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의 강자는 담쟁이 너였다.
작은 벌레가 나타나고, 모기 한 마리가 설치고, 그리고 그것을 잠 재운 거미와 거미의 대적 할 수 없는 거미줄, 그리고 말 없이 나타났던 사마귀.
나는 사마귀와 거미와의 싸움이 베란다 전쟁의 독재자를 선정하는 마지막인 줄 알았다.
그것은 기우였다. 전혀 예상 밖의,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그 녀석이 나타난 것이다.
버려진 화분이 흙이 모라자면, 공터에서 흙을 채웠는데, 거기서 녀석의 뿌리가 화분에 따라 온 모양이다.
담쟁이 넝쿨! 그 대단함은 혀를 내둘러도 모자랄 지경이다.
성장 속도는 물론, 베란다의 모든 화분을 압도하고 있다.
지금은 천장을 향해서 맹렬한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
도대체 그 생명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아무리 우리가 필요 없는 생물을 거부하고 몰살 시켜도 어김 없이 그들은 스스로 버티고 있다.
지구에서 제일 잘 난 사피엔스는, 지구 상에서 탄생한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생물이 될 것이다.
사피엔스의 미래는 태어나서 십만년을 살아왔지만, 다른 생물군에 비하면 엄청나게 짧은 것이다.
지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고 가장 짧게 살아온 생물이라고 지구의 역사는 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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