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즐기는 발레 공연의 최애(最愛) 레퍼토리는 역시 '호두까기 인형'(러시아어로는 '쉘쿤치크' Щелкунчик)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도 12월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신년 맞이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리는데, 이때 세계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연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세계 최고의 무대다.
올해는 우리도 이 무대를 안방에서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볼쇼이 극장이 12월 31일 무대에 오르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를 역사상 처음으로 생중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볼쇼이 극장 홈페이지에 걸린 '호두까기 인형' 발레/캡처
볼쇼이 극장의 호두까기 인형을 생중계하는 채널1의 홈페이지. 27일 새벽 4시 09분(모스크바 시간으로는 26일 밤 10시 09분 31초) 캡처 당시의 화면이다. 왼쪽이 실시간 방송 화면, 오른쪽이 프로그램 소개(구글 번역판). 밤 10 방송에 흰색 밑줄이 그어져 있다/캡처
볼쇼이 극장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2월 31일 정오(낮 12시, 모스크바 시간)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에는 세계적인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직접 지휘를 맡고 TV체널 '채널1'이 이 무대를 생중계한다고 발표했다. 두 남녀 주인공 역은 엘리자베타 코코레바(Елизавета Кокорева)와 아르춈 오브차렌코(Артём Овчаренко)가 맡는다.
이 공연을 우리가 안방에서 시청하려면 채널-1 (www.https://www.1tv.ru)에 접속하면 된다. 모스크바 시간으로 정오(낮 12시)이니 한국시간으로는 31일 저녁 6시다. 채널1 측은 수시로 '호두까기 인형'의 생중계 예고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채널 1의 '호두까기 인형' 생중계 예고 영상. 화면 왼쪽에 쉘쿤치크(호두까기 인형)이란 자막이 보이고 오른쪽에 12월 31일 12:00라는 글자가 보인다/캡처
rbc 등 현지 언론도 볼쇼이 극장의 신년맞이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티켓 판매 소식을 전하면서 '호두까기 인형' 볼쇼이 무대는 12월 30일, 31일 러시아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낮 12시 공연(모스크바 시간)은 채널 1에서 생중계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두까기 인형'은 설명이 필요없는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E.T.A(에른스트 테오도르 아마데우스)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을 바탕으로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만든 작품.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춤,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로 1892년 초연된 후 지금까지 연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스테디 셀러'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실제로 이 인형으로 호두를 깐다)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로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발레다.
'호두까기 인형' 두 남녀 주인공의 화려한 춤 동작/사진출처:볼쇼이 극장 홈피
볼쇼이 극장은 앞서 "역사상 처음으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공개 생방송된다"며 "볼쇼이 발레 공연을 현장에서 직관할 수 없는 러시아 전역의 오지 마을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서나 러시아 발레 팬들은 '호두까기 인형'을 즐길 수 있다"고 알렸다.
볼쇼이 극장의 생중계는 전세계적으로 더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무용수들이 '연말 발레' 공연에 총집결하기 때문이다. 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의 '온라인 공개'와는 다르게, 볼쇼이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도 직접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