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41표, 반대 7표, 기권 32표로 가결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에 관한 긴급 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2023.02.23/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이 23일(현지시간) 193개 회원국 중 141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됐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원칙 관련 결의안'이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특별총회에서 찬성 141표, 반대 7표, 기권 32표로 통과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반대표를 던진 7개국은 △벨라루스 △북한 △에리트레아 △말리 △니카라과 △시리아 등이었다. 중국과 이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이번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을 위해 러시아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철군과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날 박수갈채와 함께 결의안이 채택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결의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적인 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며 반겼다. 러시아는 이번 결의안을 "불공평하고 반러시아적"이라고 표현했으며,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면 반대표를 던질 것을 각국에 요구해 왔다.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는 "당사국에 살상 무기를 공격함으로써 분쟁이 더 확대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려다 실패했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제공해 왔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지난 주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중국에 여러 차례 경고장을 보냈다. 다이빙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표결에 앞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1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잔인한 사실은 무기를 보내는 것이 평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공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무기 지원을 비판했다.
다이 빙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뉴스1 중국의 기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외교적 울타리'에 머무르려는 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중국은 모든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모든 안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이런 모호한 태도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을 것 이라고 세계에 공언하며 겉보기엔 중립을 유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편을 선택했다"며 사실상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섰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국제적 고립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남반구 국가들은 극심한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대가를 치를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마투 조이니 유엔주재 남아공 대사는 "우리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의 원칙에 대한 결의안의 요점을 지지하지만, 이는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파괴를 끝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경우 이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호나우드 코스타 필류 유엔주재 브라질 대사는 "대화의 장을 열고 재건을 시작할 때가 왔다"고 발언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는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회의를 수십 차례 개최했으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이렇다할 결론을 내진 못했다. 안보리는 24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이 참석하는 각료급 회의에서 이번 전쟁에 관해 다시 논의할 계획이지만, 외교가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불참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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