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멀고 먼 오지만 돌아다녔던 내게도 언제나 위안을 주었던 쿤밍 도심은 늘 특별했지만 아직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는 것 같았는데 나 홀로 이 거리의 사치를 누렸던 것이 새삼 부끄러워지는 마음으로 오래된 거리인 라오제(老街)의 느낌을 적어본다.
쿤밍 라오제(老街)는 도시에 쓰인 시(詩)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벽돌과 기와 사이는 세월의 평탄일 뿐이고 거리와 골목은 생활의 운치 수준일 뿐이다. 하지만 조용히 이곳을 거닐어보면 이 거리에서 역사의 깊이를 만나고, 삶의 아름다움도 만나게 된다.
송나라 시절부터 시작된 900년 역사가 깃든 쿤밍의 오래된 이 거리의 푸른 벽돌과 검은 기와 사이에는 드문드문 쿤밍의 옛 시절이 숨겨져 있다. 골목길의 외침 소리와 오래된 찻집의 차 향기는 모두 시간 속에 새겨진 부드러움으로 다가온다. 오래된 청석판을 밟고 걸으며 고개를 들면 처마와 뿔이 솟아오르고, 쿤밍의 오래된 거리는 춘성(春城)의 느림을 한 치의 불꽃 속에 담고 있다.
이곳의 벽돌과 기와 하나하나에는 이야기가 가득 적혀 있고, 오래된 간판에는 새로운 햇살이 비추고 있으며, 새로움과 옛 것 사이에서는 쿤밍만의 독특한 운치가 가득하다. 쿤밍의 오래된 거리를 거니면 길바닥에서 마치 살아있는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오랜 청석판 길은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하고 오래된 저택의 문은 가볍게 닫혀 있으며, 쿤밍의 오래된 거리의 바람은 세월의 여유로움을 담고 있다.
평범한 쿤밍 사람들의 한 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쌀국수 한 그릇을 먹고 있자면 떠도는 여행객들에게 마음의 위안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울 푸드임일 수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모든 방황하는 영혼들이 나처럼 이 곳을 경험한다면 이상적인 삶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느낌이 올 텐데~라는 생각은~ 튀고 싶지 않아 자제했을 뿐이다. 아마도 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 마음속의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냥 나 혼자 만의 생각으로 접고 접는다.
황혼의 어둠이 내리면 희미한 빛이 감돌고 있어 마치 이 순간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거리의 처마끝이 처지고 얼룩진 벽 그림자에 숨겨진 백 년의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첫댓글 쿤밍의 언저리에 발을 사~알짝 담구어 본 사람으로써 춘빠님의 글을 읽으니 세월의 오~래된 향기
를 맡을수 있었던 노포와 거리의 풍경들이 눈앞에 그려지면서 어쩌면 자신을 그속에 부드럽고 진솔하게 녹여내는 그느낌이 너무 좋으네요. 더구나 글솜씨까지
탁월하시니 박수 세번 짝짝짝 쳐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이번 손님분들이 아니었으면 라오제에 대한 소희를 쓰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 정작 귀한줄도 모르고 다녔었던 제 자신을 반성하며 써 본 글인데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칭찬받기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