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이곳에 모인 저희가 주님께 나왔습니다.
분주한 일상과 삶의 무게로부터 잠시 벗어나 주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음성을 잠잠히 듣습니다.
입술로 새어져 나오는 한숨과 한탄만 가득할 지라도
그럼에도 당신앞에 설 수 밖에 없는, 당신 앞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을 고백합니다.
한숨과 한탄뿐일지라도 내어놓을 수 있는 당신이 있음에 참 감사합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해 옷을 벗으셨고 우릴 위해 산 제물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런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시간을 내어드리는 것도 마음의 한 구석을 내어드리는 것도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 뿐입니다.
주님, 주께서 원하시는 것은 분명 이웃을 향한 작은 신음과 나의 한구석 마음일텐데
드릴 수 없어 한숨과 한탄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살면서 배운 지혜로는 속을 비우기 전엔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것으로 채우기를 원하지만 늘 비우지 못하는 삶의 무게들을
이곳에서 이시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원합니다.
당신의 것으로 채워지기를 원합니다.
당신을 닮아가길... 당신의 언어가 내 입술에 머물기를...
당신의 마음이 내마음에 가득하기를... 당신의 향기가 나에게 배이기를
당신의 얼굴이 우리에게 향하기를 오늘 간절히 주님 앞에 읖조립니다.
저희의 소망을 들으시고 당신의 잔잔한 음성을 듣기를 원합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반복되는 실망들로 채워지더라도
다시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할지라도 신실하시고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을 알고,
당신의 일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배를 통해 공동체를 통해 이웃을 통해 당신을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이 예배 가운데 소망을 두게 하시고 작은 불씨가 되고 작은 씨앗이 되게 하소서.
우리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