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집 근처에서 맘편히 머리하고 싶지만 마땅한데도 없고, 검증도 안되서 불안코, 엄마 다니는데는 친하지만 도저히 머리 못맡기겠고@@ 해서 알바 마치고 갈 곳을 뒤지던중 일하는 가게 근처에 ****라는 2층3층 미용실에 올라갔습니다. 알바 8시에 마치고 옷갈아입고 8시 조금 넘어서 갔습니다. 근데 잉... 파마한다고 하니 살짝 인상쓰며 3층으로 올라가더니 3분정도 지난뒤 내려와서는 바빠서 지금 안된답니다. 그 사이에 빗자루 들고 지나가는 남자직원은 옆에있던 다른 여자직원이랑 내앞에서 빗자루로 장난치고..일단 안된다고 해서 내려왔지만 잘 내려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가다 하는곳 발견하면 들어가야지 하고...없으면 버스타고 집에나 가야겠다 하고 피프광장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왼편에 미용실이 있어 보니 한군데는 바쁘고 한군데는 청소하는거 같아 그냥 지나치는데 골목사이로 빨간색 간판으로 스티븐헤어젬이 보였습니다.
앗!!!! 부커정에서 본데다. 미용실이 있을자리가 아닌거 같던데 일단 반갑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가봤습니다. 2층이었고 옛날에 책상위에 놓을 미니선풍기 사러 한번 와봤던 곳 근처였습니다.
계단올라가며 보니 8시 30분. 일단 입장. 입구에 헤어젬중독이란 글씨간판이 있고 통유리의 입구였습니다.
아무도 없고 손님1명, 머리에 약칠하는 남자1명 딸랑@@
파마하러 왔다고 하니 10분있다가 파마 해줄수 있는데 늦게 집에 갈수 있냐고 해서 오브콜스 했습니다.
밖이 보이는 유리창가에 컴퓨터가 있어서 싸이질 좀 하다가 옷갈아 입으라 해서 땡땡이 겉옷으로 갈아입고 다른손님 옆에 착석.
뭐할거냐해서 셋팅한다하고 머리를 풀어 보여줬습니다. 사실 상태가 좀 안좋은거 알지만 뭐!
헉@@ 앉혀놓고 이것저것 한 10분은 물어봤습니다. 전에 어떤거 했냐, 집에서 뭐하냐, 뭐는 이래서 안된다,
그냥 계속 고개만 끄덕끄덕이다@@ 그냥 셋팅해주세요 했습니다. 하니 남자왈 반곱슬머리라서 상한거 좀 잘라내면 굳이 셋팅안해도 파마 잘 나온답니다. 사실 제머리가 파마 너무 꼬불하게 나와서 탈인머립니다. 그래서 우드펌인가 하자해서 그러세요 했습니다. 빨리 풀리면 다시 해준다 했고 셋팅보다 상하는게 적다고 했습니다.
우선 머리를 자르고@@ 머리 자르는거 엄청 맘에 들었습니다. 좀 세심, 디테일 하다고 해야하나, 그냥 잘하는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분정도 자르고 옆에 손님 샴푸해야한다고 내머리에 큰 빨간통 들고와서 발라주고 좀 있으라 해서 보그 책 보고 기다렸습니다. 잡지 오랜만에 봤는데 볼게 하나도 없고, 유치하고.
밤이 깊었고, 미용실에는 그 남자 미용사랑 나랑 딸랑 둘. 다리를 있는대로 옆으로 벌려서 나름 열심히 파마를 말아 줬습니다.
미용실에 다른 직원이 없냐고 하니까 공부하러 가고, 데이트하러 갔다고 합니다. 전부 6명인데 그 남자만 남자고, 그 남자 미용사가 원장님이랍니다. 음, 이사람이 스티븐이군@@
지루하게 30분정도 기다리는중, 스티븐씨가 우동 같이 먹을래요? 해서 나 다이어트중이니 건들지 마세요 하니 따뜻한 둥글레차 줘서 마시고 스티븐씨는 저쪽 안보이는 어딘가에서 우동을 드시고@@ 거울 옆에 가격표가 크게 있는데 컷트가 만오천원, 파마는 종류별로 가격이 다양하고 뭐 두개를 같이하면 20%할인이 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머리에 물칠을 한번하고 머리를 풀고 거울앞에 짜잔@@ 항상 하는 셋팅이랑 비슷하게 나온거 같았습니다.
머리 말리면서 또 한 10분정도 어떻게 말려라 뭘 발라라 이러면 안된다하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냥 맘에 들어서 미소 한번 날려주고 옷갈아입고 가방빼고 계산@@ 6만원입니다.
카드 꺼내서 주고, 혹시나 싶어 까페 얘기를 하니@@ 캬악!!!!!!!!!!! 회원이라고 30% 할인해준답니다. 4만2천원 계산.
근데 현금으로 계산해야 할인된답니다. 현금 없다고 하니 계좌번호 적어주며 입금해돌랍니다. OK하고 나오는데@@ 작은달력 줘서 받아왔습니다. 뒤에 50%할인 쿠폰 있는거 확인했습니다.
우왁!!! 나오며 보니 11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그냥 골목에서 택시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8천원, 요즘 택시비가 올라서 못타고 다니겠음 뿡뿡@@
집에와서 방금 꼼꼼이 확인... 맘에 듬. 뭐 발랐는지 좋은 냄새 나고 좋습니다.
나름 꼼꼼히 오늘 저녁 나의 일상을 적어보았습니다. 제가 느낀 솔직한 스티븐 헤어젬의 경험.
1.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계속 나와서 좋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게 내가 찾던 노래도 몇곡 나와서 노래 제목도 알았습니다.
2. 아담하고 조용해서 좋았습니다. 거울이 다른 미용실보다 좀 큰거 같았습니다. 북적거리는거 싫어하는 나한텐 딱!
3. 헤어스타일은 몇일 더 봐야겠지만 머리 자르고 파마할때 세심하고 열심히 하는게 멋있었습니다.
4. 책 다보고 할 거 없어 앉아 있는데 신경안써주고 안에서 밥 먹고 있는거는 좀 아니었습니다.
5. 예약하고 오라고 4-5번은 말한거 같은데, 바쁘면 안하고 올수도 있는건데 계속 했던얘기 또하니까 마지막엔 조금 짜증날뻔 했습니다.
노래를 빌려 표현하면 스티븐 헤어젬 10점 만점에 7.5.
첫댓글 전 서면 장사 장되는 곳 같아서 잘하나부다 싶어서.. 미용실가서 펌했다가 완전 머릿결 장난아닌데 ㅠㅠ 매직할 생각으로 이곳저곳 찾다보니.. 흠.. 여기도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우선 후보로 생각해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