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명도 아파트 미관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한다. 아파트 조명은 도심의 야경을 밝히는 데도 합세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아파트가 대구 수성4가 수성 e-편한세상. 이곳은 매일 오후 6시~밤 11시 옥상에 설치된 조형물에 조명을 비춰 이 일대 야경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야간 조명으로 큰 점수를 받아 지난해 전국아파트 조경분야 우수상도 받았다.
야간에 수성교를 지나가는 운전자라면 한번쯤은 이 아파트로 눈길이 갔을 것이다. 아파트 가운데 옥상의 조형물로 은은한 조명을 비추는 곳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옥상 조명은 이제 이 일대의 명물이 되었다.
조동천(67)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북대구 I.C에서 신천대로로 빠져오는 곳에서도 옥상 조명으로 인해 이곳 아파트가 눈에 띌 정도”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한때는 한 입주민의 건의로 조명을 끌 때도 있었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전기요금이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자 외부에서 자꾸 전화가 걸려왔다. “오랜만에 야간 조명으로 인해 도시 미관이 좀 살아나는가 싶었는데 왜 끄느냐”라는 의견이었다. 그 이후 관리사무소에선 계속 야간 조명을 밝히기로 했다고 한다. 송숙연(46`여) 관리소장은 “전기요금는 좀 들어가도 우리 아파트를 알리고 도시 미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계속 조명을 켜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조명은 옥상 뿐 아니라 아파트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앙광장에 원 모양으로 설치된 원추형 조형물에서도 야간에 조명을 밝힌다. 또 각종 푯말이나 다양한 형태의 외등에서도 은은한 빛이 켜져 아파트 단지 내는 낮보다 오히려 밤이 더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경도 여느 아파트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가장 먼저 소개할 만한 곳이 관리사무소 앞에 자리한 중앙광장. 중앙광장에는 땅 밑에 분수가 설치되어 있어 한여름엔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송 관리소장은 “물이 솟구쳐도 옷이 잘 안 젖게 설계돼 여름엔 아이들로 북적인다”라고 했다.
중앙광장 곁에는 이 아파트의 자랑거리인 200년 된 고목이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지난해 8월 입주 당시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이 모여 이곳에서 ‘행복기원제’를 열었다. 101동을 빙 둘러 중앙광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비단길은 길섶으로 온갖 수목들이 심어져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산책을 즐기기엔 제격이다.
통상 '1'자형인 다른 아파트와 달리 이곳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ㄴ’자 탑상형 형태로 만들어졌다. ‘ㄴ’자형으로 인해 한 건물 당 3개 라인으로 구성돼 그 만큼 넉넉해졌고 모서리에 자리한 가구에서는 거실에 대형 양면창호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시야가 트여 신천변의 경관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는 등 조망권이 확실하다. 또한 채광도 그 만큼 확대되어 집에 들어서면 답답한 느낌보다 화사한 느낌이 든다. 조동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햇빛이 하루종일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그 뿐 아니라 대형창호에는 전동 블라인드가 설치돼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커튼 오염에서 해방되었다. 각 가정마다 선소발생기를 설치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 또한 현관문마다 바이오 세라믹이 부착돼 각종 건축자재로부터 발생되는 환경호르몬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친환경적인 아파트지만 첨단 시설도 부족함 없이 마련되어 있다. 입주민마다 개인카드가 부여돼 카드 하나로 별 번거로움 없이 주차장과 아파트 출입이 가능하다. 또한 정보통신부로부터 초고속 정보통신 1등급 아파트로 지정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커뮤니티도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