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하면 많은 사람들이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출연한 아주 오래된 (1942년 영화니까 84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부터 떠올린다. 카사블랑카 사람들은 더하지, 아직도 영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항구 근처에는 영화 속 주인공 릭이 운영하던 카페가 있어 관광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 촬영은 모두 미국에서 했고, 그 카페는 나중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런데 그 후 80 년 동안은 별 일이 없었던 모양이다. 새로 추가된 관광 명소는 세기말에 지어진 하산 2세 모스크, 딱 그거 하나다.
2월 1일
라바트에서 카사블랑카까지는 기차, 고속 열차 아닌 일반 기차 2등칸을 타고 갔다. (45 디르함). 숙소 근처에서 라바트 빌레 역까지는 택시 미터가 5.7 디르함 나왔고 8 디르함 주니 좋아하던데, 카사블랑카의 카사 포트 역에서 내려 택시를 잡으려니 분위기가 확 다르다. 오랜만에 바가지 택시 기사들을 만난 것이다. 죽 늘어선 택시들이 담합을 해서 시내까지 40 디르함을 달라고 우긴다. 흥정이 안 되길래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서 30 디르함 달라는 택시를 탔다. (카사블랑카 시내 운행하는 택시들은 미터기 켜고 다닌다던데 유독 기차역 앞에서만 행패를...미터기 켰으면 20 디르함도 안 나올 거리다.)
호텔 이름은 카사 시티브레이크, 10 평 정도 되는 넓은 방에 주방 시설까지 있는 스튜디오 형 숙소다. 조식 없이 하루 8만 원, 만족스럽다. 후기에는 바로 앞에 모스크가 있어서 하루 다섯 번 울리는 아잔 소리가 시끄럽다 했는데, 이 동네 아잔은 튀르키에나 인도네시아처럼 길지가 않아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날씨가 좋은 김에 랜드마크부터 갔다 오려고 (계속 비 예보가 있으니...) 하산 2세 모스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40분 거리. 이후 카사블랑카 시내는 다 걸어서 다녔다.)
트램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큰 공원이 길 양쪽으로 펼쳐진다. 다음에 오기로 하고 한참을 더 올라가니 세계에서 몇 번째로 크다는 그유명한 모스크가 나온다.
내부 구경을 위해서는 돈을 내고 가이드 투어를 해야 하는데, 어차피 마지막 타임(3시 시작)이 지난 상황이라 밖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이드 투어가 끝날 때까지는 외부 광장에 들어가는 것도 막아서, 4시가 되어서야 가까이 가서 구경할 수 있었다.
2월 2일
오전에는 비가 계속 내려서 방에 갇혀 있다가 잠시 비가 그친 사이에 겨우 점심만 사 먹고 돌아왔다. 4시 쯤 되어 해가 나길래 나가서 슬슬 걷다 보니 모하메드 5세 광장을 거쳐 유엔 광장까지. 유엔 광장 건너편이 메디나였고 시장 골목에서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쇼핑했다.
2월 3일
오늘은 카사 포트 역과 하산 2세 모스크 사이에 있는 마리나 쇼핑몰에 가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고..
데카트론이란 대형 스포츠 용품 매장이 눈에 띈다. 두 층에 걸쳐 있는 큰 매장이다.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다는데 우린 (촌에 살아서?) 처음 봤잖아.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작은 배낭을 하나 구입했다.
2월 4일
날씨가 약간은 좋아져서 이곳 저곳 돌아다닐 수 있었다.
유엔 광장을 거쳐
메디나 재래 시장을 다시 찾아가서 기념품을 몇 개 더 샀고,
첫날 하산 2세 모스크를 보러 가다가 지나쳤던 공원도 다시 갔다.
2월 5일
집으로 가는 날이다.
오전 9시 35분 카사블랑카 출발, 아부다비 경유해서 내일 아침 10시 45분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 총 17 시간이 걸린다. (비행 7 시간, 환승 1.5 시간, 비행 8.5 시간)
숙소에서 인드라이브를 불러 타고 6시에 출발했고, 이후 순조롭게 비행이 이어져서 무사히 한국에 도착. 동서울 터미널을 거쳐서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