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마음에 박힌 못 하나(1) (곽금주著, 쌤앤파커스刊)
지난 이야기는 “재미있는 회사 생활을 위해”였습니다. 회사생활을 재미있게 하려면 첫 번째 덕목은 “양보와 역지사지”가 아닌가 합니다. 이는 회사 생활뿐 아니라 살아가는 일상에서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오늘은 책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50대 중반의 여교수님께 앙증맞다고 표현하면 실례인 것이 분명하지만 150Cm, 39Kg의 가수 박정현같이 곽금주교수님은 앙증맞게 키가 작고 가녀린 몸매를 지녔다. 프롤로그를 “키와 성공의 상관관계연구” 이야기로 시작한 곽교수님의 “콤플렉스”는 작은 키 인 듯하다. 지금부터 앙증맞은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기로 한다,
혈액형에까지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인간의 “나”를 알고자 하는 욕망은 집요하다. 이 책은 외면하고 싶은 즉, 콤플렉스를 통해 “나”를 알아보고자 썼다. 아픔 없는 인생이 없듯 콤플렉스는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처럼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다. 그렇다고 콤플렉스가 없다고 생각하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노력인지 모른다. 그보다는 잘 들여다보고 다독이면서 끌어안고 사는 것이 건강해지는 삶일 수 있다. “내 콤플렉스는 이것이다”라고 인식할 때 더 이상 마음의 못이 아니게 된다.
1. 다이아나 콤플렉스(Diana Complex); 남자 혹은 전사가 되고 싶은 여자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일에 헌신하고 매사 똑 부러지며 남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즐기는 소위 “빡센”여자 상사를 만나게 된다. 이들에게 “좋은 게 좋은 것”이란 개념은 애초에 없고 부하에게는 물론 상사에게조차 살갑지 않다. 도대체 왜 저럴까? 남자처럼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성들이 무의식적으로 남성적인 속성을 따라하려는 경향을 다이아나 콤플렉스라 한다. 키 크고 사랑스러운 여신인 다이아나는 엉뚱하게도 “사냥의 신”이다. 어느 날 사냥을 마친 다이아나를 악타이온이란 그리스 왕자가 훔쳐본다. 다이아나는 화가나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변하게 하여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죽게 만든다. 남성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고 타인이 자신의 삶을 침해했다는데 혐오감을 느껴 자신의 권력으로 남성을 제압한 것이다.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혜택을 누리려면 남성이어야 하는데 여성이기에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다.
2. 트롤 콤플렉스(Troll Complex):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불평과 불만
투덜이 스머프는 80년대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가 낳은 불세출의 캐릭터로 시종일관 찌푸린 얼굴로 한마디만 한다. “난 싫어!” 주변을 살펴보면 한 두명은 필히 있다. “그게 되겠어?” “귀찮게시리”하며 툴툴대고 동료 직장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반성은 없고 주위에 대한 불만은 많다. 부정적 인생관을 갖고 있어 불평과 짜증을 내며 주위에 나쁜 인상을 주어 결국 고립되는 성향을 트롤 콤플렉스라고 한다. 트롤은 스칸디나비아 신화에 등장하는 망나니로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괴롭히고 불행을 주는 신화적 존재이다.
3. 시지프스 콤플렉스(Sisyphos Complex): 의미 없는 노동이 우리 삶에 주는 것들
시지프스는 그리스 도시국가 왕이었으나 신과 사람을 속이는 교묘한 사기꾼 기질이 있었다.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죽음의신 타나토스를 보냈으나 타나토스까지 속여 세상이 혼란에 빠지자 격노한 제우스가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를 보내 잡아온 후 내린 형벌은 커다란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면 다시 굴러 떨어지게 만든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 없이 일을 반복해야 하는 “의미 없는 노동”이었다.
4. 파우스트 콤플렉스(Faust Complex): 정상에서 맛보는 권태로움
그것만 이루면 ,거기까지만 올라가면 모든 것이 잘될 것 같고 만족스러울 것 같았지만 보상도 기대만큼 흡족한 것이 아니다 .뭔가 허전해 목표를 만들고 도전하여 성취한 이후의 기쁨은 잠시뿐 뭔가 허전하다. 지루하고 반복되는 환경을 심신이 이겨내지 못하고 뭔가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되는 현상을 파우스트 콤플렉스라 한다.
15세기말 요한 게오르그 파우스트박사는 철학, 약학, 법학등 세상의 모든 지식을 터득했지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절망과 환멸을 느낀 나머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권력과 지식을 얻었다. 이후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렸으나 악마에게 벋어나지 않는 이상 자유롭지 못함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이룬 파우스트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듯 무료함을 잊기 위해 유혹에 빠질 수 있다.
5. 휴브리스 네메시스 콤플렉스(Hubris Nemesis Complex): 오만함이 신의 경지에 이른 독재자들
네메시스는 “눈에는 눈”으로 되갚아주는 복수의 신으로 신들에게도 죽음을 내릴 수 있는 능력으로 제우스도 두려워할 만큼 권력이 있었다.
소설 “모비딕”의 주인공 에이허브 선장은 극단적이고 자기중심적 인물로 모비딕을 죽이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자연의 법칙도 이길 수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과 허황된 믿음을 가진 인물이다. 결국 선원 모두를 죽게 했으며 자신도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자신을 전능하다고 여긴 자의 허망한 최후이다.
휴브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자신을 신과 같다고 여기며 행동하다가 오히려 신과 인간에게 거부당하고 벌을 받게 되는 오만한 인간의 성향을 가리킨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오만해지기 쉬운 터라 주로 지도자들의 야망이 지나쳐 자신의 힘과 권력을 남용하여 신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신들은 네메시스를 보내 벌을 준다.
6. 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Prometheus Complex): 아버지에게 반역하는 知的 반역자들
기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에 갈등이 없을 수 없고 발전하려면 고통을 감내할 각오도 있어야 한다. 이전의 인간들은 빛이 없는 동굴 속에서 개미처럼 살다가 프로메테우스에게 학문을 배워 이성을 갖고 예술을 영위하기 시작했는데 그 매개체는 불이었다. 프로메테우스는 강가의 진흙으로 인간을 만들고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해 신들에게만 허락된 불을 인간에게 주었다. 인간을 너무 편애했기에 제우스는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았는데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몰래 인간에게 불을 갖다 준다. 격노한 제우스는 그를 절벽에 묶고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게 하는 벌을 준다.
7. 메데이아 콤플렉스(Medeia Complex):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는 엄마들
메데이아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이자 마법사였다. 아버지를 배신하면서까지 연인인 이아손을 도왔고 두 아이까지 낳았으나 이아손이 두 번째 부인을 맞자 두 번째 부인을 불에 타 죽게 하고 두 아이까지 죽임으로서 이아손에게 고통을 맛보게 한다.
계모와 계부만이 아이를 학대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200명이 넘는 여성이 자신의 자녀를 죽인다. 소극적인 메데이아 콤플렉스는 어릴 적 엄마에게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어쩜 하는 짓이 아빠랑 그렇게 똑같니” “나중에 네 아빠 같은 사람하고는 절대 결혼 하지 마라”
8. 크로노스 콤플렉스(Kronos Complex): 청출어람이 두려운 초라한 가부장
아들에게 내쳐질까봐 두려워 아들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자식이 기어 오를까봐 어릴 때부터 명령하고 소리 지르고 매를 들어가며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는 아버지들은 자식을 사람이 아닌 말 잘 듣는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은지 모른다. 아이가 잘하는데 부모는 왜 좋아하지 않을까? 새로운 지식과 가치관을 배운 아이들이 부모의 권위에 도전할까봐 두려워서다. 크로노스 성향의 아버지는 전 문화권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가부장적 사회에서 많이 나타난다.
9. 카인 콤플렉스(Cain Complex): 인류 최초의 살의, 질투
신에게 외면당한 분노로 동생을 죽인 타인, 동생이 없다면 신의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절박한 희망이 뒤엉켜 있다. 카인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1, 2차 왕자의 난을 통해 아들끼리 서로 죽이는 골육상잔의 비극을 목도해야 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를 갈망한 나머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형제를 미워하게 되는 콤플렉스가 카인 콤플렉스다.
2014.09.29 기술개발실 임순형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