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현생 인류와 같은 유(類)의 신인(新人)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출처: http://blog.aladin.co.kr/702641187/9382690
*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 뜻: 슬기슬기 사람’이라는 뜻으로 오늘날의 인간을 생물학이나 고인류학의 종(種)으로 나타낼 때 사용하는 명칭이다.
<사피엔스 Sapiens>는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저술한 인문과학 교양서다. <사피엔스>에서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를 '3대 혁명'의 틀을 통해 분석한다. 첫 번째 혁명인 '인지 認知 혁명', 두 번째 혁명인 '농업 農業 혁명', 세 번째 혁명인 '과학 科學 혁명' 속에서 7만 년 전 인류의 한 개 종(種)에 불과한 사피엔스가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바꿔왔는지 서술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진화의 법칙에 따르는 사피엔스에서 '설계자'로 변화되는 인류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사피엔스>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p117)
1. 첫 번째 혁명 : 인지혁명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들, 심지어 인류의 다른 종(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과도 다른 점은 유전자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경험을 후세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에 의한 변화는 수십만 년, 수백만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인지 혁명을 통한 사피엔스의 인지 능력 향상은 빠른 적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 ~ )가 '밈 meme'이라고 이름지은 사피엔스만의 독특한 문화 전승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자연을 정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른 사회적 동물들의 행태는 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 대조적으로,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이래 행태를 신속하게 바꾸고 새로운 행태를 유전자나 환경의 변화가 없이도 미래 세대에 전달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원시인류의 행동 패턴이 수십만 년간 고정되어 있던 데 비해 사피엔스는 불과 10년 내지 20년 만에도 사회구조, 인간관계의 속성, 경제활동을 비롯한 수많은 행태들을 바꿀 수 있었다... 이것이 사피엔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이다.'(p62)
2. 두 번째 혁명 : 농업혁명
농업혁명을 통해 사피엔스는 수렵채집생활에서 벗어나 농경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농업혁명은 사피엔스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 수 없었다. 수렵채집생활보다 더 열악한 농경생활 속에서 사피엔스는 결코 승자가 아니었다.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헙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게 아니었다.'(p124)
농업혁명의 수혜자가 사피엔스가 아니라 그들이 키우던 작물이었다는 말은 성경의 다음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It was not you who chose me, but I who chose you and appointed you to go and bear fruit that will remain, ...'(요한 15 :16)
사피엔스는 과연 무엇을 위해 이러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었고,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통해 얻게 된 '신화 神話'라는 상상력은 과학 혁명을 통해 더 광대하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인류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종이 집단적으로 힘을 키우고 외견상 성공을 구가한 것이 개개인의 큰 고통과 나란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될 것이다.'(P147)
3. 세 번째 혁명 : 과학혁명
농업혁명이 사피엔스가 선택한 것이든, 선택받은 것이든 이 시기를 통해 사피엔스는 중요한 개념을 배웠다. 그것은 '미래 未來'와 '상상 想像의 질서'였다. 확장된 시간 속에서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해 대비하게 된 사피엔스는 상상을 통해 '역사 歷史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지리적으로 유럽에서,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들은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다 먹을거리나 소유물을 저장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농업경제의 생산 사이클은 계절을 기반으로 했다.'(P151)
'생물학적 협력본능이 부족함에도 수렵채집기에 서로 모르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공통의 신화 덕분이었다... 신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밀집된 도시와 강력한 제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열리자, 사람들은 위대한 신(神)들, 조상의 땅, 주식회사 등등의 이야기를 지어냈다. 인간의 본능이 늘 그렇듯 달팽이처럼 서서히 진화하고 있는 동안, 인간의 상상력은 지구상에서 유례없이 거대한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갔다.'(P155)
4. 과학이 종교, 제국주의, 자본주의를 만났을 때
과학혁명은 과학과 종교(이데올로기), 제국주의, 자본주의가 결합된 형태에서 보다 극적으로 역사를 움직이는 힘으로 나타났다. 종교, 제국주의, 자본주의는 과학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연구비를 정당화한다. 그 대신 이데올로기는 과학적 의제에 영향을 미치고, 과학의 발견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특히 두 가지 힘이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하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다.'(p389)
가. 종교 宗敎
<사피엔스>에서 종교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믿음', '신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이데올로기도 현대적 의미에서 '종교'를 의미한다. 과학혁명 시대에 종교는 과학연구 동기 動機 를 부여한다.
'지난 3백 년은 흔히 인류의 역사에서 종교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가며 세속화가 진행된 시기로 묘사된다. 유신론적 종교에 대해서라면 대체로 옳은 말이다. 하지만 자연법칙 종교를 고려한다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만일 종교를 초자연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고 정의한다면, 공산주의는 이슬람교에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종교다.'(p324)
첫댓글 우리나라의 저술이라 더욱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