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북 구미 금오산
참가자 : 대구 동기회: 20여명, 서울 동기회: 19여명(각 부인 포함)
마창동기
: 권영한,이영미, 송우익,서미영, 이충호, 김형태, 김형철, 유병하, 서영란
구간별산행시간
: 11:00-17:00(약 6시간)(마창동기 기준)
11:00
: 매표소
11:40
: 해운사
11:45
: 다혜폭포
12:00
: 할딱고개
13:00
: 철탑
13:30
: 정상
13:30-14:40
: 점심 및 휴식
15:00
칼다봉
16:50
: 자연휴양림과 관광호텔방향사이 갈림길
17:10
: 주차장
이번 산행은 대구 서울지부가 중심이 된 51회 전국동기회 합동산행이다. 계획시부터
개인적으로는 "합동은 무슨 합동, 그냥 늘 하던데로 우리끼리 가면 되지" 속으로 못마땅하다.
지금이야 그래도 가끔씩은 양복도 입고, 차도 운전 할 줄 알고, 누라도 있고
몇 날밤을 노력한 결실도 있고해서 인간 좀 됐지만.
뭐 학창 시절에야 누구(들)처럼
공부를 잘했나, 생기길 잘 생겼나, 그렇다고 별나게 노래 잘하는 재주가
있었나, 그저 저도 없으면 싹싹하기라도 했나,
그냥 촌놈답게 구석에서 빌빌거리면서
보낸 3년이라 별로 친한 친구도 없고, 기껏 몇 명 같이 어울린 친구는 있었으나,
그 마저도 대학 때 갈라지고, 또 같이가더라도 졸업후 서울을 거쳐 마산까지 타향살이
하느라고 30여년도 더 흘렀는데, 괜히 가 봤자 꿔다 논 보리자루 모양, 물에 기름인가
기름에 물인가 처럼 빌빌거릴낀데 등등 별 생각이 다 난다.
그런데, 나를 제외한 모든 회원이 합동산행에
참가하잔다.
할 수 없다. 그냥 머리 박고 산에 올라갔다가 대충 서로 인사나하고
밥이나 한그릇 먹고 오지 뭐....
어쨌든 7시 50분경 창원을 출발, 북창원을 가는데 길이 상당히 막힌다. 여태까지
여기 길 막히는 건 처음이다. 일요일, 집에서들 좀 쉬지 아침부터 뭐 이래 많이 나왔노? 틸틸거리면서
구마 고속도로를 거쳐 금오산 입구 주차장에 10시 40분경에야 도착했다.
넓디넓은
주차장이 전부 만차다. 안내원이 주차장 입구에서 막무가내로 내려가란다. 창원으로
돌아가 그럼? 어림없지. 적당히 길가에 진짜하기 싫은(?) 불법 주차를 하고 산행로 입구로
출발했다. 아직 대구팀이나 서울 팀도 길이 막혀 도착하지 않은 상태이다. 비교적
산행에 자신이 있는 CH,HC, 서울서 내려오는 마님을 기다리는 WI이는
이들이 도착하면 같이 산행하겠다고 뒤에 남고, YH, 여성회원, 나는 먼저 출발했다.
10시
55분 매표소서 표를 매입, 잘 딲여진 길을 간다. 비교적 완만한, 상당히 넓은 등산로를
따라 가니 바로 우측에 케이블카 타는곳이있다. 이걸 타고 올라 가 버려? 말자 말어.
그냥 걸어 가.
등산로와
그 주위 계곡에는 마지막 단풍놀이 나온 가족들, 등산객들이 ,
단풍과 어울려, 붉고 노랗고 시끌시끌 마치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처럼 복잡하다.
밀리다 시피 40여분을 올라가니 백운사가 나오고 백운사 좌측으로 가니 바로 다혜폭포가
나타난다. 지금은 수량이 적어 그냥 그런데 물이 많아지면 장관이겠다.
우리는
정상으로 향하기 위해 폭포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른다. 상당히 가파른 길을
15여분 오르니 큰 바위가 나타나면서 시야가 시원해진다. 가파르기가 심해 이곳을
할딱고개라나.
지 능선에 올라서니 산 아래 구미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 이제
아래보다는 등산객이 많이 줄었으나 그래도 가끔은 정지를 해여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완만한 오르막을 30여분 가다가 쉬고 있는데 40여분이나 늦게 출발한 동기회팀
선두 그룹이나타난다. 이 사람들은 산을 날라다니나. 나는 죽어라 올라오는데 이
사람들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네. 바람처럼 싹 지나가 버리고. 흐흐흐
1시간 여를 더 올라가니 정상 바로밑에 넓직한 헬리콥터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옹기 종기 모여 식사들을 하거나 쉬고 있다.
바로 정상으로 향한다.정상은
겨우 표지석만 있는 좁은 바위만 두고 전부 통신 시설물이다. 통신시설이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상에서 좀 비키거나 하면 안 될려나.
자연보존과 개발사이에
또 한번 갈등이다.
20여분후에 동기회 전원이 정상 바로 밑 넓은 헬기장에 모였다.
점심
시간,
서로 오랜만에 만나 인사도 나누면서 술잔이 오고간다. 식사
후에 합동사진도
한 장찍고. 다들 한잔 씩하고 느긋하다.
내려갈 때는 능선으로 가잖다. 경치도
좋고..
헬리콥트장 좌측으로 난 좁은길을 따라가니 정상에서 좌측으로 난 긴 능선에
올라선다. 능선길은 역시 걷기가 편하다, 약간의 오르 내리막은 있느나 큰 바위도
없이 낙엽쌓인 포근한 흙길이다. 산행은 이런 길이 좋다,
사람이 많다
보니 선두그룹, 중간그룹, 말미 그룹으로 자연스레 나눠진다.
중간 중간 계곡에 남아있는 단풍을 보면서 느긋하게 걸어 하산했다.
18:00시경 전원이 하산을 완료한 후에, 각자 타고 온 차로 구미시내(지역은 정확히
모르겠음)에 동기(이수근 동기)가 최근에 개업한 콩사랑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앞에 온천이 있고, 넓직한 주차장에 아주 깨끗하고
아늑한 식당이다.
정갈하게 차려놓은 돼지고기 보쌈에, 집에서 직접 만든
두부를 차려 놓았다.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고기 중 이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인 듯하다.
입안에서 향기를 내면서 사라지는 것 같다. 두부도 순수 국산으로 바로
만든 것인지 상당히 고소하다.
앞으로 대성할 만하고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몇 차례 각 지구 동기회발전을 위한 건배를 하고 또 자랑스런 우리 CH의
100주 연속산행 기념패도 동기회 회장 명의로 전달되고 서서히 술잔이
돌면서 처음 우려했던 "꿔다 논 보리 자루 기분"은 사라지고, 나도
말이 많아진다. 생각보다도 학창시절 얼굴이 많이들 남아있다. 비록 이름은 서로서로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다시 통성명을 하면서로 부담이 전혀 없는걸로 보아 곧 가까운
정을 느낄 수 있다.
뒷줄에 앉아있는 아줌씨
부대도 씨끌씨끌한걸로 보아 상당한 정담이
오고가는 듯하다.
푸집한 저녁 식사를 하고나니 미안하기도해서 본부 산행회장에게 우리도 회비낼께
그러다가 핀잔만 듣고.
대접도 잘 받았고 다시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산행이였다.
단지 동기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30여년 만에 만나도, 서로서로 흐믓해지는
50대 초로의노인들은 보면서, 이런 좋은 모임에 나도 귀퉁이지만 한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 큰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