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부처님인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범어사 최고의 법당인 보물 제434호, 대웅전입니다. 임진왜란 이후 유행했던 전형적인 다포식 맞배 건물로 범어사 국가지정건축문화재4가지 보물 중 하나입니다. 임진왜란 후 1602년, 선조 35년에 관선사가 법당이란 이름으로 재건하였으나 곧 불타 버린 후 광해군6년, 1614년 묘전 화상이 중건하였습니다. 기단의 명문에 따르면 현 건물은 1658년 이건 및 중창 후 1680년, 숙종 6년에 도대목(都大木)인 조헌 스님 등이 대웅전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단 동쪽 끝 면석에 ‘강희 19년4월’이라고 새겨져 있어 1680년, 숙종 6년에 건립되었음을 재확인하여 주고 있습니다. 전각 내의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은 1661년, 현종 2년에 조각승인 희장이 조성한 보물 제1526호입니다.
가람의 중심에 위치한 주불전인 대웅전의 ‘대웅’이란 법화경에서 언급된 ‘크고 위대하다’는 의미를 가진 부처님의 덕호 이며 사마(四魔)에게 항복을 받아 낸 큰 영웅이라고 한데서 유래했습니다. 따라서 ‘대웅전’이란‘위대한 성자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놓은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대웅전은 범어사의 가람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으며 중앙인 수미단 위에는 현세불인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과거 제화갈라보살을, 우측에는 미래에 오실 미륵보살을 삼세불을 모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앉는 자리 위에는 용, 선녀, 학 등 정교하고 화려한 닫집 장식이 꾸며져 있어 위엄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삼세불의 후불 탱화로 1882년 수룡당 기전 스님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도 영축산에서 제자와 신도들에게 묘법연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표현한 부산시 유형문화재 67호 ‘석가영산회상도’ 불화가 걸려있습니다. 벽면에는 동방 약사삼존도, 서방 아미타삼존도, 관음보살도, 혜가단비도 등 벽화 14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삼세불은 시간을, 벽화 동방 약사삼존도와 서방 아미타삼존도는 공간을 나타내어 시공을 초월하여 물고기로 상징되는 모든 중생들을 구원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범어사 대웅전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정교한 건축 기술이 동원된 조선시대 불교문화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힙니다. 손으로 깎아 만든 주춧돌과 기둥 위 창방과 평방의 역동적인 짜임에서 한국의 전통 목조 건축의 구조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웅전 기둥에는 동산 스님이 금강경 오가해 중 야보(冶父) 스님의 삼세불 찬탄게송에서 발췌하여 쓰신 마하대법왕(摩訶大法王, 거룩하고 위대하신 진리여), 무단역무장(無短亦無長, 짧지도, 길지도 않으며), 본래비조백(本來非皂白, 본래 모습이 검지도 희지도 않고), 수처현청황(隨處現靑黃, 인연에 따라 청으로 황으로 나타나네)의 4개 주련이 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