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좋아하십니까?
저는 요즘은 라면을 자주 먹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도 먹지 않다보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을까 말까 합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자취를 하면서 열네 끼를 라면으로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석 달 동안 매일 저녁 라면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는 한 끼에 두 개를 끓여도 부족해서 두 개 반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라면을 거의 먹지 않는 것이 혼자 있을 때나 먹지만 끓이는 것이 귀찮아서입니다. 그렇다고 컵라면은 자존심 상해서 안 먹기 때문에 제가 컵라면을 먹는 횟수는 1년에 한 번 정도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라면이 인스턴트식품이라 몸에 해롭다는 말도 있지만 저는 그런 말은 별로 믿지 않습니다. 다만 귀찮아서 덜 먹을 뿐입니다. 저는 라면을 상표로 보고 먹거나 이름을 보고 먹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라면이 다 라면이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특정 라면만 먹는다고 합니다. 그 특정 라면 중에서도 가장 많이 먹는 라면이 "신(辛)라면" 이 아닐까 싶은데 지금 우리나라 라면시장에 새로운 라면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쌀밥만큼 자주 먹는 음식이 있다. 바로 인스턴트 라면이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라면 연간 소비량은 76개다. 전 국민이 4~5일에 한 번은 라면을 먹는다는 의미다. 2위인 베트남(55개)을 크게 웃돈다.
한국인은 라면을 좋아하는 만큼 취향도 확실하다. 라면 업계에선 ‘먹던 라면만 먹는’ 고객 입맛 공략이 가장 큰 숙제다. 예컨대 농심이 1986년 출시한 신라면은 31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옹벽 탄탄한 라면 시장이 오랜만에 술렁이고 있다. 닭고기로 유명한 식품업체인 하림이 최근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식품업체인 만큼 신선한 재료를 앞세운 ‘더(The)미식 장인라면’을 지난 14일 출시했다. 2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있는 하림산업의 연구·개발(R&D)센터에서 더미식 장인라면의 개발 총괄을 맡은 조삼래 하림산업 대용식품개발팀 담당을 만났다. 조 담당은 “라면이 인스턴트가 아니라 요리로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개발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라면 업체에서 35년간 연구‧개발(R&D)을 맡았던 조 담당은 ‘라면 전문가’다. 그런 그가 더미식 장인라면을 만들면서 정한 목표가 ‘부모가 자식에게 끓여줄 수 있는 요리인 라면’이다. 조 담당은 “가장 사랑받고 대중적인 음식인 만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이 라면”이라며 “밤에 먹고 자면 얼굴이 붓고 속이 더부룩하고 칼로리 높아서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프에는 일반적인 라면에 넣는 첨가물을 넣지 않았고 나트륨 함유량도 확 낮췄다. 면은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아니라 바람에 건조한 건면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국물에 가장 공을 들였다. 더미식 장인라면의 스프는 사골‧소고기‧닭고기‧버섯을 우려낸 육수에 양파‧대파 등을 20시간 끓인 육수가 기본 바탕이다.
각 재료의 양과 끓이는 시간, 온도 등 최적의 배합을 찾아내는 데만 2년이 걸렸다. 이렇게 만든 국물의 맛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 스프 형태도 분말이 아닌 액상을 고집했다. 국물을 분말로 만드는 과정에서 가해지는 높은 열 때문에 맛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당일 도축한 고기로 스프 만들어”
‘식품업체가 만드는 라면’으로서의 장점도 활용했다. 예컨대 하림 육가공 공장에서 오전에 도축한 닭을 당일 오후에 라면 공장에서 스프로 만든다. 조 담당은 “닭‧소‧오리 등 육류 처리 기술이나 재료를 신선하게 가공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며 “이런 기술과 신선한 식재료를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녹였다”고 말했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컵라면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조 담당은 컵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 유출 관련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조 담당은 “컵라면 용기가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환경 호르몬이 배출될 정도로 열에 약하지 않지만, 그런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 종이 용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더미식 장인라면의 가격은 일반 라면의 두 배가 넘는 2200원(편의점 기준)이다. “가격이 비싸지 않으냐”는 질문에 조 담당은 서운한 빛을 드러냈다. 그는 더미식 장인라면의 경쟁상대를 ‘라면 전문점에서 파는 라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조 담당은 “스프만 해도 분말이 아닌 액상으로 하면 수분 활성도나 미생물 증식 등을 관리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향과 맛을 위해서 액상을 고집했다”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원가가 비싸 소비자가격을 낮추기 위한 수율 개선 등 고민을 치열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발을 하면서 ‘집에서도 셰프가 만드는 라면을 먹을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중앙일보, 최현주 기자
솔직히 저는 라면 한 봉지 가격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제가 상점에 가서 라면을 사본 기억이 적어도 30년은 넘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전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라면 한 봉에 200원 정도 할 때나 기억하는데 지금 1000원이 넘는다고 하니 세월이 많이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라면 광고를 보면서 ‘저런 라면도 나오는구나’ 생각했는데 그 라면이 보통 라면의 두 배 값이라니 놀랍습니다. 어느 것이나 다 마찬가지지만 시장이 판단할 것입니다.
“신(辛)라면”의 아성을 뛰어넘을 '신(新)라면'이 나올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그 정도의 위력을 가진 라면은 쉽게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