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회 풍경 스케치
지난 번에 열린'제 26회 사랑나눔 큰 바자회'는 날씨도 무척 화창하고 좋았다.
교회 마당에 차린 장터에 60 여 여선교회와 여선교회연합회,청장년연합회,청년부
대학부,행복한 가게 등이 함께 팔을 걷어 부치고 참여하여 성황을이루었다.올해
수익금은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 선교사역을 위해 귀하게 사용될 예정이다.이제,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겼던 바자회 풍경 속으로 다시금 들어가 본다. 풍선으로 만
들어 세운 아치문을 들어서면 즉석에서 만드는 먹거리들이 식욕을 자극하며 발
길을 멈추게 한다. 국물 맛이 끝내주는 뜨끈한 잔치 국수.소박한 그 음식을 만들
기 위해 새벽부터 수고한 손길들이 수돗가에 앉아서 국수를 삶고 헹구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그 옆에선 녹두 빈대떡이 먹음직스레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다. 앞
치마를 정갈하게 두른 대여섯 명이 연방 지져내도 채반에는 쌓이는게 없다.국산
녹두를 직접 사다가 불리고 갈아서 만들어내는 수제 명품인데 가격은 저렴하다.
이런 것이 우리교회 바자회의 참맛이다. 뜨끈하게 김이 잘 오른 순대를 분주하게
썰어 내는 권사님들의 손 끝엔 연륜이 묻어있다.푸근하고 맛있다.강원도에서 직
접 가져온 메밀 전병을 프라이팬에다 연신지져내는 모습도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청년들이 준비한 떡볶이는 내부적으로 가격과 이윤,맛을 평가하여 엄선
한 메뉴라 그런지 인기 폭발이다.정갈한 포장 박스에 교회 로고가 들어간 예쁜
스티커까지 붙인 샌드위치는 눈으로만 먹어도 맛있다.아직 새댁 티도 덜 가신
젊은 엄마들이 즉석에서 만드는 잡채는 따끈해서 더 맛있다. 비빔밥,어묵 꼬치,
떡볶이, 꼬마 김밥,소시지구이, 도토리묵, 꽈배기, 호박죽 등도 입맛 따라 맘대
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음식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사탕가게엔 꼬마 손님들의 발
길이 끊이질 않는다. 혹여 목이 마를세라 생과일 주스에 커피, 식혜, 사이다, 콜
라 등 마실 것도 다양하게 갖춰 놓았다. 게다가 지하 식당에서는 얼큰한 육개장
과 구수한 떡국이 기다리고 있으니 먹거리 풍성한 잔칫집이 분명하다. 출출했던
배를 채우고 난후에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을 한다. 정말이지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다. 이번 바자회에는 귀농한 지인들로 부터 구입한 농산물과 회원들이 직접 만
든 식품이 많다. 송이버섯과 표고 버섯의 장점을 다 갖고 있는 송고버섯과 어린
닭이 처음 낳은 초란, 아로니아 분말은 옥천에서 왔다. 충주에서 회원의 친정어
머니가 지어 보내신 고구마와 땅콩, 마늘도 있고, 연산에서 농사지어 온 고구마
도 있다. 참깨,찹쌀, 찰현미는 논산에 사는 지인의 방앗간에서 깨끗하게 손질해
보낸 것이다. 포도식초, 호두, 감식초는 영동으로 귀촌한 회원이 직접 재배하고
숙성시킨 것인데 시중 가격의 절반만 받는다. 땅콩, 옥수수는 모두 흑석리에서
키운 농산물이다. 금방 따서 마르기 전에 먹어야 맛있는 옥수수는 당일 새벽에
삶아서 말랑말랑하고, 땅콩도 밭에서 직접 수확하여 일일이 흙을 털고 껍질째
씻어 말려서 포장해 놓았다. 쑥가래떡은 회원들이 봄에 뜯어 놓았던 쑥을 방앗
간에 가져다주고 만든 것인데,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 아가베 시럽까지 소포장
해서 갖춰 놓았다. 어디 그 뿐인가. 교우들과 이웃들이 함께 먹을 음식이기 때
문에 식구들 끼리 먹을 때보다 더욱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고 했다.그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먹을 것 외에도 여러 품목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의류
와 잡화는 대개 회원들이 직접 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어다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가지런히 잘 정렬된 부스들을 일일이 다 방문하고 인터뷰하는 사이에
가을볕이 사위어간다. 각 선교회 회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의 물결이 내 마음을 휘감는다. 20여 년 동안 같은 품
목을 꾸준히 판매하는 선교회도 있고, 해마다 마땅한 품목을 새로 찾느라 쩔쩔
매는 선교회도 있다.다들 나름대로 애를 많이 쓰며 헌신하고 있었다. 그 모든
노고를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시고 칭찬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교회 바자회에서
는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와서 칭찬하고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우리의 진심어린 봉사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글-김 희재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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