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low Lives Matter, 림킴의 ‘Yellow'
정치외교학과 21711230 이수연
최근 해외에서 인종차별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관심의 초점은 대부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었다. 서양에서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주제였고 동양인 인종차별이라는 인식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국에 동양인 인종차별에 대해 누구보다 동양적이고 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한 사람이 있다. 바로 ‘림킴’이다. 그의 노래 ‘Yellow’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두 개의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Yellow’라는 노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림킴’이라는 가수의 변화된 모습, 동양인 인종차별이라는 주제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의 세련됨 때문이다.
우선 ‘Yellow’가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는 ‘림킴’이라는 가수 때문이다. ‘림킴’은 ‘김예림’이라는 이름으로 몇 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에 출연해 데뷔한 가수이다. 많은 사람들이 ‘김예림’이라 하면 몽환적이고 신비스런 분위기의 노래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랬던 가수가 긴 공백기 끝에 ‘림킴’이라는 낯선 이름과 날카롭고 강렬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돌아오자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왜 이렇게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인지 궁금해 했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에 그는 “나는 그저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계속 해왔을 뿐 변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눈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그의 색다른 모습이 많은 호기심을 유발했고 ‘Yellow'라는 노래가 주목을 받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Yellow’가 주목받는 두 번째 이유는 동양인을 위한, 동양인에 의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는 서양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동양인 시각에서 인종차별을 다루는 작품이 많이 없다.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동양인들은 이 점을 아쉬워한다. 그래서 그들은 대부분 흑인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보며 인종차별의 불합리성에 공감하고는 한다. 그런데 사실 동양인 인종차별은 특종인종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우리와 같은 처지라고 생각했던 대상이 오히려 우리에게 인종차별을 가할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이전에 그들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고 공감했던 것에 허탈감을 느끼는 것이 해외에 거주하는 아시아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동양인의 시선에서 인종차별을 다룬 ‘Yellow'라는 노래를 발매한 동양인 림킴의 등장은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옐로우라는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음과 동시에 드디어 우리에게도 세상에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가 등장한 것이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Yellow'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종차별을 꼬집는 세련된 표현방법에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풍자와 해학을 즐겼던 민족이다. 그 중 풍자는 사실을 과장 혹은 왜곡하여 비꼬아 표현하는 기법으로, 이 풍자적 면모가 'Yellow' 뮤직비디오에 굉장히 잘 드러나고 있다. 'Yellow' 뮤직비디오 속 장소는 중국, 일본, 한국을 구분할 수 없게끔 동양권 국가의 모든 것을 모두 섞어 놓은 모습이다. 이는 한국의 문화 혹은 동양권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본인의 오리엔탈리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동양권 문화를 소비하는 Koreaboo(한국 문화를 잘못 해석하고 그에 집착하는 의미로 주로 쓰이는 표현) 혹은 Yellow Fever(동양인에 성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표현)들을 저격한 것이다. Koreaboo와 Yellow Fever의 예로 'Heart of Korea'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제목은 한국의 심장이고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는 한국이지만 의상은 국적을 알 수 없다. 또한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며 국적을 알 수 없는 동양적으로 보이는 동작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처럼 림킴의 'Yellow' 뮤직비디오는 위와 같이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괴상한 동양 판타지를 비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노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당당하고 직설적인 가사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옐로우’는 아시안을 칭하는 것이며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인식이 압도적이다. 그런데 림킴은 노래 제목부터 ‘Yellow'로 정하며 이런 표현을 대놓고 써 판도를 바꾸어 버렸다. 노래 가사 중 “I'm switching rules, get money(우리는 판도를 바꾸고 돈을 쓸어 모으지)"라는 것이 있다. “우리를 옐로우라고 부르지 마.”라는 것이 아닌 “그래. 우리가 옐로우고 짱이야. 어쩌라고”식의 태도를 취함으로써 옐로우가 지닌 멸시적 의미를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뜻을 덧입혔다. 이러한 직설적이고 쎈 가사는 많은 동양인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인종차별이라 하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아직은 훨씬 더 많다. 우리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다룬 작품이 가뭄인 와중에 림킴의 ‘Yellow'는 해외 거주 중인 동양인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시하거나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동양인 인종차별에 대하여 한국의 가수가 목소리를 내고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다. 림킴처럼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제대로 인지하고 본인만의 색깔로 세상의 불합리에 목소리를 내는 개개인이 많아지고 그들의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잘못된 인식이 개선되어 종국에는 인종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이 도래하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정치평론연습 - 21711230 이수연.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