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고창에 사는 나무꾼님이 서울행을 감행하셨다.
물론
무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는데
나무꾼이 나무나 할 일이지
무슨 바람이 불어 서울행이냐면 할 말이 없지만서도
나름대로 사는 방식의 일환인 것이다.
헌데
어제의 세미나에서 칼을 너무 많이 맞은 탓일까?
나무꾼님이 행방불명이 되었다.
분명 함께 오마고 했던 사람이
약속 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자
아, 바로 배신 때리고 무설재로 날아온 객들...
그들의 겁나게 징한 사투리에 오늘 하루도 그만 어디론가 사라졌다.
근데
나무꾼님, 무사하긴 한거야?
지난 겨울
남녘에서 불어오는 훈풍을 몰라라 할 수 없어
무작정 쳐들어 갔다.
혼자 사는 남정네의 생활사를 들여다 볼 아주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물론 핑계는 있다.
취재도 할겸 뽕도 딸겸 날아갔건만
의외로 정갈하고 음식 솜씨 일품인 그남자의 일상이
편견을 깬다.
궁금하신 분은 자유게시판에 기록된-228번 -
산지기 나무꾼 을 읽어 보시면 된다.
암튼
오늘 댕기러 오겠다던 그 남자가 사라져 버렸다.
오늘 새벽 두시 반까지 함께 있었다는 흔적은 있으나
그 남자, 서울 하고도 양재동 시민의 공원
어느 벤치에서 잠들었을까?
아니면
신 새벽 조깅족들에게 밀려
고창으로 돌아간 것일까.
그 남자에게는 핸폰이 없다.....
에구, 아나로그들.
과거지향형들.
그 남자의 서재라고 까지는 할 수 없어도
넘치고도 넘친 책을 쳐다보며
그의 뇌 용량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도 만만치 않다.
어쨋거나
오늘의 주인공 나무꾼님을 버리고 온 죄로 일침 한 번 맞고
단칼 비수 한 번 휘날리고서야
그들의 무제 잠입은 이제 시작이다.
48세 이 남자 김용근님.
그 나이에도 아나로그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재빠르게 변화하는 속도감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니
그의 과거 지향형 역시 산 넘어 산이다.
그러게 유유상종이 따로 없다니까.
알아서 죄다 만나지게 되어있다는 것,
정답 중의 정답.
그런 그가 들려 준 그의 일생을 듣다보니
오호 애재라, 통재라...남 좋은 일만 그득하니 시킨 전형일세.
그러니까 그 나이에 비싼 수업료를 수도 없이 내다 버렸다는 것인데
아직도 여전한 그의 순수.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다.
그 남자 용근.
그의 호는 申饒.
아무래도 신요가 훨 낫다.
그런 그 남자 앞으로의 희망사항이 꼭 하나 있단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출판 사와 병행하여
불교 잡지를 만들고
그 잡지로 인하여
누구나 손쉽게 불교에 관해 알고 느끼고 섭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씀인데
그의
꿈이 빠른 시간 안에 이뤄지길 더불어 기원한다.
그 와중에 그 남자 신요님.
이야기 중의 압권은 지갑 분실 사건이었으나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해 향기만 뿌린다.
또 하나 미국 비자 사건...사기 당했다.
그는 그러니까 꼬집어 말해 본다면
아무나 척척 믿는 버릇이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세상사와 무관하다는 것이고
자신의 세계가 다른 이의 세계와 동일하다 믿는
비 현실적인 사고도 있다.
그렇담 그의 인간 예지 능력이 비판의 대상이냐 하면
꼭 그렇지 않다.
현실적이 아니라고 해서 비난의 대상은 물론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 든다.
에효...
하지만
숱하게 농락당한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미련을 여전히 버리지 않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니까 그 남자 신요님.
대 시인 고은 선생님과 함께 하는
한국문학평화포럼의 이사 직함을 지니고 있다.
이쯤이면 이해하실 것이다.
그의 순수는 어디에서 발현되었는가를...
그런 그이기에
절대
무제의 시집,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그런 그도 역시 방명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흔적 없이
무제를 탈출하기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순수를 갉아먹은 피폐한 영혼들에게 바친다.
행불자, 나무꾼님...
여전히 고독 삼매경인지 알 수 없으나
객들도 가고
무제는 적막감에 떨고 있음이나
현실에 굴하지 않는
아나로그 세대를 위한 무제의 공간은 여전히 비워 두었다.
그 영혼들의 서러움을 덮어 줄 따스한 목화.
나무꾼님의 집에 자리하고 있다.
그이 집에서 공수해온 씨앗이 발아를 하기 시작하고 잎을 튀워 냈다.
조만간
무설재의 목화도 저리 하리라.
그 덕분에
따스해질 무설재와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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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님이 있거나 말거나
오늘 하루
무쟈게 웃다가
아쉬운 마음에
한번쯤 나무꾼 걱정하다가
끝이 났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첫댓글미남이시네요 선생님 사기 시리즈 잡지 펴내도 되겟습니다.누구누구도 엮어서
사기...넘치는 것이 사기꾼인지 원. 아님 아직도 순백의 마음을 지닌 어리석은? 사람이 많은 것인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