! (좋아서 마구 악수) 진짜 고맙다야. 아,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하하하 웃는 대주 보며 씁쓸히 웃는 수인 위로.
우찬 (E) 뭐야??!!
26. 인터넷 카페 (다른날 / D)
놀란 얼굴의 우찬, 우씨!! 한다.
우찬 싫어! 싫어! 안해! 안해!
대주 야! 왜 안해? 해! 되게 이쁘다니까. 한번 해 봐!
우찬 싫어! 이쁘면 니가 만나면 되잖아! 그리구 우리끼리 파티하기루 한건 어쩌구, 나까 지 쌍쌍파틸 가냐? 안돼. 달래한테 죽는단 말야!!
대주 어우 진짜! 너 유재땜에 달래옆에 갈 수나 있어? 바보처럼 맨날 한발짝씩 늦기나 하면서! 달래 오늘두 유재랑 선물사러 나갔어! 너한텐 관심두 없단말야!!
우찬 뭐야? 너 말다했어?
대주 에이씨, 잔말말구 따라와. 얼른! 나와! (우찬 질질끌고 나가는)
우찬 안가! 싫어! 안해! 너 친구맞어! 나 우울해! 나 기분 꽝이란말야! (끌려나간다)
27. 커피숍 (D)
수수한 차림의 수인. 삐져서 입 나와있는 우찬. 그리고 대주 앉아있다.
대주 쿡 찌르는 우찬. 우씨- 이뻐..? 저게 이뻐..?
대주 (모르는척 신나서 소개시키는) 하하. 자, 만났으니 인사들을 해야지? 여긴 컴퓨터천 재 김우찬이구, 이쪽으로 말씀드릴거 같으면, 내 어릴적 친구 이수인. 하하하.
우찬 (그 말에 깜짝놀라 본다) 뭐? 이수.. (대주 휙 째려보는 우씨- 인상)
대주 (헤헤) 야야, 이제 둘이 재밌게 얘기들 나눠. (티켓 두장 놓는) 그리구, 이건 쌍쌍파 티 티켓이야. 그럼, 24일날 보자. 하하. 하하하. (후다닥 도망가려는데)
수인 저, 대주야, 잠깐만.
대주 (흠칫) 으, 응? (본다)
수인 (가방 만지작하며 망설이다) 아냐. ..고맙다 대주야. 잘가. (웃는다)
대주 어? 어 저.. (왠지 양심에 찔리는. 하하 웃는다) 그, 그래. 재밌게 놀아! (휙 나가는)
수인 (대주 뒷모습 가만히 보는)
28. 커피숍앞 거리 (D)
걸어나오는 대주. 왠지 조금 양심에 찔린다.
대주 에이, 어째 기분이 좀.. (머리벅벅 긁다가) 아냐, 아냐. 그래두 어쩔 수 없지. 쌍쌍파 틴데~ (씨익) 음~ 그럼 난, 지금부터 소개팅을 받으러~ 우헤헤 (후다닥 뛰어간다)
29. 커피숍안 (D)
수인과 우찬, 머쓱히 앉아있다. 우찬, 파티티켓을 만지작 거리다가, 문득 수인 코트 에 붙은 밥풀을 보는. 어후~ 미치겠네. 인상쓰다가, 결심한 듯.
우찬 저기- 쌍쌍파티 말야, (하는데)
수인 우리, 밖으로 나갈래?
우찬 (깜짝) 응? (안내키는) 아니 저기, 바, 밖에 춥잖아. 바, 바람두 세구.
수인 좀 춥긴 하지만.. 너 애들 좋아해?
우찬 응? 애, 애들?
수인 저, 괜찮으면 애들 보러 안갈래? 애들 밥줄때가 되서. 배고플거야.
우찬 (눈 커지는) 애,애들 바, 밥줄 때?
30. 달동네 작은 교회앞 (D)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허름한 차림의 아이들.
우찬,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수인 쫒아 들어선다. 수인, 웃으며 들어와 하는.
놀던 아이들, 수인 발견하고 선생님~ 달려와 와르르 매달린다. 활짝 웃는 수인.
수인 와~ 잘들 놀았어? 배 안고파?
애들 고파요! 근데 이 형 누구예요? 와- 아톰머리다! (애들 와, 정말!! 까르르 웃고, 잡고 장난치는데)
수인 (우찬향해) 우리 동네 애들이야. 이동네 애들은 부모님이 전부 일하러 나가셔서 항 상 집에 혼자있거든. 밥같은 거 챙겨줄 사람이 없어.
우찬 (그제서야) 아.. 그렇구나. 그럼 니가 얘들 밥을 해주는거야?
수인 나 혼자는 아니구 다른 분들두 계셔. (미안한 듯 웃는) 미안해. 이런데 데려와서. 잠 깐만 기다릴래? 애들 밥해서 줄때까지만. 응?
우찬 어.. 그, 그래. 그럴게. (수인 본다)
수인 (활짝) 고마워. 자, 그럼. (목도리와 장갑빼서 우찬에게 준다) 이거 좀 갖구 있어줘. 일할때 걸리적거려서. (애들 향해) 자, 가자~ (아이들 몰고 교회안으로 들어간다)
31. 교회안 한 곳 (D)
허름한 탁자 위에 앉아있는 아이들.
봉사자들과 함께 식판에 담긴 밥을 열심히 날라 아이들에게 주는 수인.
활짝 웃으며 콧물을 소매로 쓱쓱 닦아주기도하고, 밥도 먹여주는 따뜻한 모습들..
우찬, 그 모습 보다가 손에 쥔 수인의 장갑을 본다. 헤져서 커다란 구멍이 나있고 밥풀이 엉겨있는 벙어리 장갑.. 우찬, 왠지 마음이 짠해지고..
32. 상점이 있는 거리 (D)
구세군 자선냄비와 돈을 넣는 사람들 모습 보이고.
성연, 기분좋은 얼굴로 뛰어와 선물가게안을 들여다 본다.
찜해둔 모자와 목도리 보는. 환하게 웃고 안으로 들어간다.
33. 피자집 앞 (D)
선물가방 들고 흐뭇하게 걸어오는 성연. 선물보며 기분좋아 빙그레 웃는데,
피자집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꼬마가 보인다. 어? 반가운 성연.
웃으며 꼬마야, 달려가는데, 가게 점장 나와 꼬마 뒷덜미를 턱 낚아챈다.
점장 너 이노무자식! 누가 여기 자꾸 오랬어? 엉? (뒤통수 퍽 때리는) 니가 문에 떡 버 티고 있으니까 손님이 못들어오잖아, 손님이!!
꼬마 죄, 죄송합니다. 잘못했어요, 아저씨.
점장 몇번 말을해야 알아듣냐? 이번에 경찰서까지 가볼래? (하는데)
성연 (얼른) 저, 한번만 봐주세요 점장님. 피자가 먹구싶어서 그런가본데..
점장 너 이 자식, 한번만 더 여기오면 정말 가만 안둔다! 얼른 가, 임마! (후다닥 도망가 는 꼬마 뒤에 대고) 또 한번만 얼씬거려봐! 아주 혼날줄 알어! (하고는 성연본다)
저런 녀석들 잘해줘봤자 고마운줄두 모른다구. 도둑질이나 안하면 다행이지. (들어 간다)
성연 (아이가 도망간곳 보는.. 마음 아프고..)
34. 달동네 교회 (저녁)
우찬, 서성이며 서 있다. 손에 든 파티티켓 보다가 에이씨- 머리 벅벅 긁는데,
교회문 열고 수인 나오는. 어, 미안. 많이 기다렸지? 웃는다.
우찬 아, 아니 괜찮아.
수인 아- 일했더니 배고프다. 밥먹으러 갈까, 아님 그냥 여기서 남은밥 먹을까?
35. 포장마차 (저녁)
우동을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수인. 우찬, 자기 우동 더 덜어주는.
우찬 넌 맨날 그렇게 밥두 제대루 못챙겨 먹는거야?
수인 응? 으응. 일하다보면 밥때를 놓치는거지 뭐. (웃는다)
우찬 (망설이듯 보다가) 저기, 수인아. 그.. 쌍쌍파티 말야.
수인 응? (보는)
우찬 그거 저기- (에이, 모르겠다!) 나 못갈거 같애! 사,사실은 그날 친구들하구 미리 약 속이 되어 있었거든. (더듬) 있, 있잖아. 그,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수인 (가만히 본다) 그 파티.. 니가 가고 싶다고 한게 아니었어?
우찬 응? 어, 저- 그게 말야. 그게- (어후- 미치겠다) 그게, 대주가 잘 몰랐어! 내가 약 속이 있는지 몰랐어! 진짜야! 대주두 첨엔 너랑 같이 갈 생각이었는데- 어후 근데-
수인 날 보구나서 맘이 바뀐거구나..? (쓸쓸히 웃는) 그런거지?
우찬 (펄쩍) 아,아냐! 절대 아냐! 나땜에! 걔가 나 생각해서, 그래서-
수인 괜찮아. (짐짓 웃는) 정말 괜찮아.. (먹던 젓가락 놓는다)
우찬 어후- (머리 벅벅) 그, 그게 말야- 저기 그게- (맘이 아프고, 속상한데)
수인 (짐짓 웃으며) 정말 괜찮다니까. 아, 저- (가방에서 리본묶인 하늘색 벙어리장갑 꺼 낸다) 이거.. 대주한테 좀 전해줄래?
우찬 (본다) 뭔데..?
수인 크리스마스 선물. 부탁해. (웃는) 그리구, 그 파티.. 나 못가. 첨부터 말하려구 했는 데, 대주가 너무 열심히 부탁하길래 거절 못했었어. 먼저 일어날게. (나간다)
우찬 (장갑보다가, 쫒아나가는)
36. 포장마차앞 거리 (저녁)
걸어가는 수인 잡는 우찬.
우찬 수인아! (장갑 다시 내민다) 이거 니가 줘. 나 안줘.
수인 (보는)
우찬 (울컥한다) 야! 걔한텐 이런 선물 줄 필요두 없어! 에이! 진짜 나쁜 자식이란 말야!
아깝게 뭐하러 이런걸 주냐? 너나 껴! 니 장갑두 다 헤졌잖아!
수인 (보다가) 좋아하니까 주는거야. (웃는) 나 옛날부터 대주 아주 좋아했거든. 그래서 대주한테 전화왔을때 많이 기뻤어. 대주는 아닐지 몰라두 내 맘은 그래. 좋아하는건 그냥 그 마음만으로도 의미있는거잖아. 상대방 마음이 나한테 오든 안오든.. 안그래?
우찬 (본다. 왠지 맘이 아프다) 에이 정말! (하는)
수인 (조용히 웃고)
37. 택수집 근처 거리 (N)
우찬, 손에 하늘색 장갑 든 채로 터덜터덜 걷고 있다.
수인 (E) 좋아하는 건 그냥 그 마음만으로도 의미있는거잖아. 상대방마음이 나한테 오든 안오든..
에잇! 발로 맥주캔 펑 차는 우찬. 그게 뭐야!! 불공평해!! 에잇 몰라!
머리 벅벅 긁으며 투덜투덜 걸어간다. 그런 우찬의 모습 멀어지며.. (F.O)
38. 거리 외경 (D)
'기쁘다 구주 오셨네' 노래소리 들려오고.
39. 거리 한 곳 (D)
서 있는 달래와 유재. 성연과 민, 달려온다. 서로 야아! 손번쩍 들어 좋아하는.
달래 (좋아하며) 야아! 민이 너 촬영있다며 어떻게 왔어?
민 어. (웃는) 선물만 고르고 바로 가봐야 돼. 대주랑 우찬인?
유재 둘다 안보여서 그냥 우리끼리 왔어. 성연이 너두 바로 들어가 봐야 되지?
성연 어. 잠깐 나왔거든. 근데 교수님 선물은 어떻게 전해드리게? 따로따로 드리려구?
달래 이 몸이 버얼써 조치를 취해놨지. (웃는) 야, 어제 두분이 또 싸워갖구 오늘 냉전중 인거 아냐? 하여튼 두분이 똑같애, 똑같애.
성연 (웃고) 어쨌든 얼른 가자. 오늘 우리 파티할 물건까지 사려면 시간없어. 가자~
아이들 신나게 가고.
40. 몽타즈 (D)
즐겁게 남진과 자영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아이들 모습.
파티에 쓸 사탕과 폭죽, 싼타모자, 인형들을 고르고.
커플티, 커플모자, 커플속옷까지 구경하며 장난치는 즐거운 모습.
선물 든 유재.달래와, 성연.민 안녕! 이따봐! 헤어지는 모습에서.
41. 거리 (D)
함께 걸어오는 성연과 민.
성연 오늘 촬영 늦게 끝나진 않지?
민 어. 저녁때쯤이면 끝날거야. 오늘 약속 안잊었지?
성연 그러엄. 내 선물 안갖구오면 가만 안둔다. 아~ 뭔지 진짜 기대된다
민 참내~ (머리 툭 쥐어박으며) 너나 잊지말구와, 임마. (웃고)
성연 걱정마. 걱정마. (웃으며 걸어가고)
42. 카페 (D)
창밖보며 커피마시고 있는 자영. 시계본다. 왜 안오는거야? 하는데,
마침 들어와 두리번 거리던 남진과 눈이 딱 마주친다. 두사람 놀라서 어?? 하는.
남진 (참내) 너 왠일이냐..? 바빠서 어디 갈 시간두 없대며.
자영 (참나~) 그러는 넌, 밥같은거 먹을 시간이 어딨냐며 여긴 왠일이야?
남진 나? 나야 달래 만나러 나왔..(하다가) 혹시 너두..? (하는데)
달래 (E) 이모! 교수님! (에헤헤 웃는다) 아우, 뭐하세요. 만나셨으면 같이 앉으셔야지- (남진, 자리에 앉히고 저랑 유재도 앉는. 그리고는 짜잔~ 선물 내민다) 메리크리스 마스, 교수님 그리고 이모.
유재 (하나 달랑 든 폭죽 폭! 터트린다. 달래 박수 와!! 치는)
남진 (나참~ 웃고) 뭐야. 선물이냐? 풀어보라구?
달래 그럼요. 두말하면 잔소리죠. (웃고) 저희 다같이 산거예요. 어서 풀러보세요. 제가 보여드릴까요? (덥썩 들고 안에든 선물 꺼낸다. 예쁜 커플커피잔 두 개다) 어때요? 이쁘죠? 그쵸? 두분이 아침마다 함께 이 잔에 커피를 타드시면 얼마나 좋으시겠어 요? 안그래요? (으흑) 저야 좀 속이 쓰리겠지만. 헤헤.
남,자 (참내~) 뭐야? (어이없이 웃으며 쥐어박는 모습)
웃는 네사람 모습 보여지며.
43. 인터넷 카페 (D)
테이블에 헌옷 잔뜩 쌓여있고. 택수, 정성스레 헌옷을 접어 상자안에 넣고 있다.
우찬, 하늘색벙어리장갑 들고 들어오다 택수본다.
우찬 어..? 뭐하세요, 큰아버지?
택수 어. 헌옷 좀 정리한다. (옷보여주며) 이거 좀 봐라, 이거. 깨끗이 빨아 다려입으면 10년은 더 입겠는걸 그냥 막 버려놨드라. 세상이 어떻게 되가려구 그러는지 쯧쯧.
우찬 기증하시게요?
택수 그래. 아직은 이런거 필요루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 아니냐. 우리도 까닥했으 면 그 신세될뻔 했구. (하다가) 근데 넌 얼굴이 왜 그러냐? 화난 사람처럼?
우찬 (우웅~ 하는) 그럴일이 있어요. 혹시 대주 안왔다갔어요?
택수 대주? 벌써 왔다 갔지. 요옆 커피숍에서 누구 만난다드라. 입이 귀까지 찢어졌든데?
우찬 (눈번쩍) 그래요?? (입 꾹 다물고, 휙 달려나가는)
44. 커피숍 (D)
유라를 앞에 두고 설레발 치고 있는 대주.
대주 아주 재밌을거야, 걱정마. 카페를 아예 통째루 빌려서 하는거라니까. 댄스대회두 하 구, 게임두 하구, 선물두 무지 많구! (하는데)
우찬 (어느새 들어와) 황대주!
대주 어? (놀라 눈 커지는) 야! 김우찬! (웃는) 너 어제 잘 됐냐? 응? (퍽 치며) 하하. 야, 좋았나 보구나? 인사해. 여기는 내 파트너 신유라. 신유라. 이쁘지? 응?
우찬 (한심한 듯 보다가, 테이블에 티켓 탁 놓는다) 그 쌍쌍파틴지 뭔지 너나 실컷 가. 응? 이 나쁜놈아! 야! 어떻게 다른 사람두 아니구 수인이를 날 소개시켜 줄 수가 있냐??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걔 니가 좋아했던 애잖아!
대주 (깜짝 놀라 입 탁 막는) 으아! 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유라보고 하하) 얘가 아무래도 뭘 잘못 먹었나봐. (우찬질질 끌며) 우씨- 나와. 나가서 얘기해.
우찬 (뿌리치는) 됐어! 야! 너 수인이가 무슨 일하며 사는지 아냐? 지는 끼니두 거르면 서, 불쌍한 애들 밥해주며 살드라.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대주 ..뭐?
우찬 (주머니에서 장갑 빼서 탁 던지며) 자 이거나 받어! 수인이가 너 갖다주랜다! 지 장 갑두 다 헤졌는데, 니 장갑 샀나보드라. 어우, 넌 그런 선물 받을 자격두 없어 이 나쁜놈아! 어우 진짜- (휙 나가버린다)
대주 (멍하니 보다 장갑들고 쫒아나가는)
45. 커피숍앞 (D)
씩씩대며 걸어나오는 우찬. 대주, 우찬 잡는다.
대주 야! 김우찬! 그거 진짜야? 진짜 수인이가 그러구 살아?
우찬 내가 왜 거짓말을 하냐? 어우, 바보! 어우! 정신 좀 차려! (머리 쿡 쥐어박는)
대주 어후- 진짜!! (미안하고, 속상한) 어우, 걔는 왜 그딴 얘길 안했대? 진짜 바보아냐!
우찬 (머리 쿵) 니가 바보지!! 이 바보야!! 그까짓 쌍쌍파티가 뭐가 중요해서 착한애한테 상처주구 그러냐? 야. 교회에서 걔 헤진 장갑보니까 눈물날거 같드라. 어우..
대주 (손에 든 장갑본다.. 마음이 아퍼지는) 에이 정말.. (화나는) 아, 그러게 이런걸 뭐하 러 사구 그러냐구! 지 장갑이나 살 것이지! 에이 정말!
속상한 듯 얼굴 감싸는 대주.. 물끄러미 장갑 본다. 마음 아프고..
46. 거리 외경 (저녁)
크리스마스 트리사이로.. 거리의 노숙자들 모습 보여지며.
47. 공원 (저녁)
촬영 다 끝낸 민, 저만치 카메라 챙기는 영석에게로 간다.
촬영비를 받았는지 돈봉투 손에 쥐고 흐뭇하게 보는.
민 다 끝내셨어요? (돈봉투 들어 보이며) 제가 저녁 살게요, 선배님. (웃는데)
영석 (사람좋게 웃으며) 번번히 미안해서 어쩌지? 오늘도 못먹겠는데?
민 아.. 오늘두 검사가..
영석 (웃는) 아니. 실은.. 내일루 애 수술날자가 잡혔어. 하필이면 크리스마스에 잡혀서 원.. (머쓱하게 웃는다)
48. 공원입구 (저녁)
민, 혼자 걸어나오고 있다.
영석 (E) 수술비가 모자라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수술이거든. 겨우겨우 돈마련해서 그나마 수술에 들어가긴 하는데.. (웃는) 애한테 자꾸 미안해지네. 며칠전부터 크리 스마스선물 사달라고 졸라댔었거든..
걷다 멈추는 민. 마음이 아프다.
받은 돈봉투를 주머니에서 꺼내 물끄러미 보는.. 뭔가 결심을 내린듯 돈봉투 들고 뒤돌아 뚜벅뚜벅 걸어가는 민.
49. 지하철역사 (저녁)
성연, 민에게 줄 선물과 피자를 손에 든 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고 있다.
보면.. 저만치 벤치에 앉아 동전을 헤아리고 있는 꼬마..
환하게 미소짓는 성연, 다가간다. 안녕..? 인사하는.
꼬마, 흠칫 보다가 휙 도망가려는데,
성연 잠깐만! (잡는) 혼내려는거 아냐. (웃으며 피자 내민다) 자, 이거 받어.
꼬마 (주춤 본다)
성연 (웃는) 괜찮아 받어. 껌값대신 누나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전에 여기서 너 만났을 때, 누나가 니 껌 몇 개 줏어서 먹었었거든. (웃는) 자 얼른 받어.
꼬마 고..고맙습니다. (주춤주춤 받는데.. 손이 빨갛게 얼어 터져있다)
성연 어.. 세상에- (손잡아 살펴보며) 손이 다 텄잖아? 너 장갑두 없어?
꼬마 (끄덕) ..예.
성연 (어후.. 속상하다. 보다가 자기 장갑빼서 끼워주는) 자, 이거 끼자.. 누나 나쁜 사람 아니니까 안심해두 돼. 그리구 피자는 꼭 친구들하구 나눠 먹어. 알았지?
꼬마 네.. 고맙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뒤돌아 타박타박 걸어간다)
성연 (왠지 애처로워 물끄러미 쳐다보는)
가려는데, 차마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잠시 손에 든 선물꾸러미 보다가..
결심한 듯 뒤도는 성연. 꼬마야! 부른다.
꼬마 예..? (걷다 돌아본다)
성연 저기.. 너 목도리는 있어? (하는)
50. 인서트 (N)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는 거리.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네온사인. 발걸음 바쁜 인파들 보여지고.
51. 거리 약속장소 (N)
빈손으로 타박타박 걸어오는 성연. 역시 빈손으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민. 만난다.
성연 어..? (웃는) 에.. 뭐야. 빈손이야?? (민 손 살펴보며) 내 선물 없어?
민 응?? 어, 저기- 그게.. (긁적) 어. 오다가 돈봉투를 소매치기..
성연 뭐..? (어이없이 웃는데)
민 야, 그러는 넌. 선물 기대하라며.. 어디봐. 너두 빈손이지? 그치?
성연 어, 저기 그게.. 선물 샀는데, 진짜루 샀는데 그만 버스에다 놓구..
민 뭐..? (참내 웃고만다) 야, 크리스마슨데 뭐야.
성연 에이, 선물하면 되잖아- 하면 되잖아!
민 어. 해! (웃는) 빨리해봐.
성연 에이, 좋아. 선물준다! 내가 준비한 비장의 선물이 있지~ 따라와. (웃으며 민 끌고 간다. 민 어? 엉겹결에 끌려가고)
52. 전화박스안 + 앞 (N)
놀란 얼굴의 민. 성연, 수화기를 민에게 내밀며 씩 웃고 있다.
민 (당황한 눈으로) ..뭐야?
성연 내 비장의 선물이라니까. (웃는) 얼른 받어. 우리 아빠 기다리신다.
민 아.. 저.. 성연아.
성연 괜찮아. 우리 아빠 귀는 안들리셔두 니 목소린거 다 느끼셔. 그러니까, 받아두 돼.
민 (보다가.. 조심스럽게 수화기 받아든다) ..무슨 말을..하지?
성연 (웃는) 아무 말이나. 니가 하고 싶은 말.
웃으며 전화박스문 닫고 나가는 성연.
돌아보면.. 민.. 수화기를 들고 가만히 서 있다.
큰 숨 한번 쉬고 성연을 한번 보는 민. 이윽고 수화기를 귀에 댄다.
얘기를 시작하는 민.. 성연, 그 모습보며 미소짓는.
서성이며 기다리는 성연 너머로 수화기에 대고 뭐라뭐라 얘기도 하고 간간히 웃기 도 하는 민의 모습 디졸브 되며.
53. 높은 언덕길 (N, 야경이 아름다운 곳)
성연의 손을 잡고 언덕길을 숨차게 올라오는 민.
그리고 나서 언덕아래 펼쳐진 불빛들 향해 짠~ 손 벌리는.
성연 (웃는) 뭐야?
민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어때, 이쁘지?
성연 보면, 반짝이는 불빛들이 가득 펼쳐져 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성연 이게 선물이야?
민 (끄덕) 어. 세상에서 제일 큰 크리스마스 트리.. 근사하지?
성연 뭐..? (어이없이 웃고만다)
민 니가 나한테 생애 최고의 선물을 줬으니까, 나두 큰맘먹구 인심쓴거야.
성연 어우, 진짜. 말이나 못하면~ (웃으며 야경 내려다본다) 근데 정말 이쁘다..
나란히 서서 야경을 보는 민과 성연.
민 어떤 책에서 봤어. 아주 가난한 형제였는데.. 크리스마스날 아무 선물도 못해준 형 이 동생을 동네언덕으로 데리고 가서 서울의 불빛들을 보여줘. 세상에서 제일 크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물하는 거지. 그거 보면서 마음이 아펐었어.
성연 그랬구나.. (민보며 웃는) 근데 참 이상하지..? 세상에 아름다운건 전부다 무료야. 그 치? 돈주고 절대 못사잖아.
민 어.. 가난한 우리한텐 참 다행이지..? (본다)
성연 진짜 다행이지. (웃고) 야, 우리 녹음하자. 응? (가방에서 작은 워크맨꺼낸다)
민 녹음?
성연 어.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녹음을~ (웃으며 녹음버튼 누르는) 에, 오늘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민 야 줘봐. (녹음기 뺏는)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젤 높은 곳에 올라와 있습니다!
성연 같이해, 같이해. (웃으며 서로 들이밀고 녹음을 한다)
성,민 (둘이 번갈아) 여기는 가로등도 있고, 휴지통도 있고, 세상에서 제일 큰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계단도 있고, 민이도 있고, 성연이도 있고,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두사람 즐겁게 웃다가, 동시에 어? 맞다! 우리 파티!
야, 애들 기다리겠다. 얼른 가자! 큰일났다. 웃으며 가는 민,성연 보여지며.
54. 달동네 교회앞 (N)
대주, 수인이 준 장갑낀채, 빨간 벙어리장갑을 들고 서성이고 있다.
교회문 열리고, 나오는 수인. 서 있는 대주 보고는 멈칫 하는.
대주 어. 어. (선물 감추며 머쓱하게 손 흔든다) 수, 수인아!
수인 (대주가 낀 장갑 보는. 미소 떠오르고)
교회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대주와 수인.
수인 여기.. 어떻게 알구 왔어?
대주 어. 저.. 우찬이가 알려줬어. 저기 말야. 정말 미안하다. 그리구, 이 장갑두..
수인 (웃는) 어.. 그냥, 그냥 고마워서 준건데 뭐.
대주 어후.. (머리 벅벅) 난 진짜 나쁜 놈이야. 아무리 뇌가 없어두 이럴수가 있는거냐? 어우! 난 죽어야 돼! 어우! (머리 쿵쿵 쥐어박는데)
수인 아냐. 아냐, 대주야. 나 정말 괜찮다니까. (보며 웃는다) 너..좋은앤거 나 알거든.
대주 (보는)
수인 (미소짓는다) 넌 기억못하겠지만.. 5학년 크리스마스때였을거야. 왜 교회연극 끝나면 사진찍잖아. 난 숫기가 없어서 맨날 맨 뒤에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니가 내 손을 잡 아끌어서 맨 앞에 세워준적이 있었어. 아마 사진에 내 얼굴이 제대로 나온건 그때 가 첨이자 마지막이었을거야. 그때 니가 너무 고마웠었어..
대주 (머쓱히 웃는) 그런 일이 있었어?
수인 어. (웃고는 대주가 든 장갑본다) 근데, 그거 나주려구 갖구 온거야?
대주 응? 으응- (씩 웃고 장갑준다)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받어. 그리구, 선물이 또 하나 있어. 받아줄래?
수인 뭔데?
대주 바로바로! 크리스마스 파티. 따라와봐! (수인 손 잡고 끌고 간다)
수인 어? 어디루 가는건데? 대주야! (끌려가고)
55. 옥탑방앞 (N)
우찬, 말하는 산타인형을 들고 비장하게 옥탑방 앞에 서있다.
우찬 그래. 수인이가 좋아하는 마음이 중요한거라구 했지? 못돌려받으면 어때? 아냐. 그 래두, 이것만은 절대 신유재한테 질 수 없지. 음~ (비장한 얼굴된다)
56. 옥탑방 (N)
크리스마스 장식과 사탕, 과자, 선물박스들 잔뜩 쌓여있고.
모여앉아 즐겁게 파티준비하고 있는 민, 성연, 달래, 유재.
달래 (과자 애들한테 마구주며) 먹어봐. 이게 바로 내 크리스마스 선물아니냐! 며칠동안 끙끙거려가며 군거란 말야. 어때, 맛있지? 그치?? (좋아하는데)
옥탑방 문 쾅 열리고 우찬 들어서는. 애들, 어? 우찬아!! 얼른와! 하는데,
뚜벅뚜벅 들어온 우찬, 달래앞에 말하는 싼타인형을 턱 놓는다.
달래, 어리둥절해서 왜, 왜그래? 보면,
싼타인형 단추를 삑 누르는 우찬. 우찬 목소리 불쑥 흘러나온다.
우찬 (E) 우하하! 이건 내가 먼저다! 달래야, 메리크리스마스! 우하하! 이건 내가 먼저다 달래야, 메리크리스마스!
애들 뭐야?? (웃음 터지는데)
우찬 헤헤헤. 달래야, 메리크리스마스. (웃는다)
달래 어우 야!! (참내- 웃는) 어이구- 요 귀여운 것~ (우찬 양쪽 볼을 잡고 흔든다)
우찬 아- 아퍼- (웃고)
애들, 우찬 머리 쥐어박고. 야, 인형이쁘다! 과자 맛있다! 떠들석 즐거운데,
대주 (E) 나도 없는데 뭐가 그렇게 좋아!! 누가 웃는거야, 지금!! 다 나와!!
애들, 보면, 수인과 함께 들어서서 헤헤 웃는 대주.
아이들, 야! 너 뭐야?? 쌍쌍파티 간대매!! 얼른 나가!! 나가랏! 마구 구박하고.
대주, 야야, 한번만 봐줘. 다신 안그럴게. 웃고.
대주 야, 니들한테 부탁할거 하나 있어.
애들 (본다) 뭔데..?
대주 (커다란 보따리를 턱 내려놓는다) 뭐긴 뭐냐?? 진짜 크리스마스파티를 하자는거지! 야!! 이 과자 다 싸! 빨리 싸! 사탕두 싸! 얼른! (사탕이며 과자며 선물이며 마구 집 어넣는) 아, 뭐해!! 빨랑싸!!
뭐해? 빨리 싸라니까! 갈데가 있단 말야! 얼른!! 난리치는 대주.
애들, 무서워 알았어! 근데 어디가는데? 잔말말구 싸! 애들, 웃으며 사탕싸고.
57. 달동네 교회앞 (N)
싼타복장을 한 대주, 사탕과 과자 든 보따리 들고 서 있는.
광끼들 웃으며 서 있다.
대주 (조금 긴장되는지) 야, 괜찮냐? 싼타같애?
수인 (풋 웃으며) 어. 머리 웃긴 싼타. (애들 배잡고 깔깔 웃고)
대주 에이씨- (싼타 모자 푹 눌러쓴다)
애들, 야야, 얼른 들어가기나 해. 파티해야지! 얼른! 대주 밀어넣고.
대주, 야, 진짜 웃겨? 머리 웃겨? 계속 묻는. 광끼들 이뻐이뻐! 즐겁게 웃는 위로.
성연 (na) 오늘은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58. 교회안 (N)
싼타 복장을 한 대주에게 와르르 몰려드는 아이들. 와! 싼타다!!
과자두 있어! 소리지르며 몰려들고. '산타아저씨! 머리가 웃겨요!' '아톰아저씨 또 왔 다!' 즐겁게 웃는 아이들. 배잡고 웃으며 즐거운 광끼들 위로.
성연 (na)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엔 가난한 아 이들이 있고, 작은 선물들이 있고, 머리가 웃긴 산타클로스가 있고, 우리들이 있습 니다.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메리 크리스 마스.
카메라 천천히 교회 창문으로 빠지면.. 창안으로 들여다보이는 광끼와 아이들.
그리고 하얗게 날리기 시작하는 눈발..
눈내리는 밤. 그들의 풍경 따뜻하게 보여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