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년 정순왕후는 어린 나이로 즉위한 순조를 대신해 수렴청정에 나선다. 노론 벽파를 두둔하던 정순왕후가 남인이 중심이 된 천주교를 탄압하니, 이것이 신유박해다. 남인 명문가의 장녀이자 천주교도인 정난주는 시어머니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피신하였고, 남편 황사영은 충북 제천의 베론 골짜기에 숨었으나 천주교 부흥을 위한 백서를 북경의 주교에게 보내려다 발각되어 참형 당했다. 이어 정난주와 시어머니는 각각 제주도와 거제도에 관비로 정배된다.
제주도로 귀양 가던 중 사령의 강간의 위기를 피하고 그 사령을 이용하여 추자도에서 갓 돌을 지난 아들 황경헌을 역질에 걸려 죽은 아이로 속이고 추자도에 놓고 갔다. 제주도에 유배 중 호방이 난주를 겁탈하려 하지만 목숨 걸고 반항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난주를 괴롭힌다.
난주는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수양아들 딸로 키우며 종살이를 한다.
제주에 두창이 유행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역병을 앓자, 난주는 지난 날 의서를 읽은 것을 바탕으로 이들을 진료한다. 사또의 아들도 두창에 걸려 사경을 헤매자 난주는 사또의 허락을 받아 환자를 모두 모아 밤낮으로 진료하여 대부분을 완치시키지만 호방의 아들만은 죽는다. 호방은 난주를 소씨 의원의 소실로 보내려고 갖은 핍박을 다하지만 난주는 이에 저항한다.
사또는 난주를 별감댁 거주 사노로 보낸다. 별감은 난주가 하는 일을 적극 도와준다.
신임 사또가 난주를 차귀골 황림에게 보내어 핍박하지만 난주는 황림과 소의원을 설득하여 마을에 구휼소를 설치하고 진료와 구휼에 전념하면서 은밀하게 천주 말씀을 포교한다. 호방은 이를 알고 난주를 천주학쟁이로 몰아세운다. 황림은 난주의 손가락 하나를 절단하고 살아 돌아 올 수 없는 지네굴에 보낸다. 난주는 지네굴에서 소년 연을 만나 살아남는다. 난주는 주위의 도움으로 아들이 있는 추자도에서 66세에 생을 마감한다.
1909년 제주성당의 주임신부 라크루 신부가 추자도를 방문하여 황경헌의 손자인 어부 황우중을 만나 정난주와 황경헌간의 편지첩을 보여준다. 라크루 신부는 정난주 마리아가 제주 땅에 심었던 천주의 소망에 깊이 감명하여 프랑스 전교지 <가톨릭 선교>에 소개했고, 이때 거둔 후원금으로 황우중에게 집과 밭을 사주었다.
조선 말 천주교 박해의 슬픈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다. 은행나무 발간
첫댓글 천주교의 포교의 어려움은 참으로 힘든거 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