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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년경 두 번째 큰 역병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기독교인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아픈 자를 도맡아 필요를 공급하고 섬겼다. 그러다 병이 옮으면 그 아픔을 자신에게로 끌어와 기꺼이 고통을 감내했다. 많은 이들이 다른 이를 간호하고 치유하다 사망을 자신에게로 옮겨와 대신 죽음을 맞았다. 형제들 중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목숨을 잃었다. 반면 이교도들은 질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 아픈 자들을 내쫓았고 가장 가까운 자부터 도망쳤으며, 병자가 죽기도 전에 내다버리고 매장하지 않은 시신을 흙처럼 취급했다고 한다. (기독교의 발흥, 로드니 스타크, 손현선 역, 좋은씨앗)
세월이 흘러 유럽 중세기에 발병한 흑사병은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 최소한 유럽 인구의 3분의 1, 전 세계에서 7천5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생존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 아버지는 자식을 버리고, 남편은 아내를, 형은 동생을 ... 아무도 돈이나 우정으로 죽은 이를 매장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주야로 수백 명씩 죽어갔고, 모두가 구덩이에 버려져 흙으로 덮였다. 구덩이가 메워 지자마자 더 많은 구덩이를 팠다. 나, 투라의 아놀로는 이 손으로 내 다섯 아이들을 묻었다.」 (존 켈리 지음, 이종인 옮김, 「흑사병시대의 재구성」, 도서출판 소소, 2006, 재인용)
교회도 흑사병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떤 교구에서는 성직자의 70~80퍼센트가 이 병으로 죽었다. 교황의 탄식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교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너무도 많은 사람이 허망하게 죽자 사람들은 교회나 봉건 제후 대신 페스트에 비교적 신속히 대처한 도시 정부를 더 믿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공용어였던 라틴어 대신 각국의 세속 언어가 공식 문서에 쓰이기 시작했다. 한편 교회는 페스트를 하나님의 심판이라 보았고 유대인과 한센병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일삼았다.
21세기에 찾아온 코로나19도 한국교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의 전파력과 치명률은 260년경의 역병과 중세시대의 페스트와 비교해 볼 때 낮은 것으로 볼 수 있으나 20세기 경제 대공항 직전에 찾아온 스페인 독감과 같은 위기감을 불러올 정도로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영업 중단을 요청하고, 대면접촉을 가급적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멈추지 않아야 함에도 유독 교회 예배 후 집단 감염이 전파되고 있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비대면) 예배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간혹 대면예배 후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교회가 행정청으로부터 집합금지명령처분을 받은 후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정부가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되지 못하고, 소통 부재로 상호불신의 관계가 된 탓에 예배 이후 전파되는 코로나를 막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배드리고자 하는 교회의 성도들의 마음을 코로나를 이유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코로나 전파를 막는 것에 한계가 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를 무제한 제한하는 것은 헌법의 기본원칙에 반한다.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되 필요 최소한 제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교회활동 중 코로나가 발생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전파경로를 최대한 축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연세중앙교회는 대면예배를 드리는 기간 동안 예배드리기 전 참석자의 감염여부를 12단계로 나누어 코로나 전파경로를 차단시킨 지혜를 발휘했다. 정부와 한국교회가 지혜를 모아 예배와 코로나 차단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재로 해결하는데 나아가기 보다는 헌법의 정신에 따라 국민의 생명권과 종교의 자유 모두를 조화롭게 승화시키기 위해 행정기관과 교회당국간의 상시적인 대화와 소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박상흠 변호사
(주)네패스 고문변호사
부산지방변호사회 상근변호사
동아대학교 겸임교수
주택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역임
부친 : 대구노변제일교회 박재호 목사
교회법률 문의/ 010-8479-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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