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쳐 드라마 공개에 발맞추어 위쳐 소설 4권도 번역, 출판이 되었네요.
전자책 출판일도 넷플릭스 드라마 공개와 같은 12월 20일로 나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마케팅이랄까요.
아무튼 덕분에 신작 잘 봤습니다.
마지막권은 2020년에 번역된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죠.
1. 게임 > 소설 > 드라마
개인적으로 재미의 순서는 이랬습니다.
2. 드라마와 비교해보면..
우선 소설은 게롤트와 시리 비중이 높고, 예니퍼는 소설과 비교해서 드라마에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예니퍼가 워낙 매력적이고 내용상 중요한 인물이라, 소설에선 찔끔 나오는 예니퍼의 과거를 드라마에서 비중있게 다룬 건 참 잘 한 것 같아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워낙 다양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개연성은 많이 떨어져버렸는데요.
게롤트의 뜬금없는 시리 사랑, 예니퍼와 게롤트의 애증, 마법사들의 대립, 닐프가드의 전쟁 목표... 등등이요.
드라마만큼은 아니지만 소설에서도 별로 독자를 설득할 마음은 없어 보입니다.ㅎㅎ
그래도, 작은 에피소드들 하나하나가 다 재밌고,
시리를 둘러싼 여러 나라, 여러 인물의 욕망이 얽힌 게 나름 짜임새 있고,
중세 유럽을 본딴 분위기, 천구의 결합 같은 배경 설정이 그럴싸하고,
각종 동화와 아서왕 전설 등의 패러디가 쏠쏠하고,
마법사, 일반인 할 거 없이 기어코 잠자리로 데리고 가고야 마는 게롤트의 매력 때문에,
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3. 게롤트는 사실..
가장 먼저 접한 게 위쳐3 게임이기 때문에 소설을 봤을 때 좀 적응이 어려웠던 건 바로,
촐랑대고, 금사빠이면서도, 냉소적인 게롤트였습니다.
말이 진짜 어~~~~~~~엄청 많고, 여자를 어~~~~~~~~엄청 좋아해요.
소설에서의 단델라이언은 박학다식하고 문학적, 음악적 재능이 넘치는 호색한이라, 자기의 지식과 재능, 그리고 인맥을 과시하려는 요량으로 말이 많다고 치겠는데,
게롤트는 모 진보논객의 모두까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의뢰인, 영주, 군인, 산적, 친구, 애인, 심지어 괴물한테 혼잣말까지,
아주 일관되게 빈정거립니다.ㅎㅎ
사실 이 소설의 매력은 그 엄청나게 많은 양의 대화에 있다고 봐요.
헨리 카빌이 모 인터뷰에서, 원작 소설의 팬인데 드라마에서 무겁고 과묵한 게롤트를 표현하는 게 자기에겐 도전적인 일이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헨리 카빌의 대사가 많아질 수록 발연기처럼 느껴지는 건 함정..
4. 트리스는 사실..
소설에서도 트리스는 엄청 비중이 컸군요.
게임에서야 저의 엔딩 여주이지만, 소설에선 시리의 어린시절 잠깐 스쳐가는 이모 같은 캐릭터인 줄만 알았는데,
시리, 예니퍼, 게롤트 관련해서 사사건건 나옵니다.
사건 자체에서 큰 역할을 하는 건 모르겠는데, 이야기가 매끄럽게 흐르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해줍니다.
또 게임에 비해서는 단정하고 차분한 캐릭터로 나오네요.
소설 내에서, 드레스를 입을 때 몸을 안 드러내는 여자 마법사가 거의 없는데 (심지어 드레스 소재가 시스루..), 트리스는 묘사할 때 목까지 단추가 채워진 옷을 입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시려고 하는 귀족들이 있는 거 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외모라는 설정인가봐요.
드라마에서 캐스팅은 뭐 좀 아쉽네요.ㅎㅎ
5. 다른 시간대를 병치하는 구성
이건 드라마만 그런 게 아니라 소설에서도 자주 나오는 방식이었네요.
여러 인물이 각자의 장소, 시간에서 겪는 일들의 기승전결이 비슷한 호흡으로 연출되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6. 번역이 오락가락
지명 이름, 사람 이름 표기가 오락가락 해서 안 그래도 외우기 어려운 이름들이 더 헷갈립니다.
각 챕터마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번역을 맡긴 것처럼 이름의 한글 표기가 달라져서 출판사의 역량을 좀 의심하게 되네요.
그리고 운명이니 예언이니 하믄서 어려운 얘기 나오는 부분은 번역가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 한 채 번역한 느낌도 있었어요.
폴란드어를 영어로 번역하고, 그 영문판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기 때문에 좀 난처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을 것 같긴 해요.
첫댓글 위쳐 재밌죠 번역완결기다리는 빅3입니다 위쳐 다크타워 얼음과불의노래. 위쳐가 드라마빨로 완결가능성 제일 높고 손해보더라도 완결은 내보겠다는 다크타워가 그다음. 원작이 나올생각 안하는 얼불노가 마지막이네요....ㅡㅡ
얼불노는 드라마에서 똥을 싸놔서... 작가의 고민이 어마어마 할 듯요. 아님 돈을 많이 벌어서 오히려 창작욕이 없어졌다든지...ㅡㅡ
위쳐3 400시간은 했을텐데.... 저번주에 완전 새로 시작했어요. 근데 또 너무 재밌는게 문제 ㅠ
저도 드라마만 봐서는 다회차 욕심이 안 났는데, 소설 읽고는 급땡기네요.ㅎㅎ
@Missing Tim 플스로 200시간 정도 한거 같은데... 이번에 플스 팔고 스위치 샀거든요. 근데 지금 스위치판으로 또 살까 고민중입니다. 그 정도로 인생게임 ㅎㅎㅎ
드라마 트리스는 그냥 눈딱 감고 보려고요ㅠ 왕좌게임의 거산사 정도려니 생각하고있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