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버려 Just do it” 나이키의 카피 문구입니다. 이 말에 감동이 있어 찬물로 샤워했습니다. 5월 4일 오후 4시경, 저의 2020년 첫 찬물 샤워입니다. 참으려 해도 터져 나오는 신음은 ‘오~~~ 호~~~, 아으~~~ 쌰!, 호오오~~~’였습니다. 무심결에도 욕이 안 나온 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청소하던 아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어댔습니다. 날씨가 더워도 저에겐 아직 찬물 샤워는 일렀습니다. 그래도 해본 사람이 누리는 특권은 추억이고, 안 해본 사람이 받을 몫은 후회입니다. 김혜령의 <불안이라는 위안>에서 말합니다.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이들은 선택을 타인에게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타인이 결정해준다고 해서 그 결과에 만족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결정을 넘긴다는 것은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넘기는 것이다.” 저도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이유는 여럿이지만 ‘완벽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은 완벽주의자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찰스 다윈, 윈스턴 처칠 등 나름 철저했던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자신의 귀를 잘라버린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지나치게 트집을 많이 잡았고 더 잘 그리고 싶어서 끊임없이 작품들을 그렸습니다. 위의 책 내용을 좀 더 소개해 봅니다. “행복학자로 손꼽히는 탈 벤 샤하르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완벽주의자들의 ‘전부 아니면 전무’의 사고방식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완벽주의자는 항상 최적의 상태에 도달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패배를 극도로 두려워한다. 그래서 위험을 피하려고만 들다가 기회까지도 놓치고 만다. 이를 ‘성공 거부 반응’이라고 표현한다.” 한마디로 완벽주의자는 실패하지 않으려고 과제를 자꾸만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실패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Just do it’은 불행한 완벽주의자에게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세 가지를 Just do it, 그냥 해 버렸습니다. 하나는 찬물 샤워이고 둘째는 장기결석자 심방입니다. 장기결석 자에게 심방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머뭇거리지는 게 사실입니다. 바로 코앞에 있는 한 사람을 찾아가는 일인데도 말입니다. 일단 찾아갔습니다. 머뭇거리고 있으면 결과도 없기 때문입니다. 인사와 짧은 머묾으로 끈을 연결했습니다. 머묾과 머뭇거림은 생각과 실천, 관념과 행위의 거리만큼 차이가 납니다. 일단 해버리고 나니 밀린 숙제를 한 것처럼 잘했다 여깁니다.
또 하나, 그냥 해버린 건 가끔 교회를 출석하시다 뜸해진 집사님 방문입니다. 이건 장기결석자보다 더 어렵습니다. 본교회 성도가 아니기에 사뭇 장사꾼, 양 도둑질, 비열한 기회주의자처럼 여겨질까 조심스럽습니다. 이 또한 Just do it을 실행해 보았습니다. 잘 계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순천으로 거주지를 옮기면 등록하시겠다는 말씀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어제 권사님이 주신 식혜가 있어서 들고 갔습니다. 식혜는 참 좋은 연결고리였습니다. 다녀온 후 내린 결론은 ‘참 잘 다녀왔다’입니다. 그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렸던 집사님은, 다음 주 정도는 예배에 참여하려고 했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걸 성령님의 감동과 인도 하심이라 말씀하던데 저는 쑥스럽습니다. 허나, 그냥 해버릴 수 있도록 무모한 힘을 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 최종원 교수는 다섯 가지 인생 교훈을 가르칩니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라.
하나같이 금쪽입니다. 알고 보면 저는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는 첫 번째 교훈을 실행했습니다. 이걸 세상은 ‘Just do It’이라 말하고, 신앙은 ‘믿음’이라 말하며, 성경 누가복음 9장 62절에서는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하십니다. 모두 ‘Just do It’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해본 사람은 적어도 “해볼걸”이란 후회는 안 합니다. 안 해본 사람은 “해봤어!”는 못합니다. 사람은 안 해본 것은 후회하고 해봐야 후련합니다. 그러나 모든 해봄의 결과가 후련하진 않습니다. 때론 하지 말걸, 가지 말걸, 그냥 있을 걸이란 생각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해봤기 때문에 가지는 추억입니다.
항상 쓰는 열쇠는 빛납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습니다. 머뭇거리지 않는 사람은 하지 않았다는 후회가 없습니다. 자, 뭐든 해봅시다. Just do it.
첫댓글 오늘 하루는 JUST DO IT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