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십리대숲
김미영
울산 십리대숲에는 매일 검 벼르는 소리 대단하다
바람 거센 캄캄한 밤이면 검 날들이 부딪친다
낮이나 밤이나 환청처럼 들려오는 깨우는 소리
태화강 해자를 사이에 두고 산 넘고 바다 건너 밀려온다
물러설 자리 하나 없도록 진중 자세 취하는 화랑들
계림을 지키던 그들 광야 생활 천년 너머 이어지는 곳
천전리각석 이두 속에서 나온 그들
계곡에 박힌, 기개로 쏟아 낸 호령들 불러 모아
반구대 암각화에서 고래 배 내려 타고 강줄기 따라
태화강에 와 진을 친 곳
임전무퇴로 사지死地에서는 살길이 없었던 그들
견훤과 궁예의 적으로서 죽는 죽음의 자리에서
무와 기가 소멸해 주기를 바라며
마의태자의 옷깃이 닿지 않는 곳을 지켜 간다
그들의 죽을 자리는 국경선 끝
그 어느 땅과 바다일 것이다
둥둥 커져가는 달빛 따라
파도처럼 밀려올지도 모를 적들
찰싹찰싹 해안선 너머에서 들려올지도 모를 소리에
교전과 탐색을 하며 땅을 안고 키워가는 죽순 햇내기들
벗겨져 쌓이는 햇내기들 껍질을 경순왕 마지막 교서인 양 펼쳐들고
나달해져 떨어진 글자의 획들을 이어 읽으며
장계를 기록한다
내어 줄 것은 목숨뿐이라 그것을 지켜 가며
비라도 내리는 날은 사명 다함에 대한
눈물 발등 위에 떨구며
바람 잔잔한 날에도 검의 세를 몰아보느라
대나무 매듭마다 잡은 손아귀가 뚜렷하게 패어져 있는 굴곳
대공마다 다듬어 넣었던 만파식적 음률을 꺼내 다시 고른다
아침 햇살이 스미면
해자에 내린 안개는 푸른 촛대인 양 대숲 가득 향을 사루고
장막을 지켜가는 그들에게도 순간 편안함이 스민다
*장적에서 놓여난 백성 무기를 정비하는 병사들 위해
끼니때마다 보리밥 익는 냄새 풍겨내고
*잿물을 준비하는 뽕나무들 바람에 한들거리고
그와 함께 있어 나는 또 평안한 하루를 지낸다.
*참고 문헌: 김훈의『칼의 노래』, 유성룡의 『징비록』 이순신의 『난중일기』.
* 장적: 백성에게 짜내는 세금.
* 잿물 : 검에 벤 상처에 바르는 약으로 쓰였음.
첫댓글 그 대나무 숲을 거닐었던지난 여름 시인학교 생각을 합니다 역사시를 쓰는 일은 쉽지않은 일인데 …사전 공부를 많이 하신것같아 한편의 글을 쓰기에 투자되는 시간과 노력이 나에겐 많이 부족하다는것을 배우는 아침입니다
시 한편 쓰려고 준비는 많이 했지만 선생님,
시를 아직 잘 못 쓰니~~요. 좀 더 배워야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울산 십리대숲이 그렇게 치열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나 봅니다.
검들의 날들이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이리저리 난무하고 있나 봅니다. 지금은 평안함 속에서 또 하루를 지나는 십리대숩인가 보네요.
예~! 선생님. 제 눈에는 이곳 울산을 이 십리대숲이 지켜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올 초까지만 해도 보리밭이 있어 좋았는데~~지금은 구역정리를 다 해서 예전 낭만을 느낄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런대로 운치는 있답니다. 시간나면 언제 한 번 들렀다 가세요.
축하 드립니다, 정말 축하 드립니다, 시의 모양과 구성이 제대로인데
잠잠하다 하였습니다, 건필하시길요~~^*^
대숲에 검 벼르는 소리가 시퍼렇게 들려옵니다.
대나무 매디의 또 다른 시안을 새깁니다. 좋은 글 감상하였습니다. 건필하십시요.
고맙습니다, 김혜숙 선생님. 좋은 밤 되세요.
김미영 님, 저의 닉이자 본명은 김혜숙이랍니다. 저는 초본이 더 좋은것 같으네요.
ㅎㅎ선생님 제가 선생님 좋아 이름자만 불렀어요. 성씨도 붙일게요. 죄송요~~!!!
감사해요, 어여쁜 김미영 선생님!
선생님~! 저는 이 한 편의 글을 준비하면서도 행복했고 쓰면서도 행복했고~~ 올려놓고도 행복합니다.
그래서 원본을 그대로 다시 올립니다. 관심가져 주심에 정말 고맙습니다.
장문의 시 대단합니다 화랑의 기개가 떠오르는 한편의 시에 매료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건필을 빕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장문을 대폭 수정을 했습니다. 아직 좀 더 수정은 해야하고요. 고맙습니다.
4km여서 십리대숲인지 지명이 십리대숲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나무잎 서걱이는 소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할것 같습니다.
치열한 옛 역사의 현장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발길이 닿는다면 김미영님 생각하며 보겠습니다.
네~!!! 선생님 언제 시간 있음 꼭 한 번 다녀 가세요. 고맙습니다.
예~예전엔 대숲 면적이 십리정도였는데 요즘엔 시대에 맞춘다고 운동할 수 있는 곳을 늘리느라 많이 줄어 들었어요.
울산 태화강변의 대숲, 그 대들이 화랑의 영혼들이 돋아난 것으로 형상화했군요. 장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열정에 우선 박수를 보냅니다. 은관시인 후보작으로 추천합니다.
선생님, 저는 책을 읽으며 사물과 연관시켜 쓴 글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렇다고 선생님들께 여쭤볼 수도 없고 해서 우선 올려 놓고 기다려 보았습니다. 두 분 선생님께서 아무런 반응이 없으셔서 아 이런 글은 시라고 할 수 없나 보다 생각을 하면서도 쉬클로프스키의 낯설기에 대해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와는 다른 문제이겠지만요. 잘 잘못을 점 지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심을 베푸는 목소리는 오는 동안 구름이 듣고 새가 듣고 바람이 듣고 사이사이 있는 사람들이 다 들어 제게까지 들려오질 않습니다. 오랫동안 지켜 봐 주심에 고개 숙여 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퇴고한 작품은 좀 가벼운 느낌이 듭니다.
원작이 무게도 있고 읽히는 맛도 있어 훨씬 낫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앞으로 더욱 아름다운 글을 기대합니다.
洪海里 선생님. 고맙습니다. 십리대숲 가까이 살면서 역사책들을 읽으면서 지나온 많은 우리 역사 속의 아픔을 생각합니다. 늘 되풀이 되어 온 우리 역사가 내일이라고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 없지 않습니까. 저 십리대숲 늘푸른 대나무들이 다시는 치욕적인 우리 역사를 쓰게 하지 않으려 오늘도 검을 베리며 정신을 깨우고 있는 것 같아 이 글을 쓰면서 저는 무척 행복했습니다. 글 속에서 대나무의 속성을 드러내고자 했는데 시간 있으시면 그것도 좀 보아주시면~하고 욕심 내 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미영 선생, 바로 이 시 이야기, 이제야 읽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서울 왔다 내려가서 더 행복하고 좋은 일이 많이 있을 줄 기대합니다.
선생님, 정말 따뜻한 마음만 가득 품고 계신 선생님. 겉이 단단해 보이는 사람 속이 얼마나 야들한 아름다움과 따듯함 들어 있다는 걸 선생님 통해 더욱 알겠습니다. 선생님. 서울 다녀온 고마움 '자연님들 자작시'방 '자연 속 훈풍'에 올려 놓았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긴 시를 어긋남 없이 끌고 가시는 힘이 부럽습니다.축하드리며 늦은 시간이라 걱정했는데 잘 내려가셨군요.
생님~! 반갑게 만나게 되어 무지 기뻤습니다. 축하 주심 고맙습니다. 담에 또 뵈어요.
글을 네 번은 읽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바다 십리대숲 길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장시의 멋을 느껴봅니다 감사드려요~
생님 눈 좋으셔야는데요~~고맙습니다. 애정갖고 읽어 주셔서요.
언제 오심 연락 주세요. 나무와 달되어 밤길 걸어보는 것도 무지 행복할 겁니다.
다른 날짜로 네 번을 클릭해서 보았지요
시가 좋아서랍니다~
미영님~ 고맙습니다... ^^
저도 다시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군요.
여름에 동참 못해 많이 섭섭하답니다.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건강하시고 더 많은 작품을 읽고 싶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선생님 입김이 전해져와 제가 달려왔나 보아요. 금방 다녀가셨네요. 꼭 한 번 오세요. 그것도 단체로요.
화랑의 기개가 넘쳐나는 듯한 장시, 추천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울산 십리대숲 한 번 곡 가보고 싶네요.^^
울산 십리대숲 정말 끝내줍니다. 꼭 오시길요~!
축하합니다. 대숲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되겠습니다.
기회되면 가보고 싶어집니다.
혹 기회 올까 엿보고 있다가 놓치지 마시길요~~!
생님~! 오시면 제게 꼭 연락 주세요.
멋진 장시군요. 잘 감상했고요,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풀시인님.
축하 댓글이 늦었습니다. 몸살이 나서 끙끙거리고 있지요..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안녕하세요,선생님. 늦게 오셨어도 오늘 저는 젤 먼저 선생님께 인사합니다.
늦은 인사가 더욱 따듯할 때 많아요.
저도 남 인사하는 거 미루다 인사 못하고 뒤로 미적커니
밀려날 때 많은데 생님 이렇게 늦게나마 찾아주셔서 댓글 주시니 넘 고맙습니다.
몸살요? 저 말이죠? 아뇨. 원캉 단도리가 잘 된지라 거의 몸살 같은 건 모르고 살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