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42
항상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고통스러운가?
무지개는 어디서 끝나나,
당신의 영혼에서인가 아니면 지평선에서인가?
하늘은, 자살들을 위해서는,
한 보이지 않는 별일 것인가?
유성이 거기서 떨어지는
그 철의 포도밭은 어디일까?
(-파블로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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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제가 쓴 시입니다.
책 읽는 이유와 네루다
초등학교 무렵 책과 담을 쌓았다
읽을 책이 주변에 없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다이제스트 세계 명작을
손에 들어오게 되면 읽었다
고등학교에 몸을 담고서는 폼 잡으려고
또래가 잘 읽지 않는 책들을 골라 읽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사회과학 책을 함께 읽었다
사상을 흐트러뜨리는 책들은 금서였다
소설가를 지망하던 세월 소설책만 읽었고
출판사 재직 시절 관련 책만 읽었다
백수로 자유롭게 책을 읽던 어느 날
북한산에서 다리가 똑 부러진 뒤
궁극의 질문을 갖고 책을 보았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파블로 네루다의 질문을 더는 필사하지 못하겠다
내 궁극의 질문에서 너무 비켜 서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 질문이 매일 싹처럼 올라오는 삶
내 질문에 내가 충실해보련다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세상에 그런 질문도 있다는 것 알려준
파블로 네루다여,
진심으로 고맙다
끝까지 필사는 못 해도
마저 다 읽을 것이다
Se lo agradezco(셀 로 아그라데쓰꼬)
(-김서정)
(시 그대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