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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날 어려운 시 쓰시느라고 고생하시는데 잠시 잡문이라도 읽으면서 머리 쉬세요,.ㅋㅋ
몇 년 전에 써 둔 겁니다.>
1. 인천 → 카트만두 (11월 9일)
인천 공항에서 “잘 다녀 오세요” 하며 악수를 청하는 그녀의 배웅을 뒤로하고 오전 9시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의 트레킹을 위해 부푼 꿈을 안고 네팔을 향해 날아 갑니다
상해에서 네팔 로얄항공으로 갈아타기 위해 수속을 밟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경유자에게는 입출국 수속없이 면세구역내에서 비행기를 갈아 탈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데 상해에서는 출국수속을 하고 나갔다가 다시 입국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하네요. 아마도 공항이용료 징수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지독한 사람들이지요?)
입국 심사 관리직원에게 경유자라고 설명해도 왜 입국비자가 없느냐고 합니다. 저는 트랜짓 승객이라고 말합니다. 공항직원은 중국말로 저는 영어로 서로 주장하니 의사가 통할 리 없습니다. 대충 그렇게 알아듣는 거지요. 조금 실랑이를 하는데 영어가 통하는 공항직원이 오길래 네팔로 가기 위해 경유하는 중이라고 겨우 설명했더니 맨 끝으로 오라고 합니다. (근데요 우리는 네팔이라고 발음하지만 영어로는 니팔로 발음합니다. 대화시 참고하시구요^^)
약간의 불편함 끝에 출국장으로 나가 네팔항공 카운터로 가니 이게 웬일? 2시간 후 비행스케줄에 맞추어져 있었던 탑승시각이 7시간이나 연착한다는군요. 흠~ 그래도 고대하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통행세라 여기고 느긋함을 가져 봅니다. 그 덕에 다행히 인천공항에서 산 “아름다운 열매” 월간지 한권을 다 읽을 기회를 가집니다. 허리가 꼬이고 지루한 시간이지만요^^.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다음날 새벽 2시입니다. 카트만두는 공기오염이 심각해서 코를 막아야 할 정도이지만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는 나라이니 이해해야지요. 카트만두에서 제일 시설이 훌륭하다는 하이얏트 호텔에서 여장을 풉니다.
여독이 있기도 했지만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든 잠은 잘 자는 편이기에 지친 몸을 편히 쉬게 합니다.
2. 카트만두 → 포카라 (11월 10일)
아침에 간접적으로 김옥희(네팔을 여덟 번이나 방문한 네팔 전문여행 아지매)씨를 통해 알고 있던 현지인 가이드 삼툭 라마를 만나 반갑게 악수를 합니다.
오늘은 포카라까지만 가면 되므로 시간이 남아서 오전 중에는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 스와얌부나트(외국인들에게 몽키템플로 더 알려진 곳)를 방문합니다. 세계문화유산 치고는 관리도 허술하고 볼품 없지만 그냥 한번 돌아 볼 만 합니다. 사원 곳곳에는 원숭이들이 득실대는데 먹을 것을 손에 쥐고 구경 다니다간 원숭이한테 봉변을 당한다고 합니다.
카트만두에서 제일 오래된 한국식당 ‘아리랑’에서 점심을 먹은 후, 네팔 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살펴볼 겸 그 나라의 산하를 감상하기 위해서 포카라까지 버스편으로 갑니다.
버스가 카트만두 시내를 벗어나자 가파른 산을 깍아서 만든 계단식 논, 밭과 그 위에 조그많게 지어진 집들이 보입니다. 개간으로 나무들이 없어져서 산들이 조금은 황량하게 보이네요. 계곡 옆으로 나 있는 도로 가에는 공사용 자갈로 팔기 위해 커다란 돌을 일일이 망치로 잘게 부수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일하며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 삶의 힘겨운 무게가 느껴집니다. 산과 산 사이의 좁은 들판엔 가을 추수가 거의 끝 나갑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인네들이고, 추수는 탈곡기가 아니라 포크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은 기구에다 벼를 두드려서 터는 방법으로 하고 있네요. 사람은 많고 일자린 없으니 인력활용을 그렇게 라도 해야 할거 같고 아직 형편이 넉넉지 않아서 현대적인 추수기구를 사용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일하다 쉬는 중간에 참을 먹으며 논두렁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정겨워 보이고 또 우리네 시골의 옛 모습과 다를 바 없어서 미소짓게 합니다. 경지정리 안된 논두렁은 꾸불꾸불하게 산자락을 따라 이어져 있고 추수가 끝난 논의 논두렁엔 소녀가 풀을 깍고 있습니다.
포카라로 가까이 갈수록 들판은 넓어지고 사람들의 생활이 여유
로워 보이며 나무들도 열대 우림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큰 산들 사이로 흐르는 강을 따라 그 옆으로 길이 나 있고 버스는 그 비포장 도로위를 먼지를 날리며 달립니다. 한참을 가니 계곡으로 떨어진 버스 한 대가 보입니다. 아찔하고도 안타깝네요. 아마도 사망자가 있었을 거 같습니다.
땅거미가 낄 무렵 포카라에 도착합니다. 너른 들판에 듬성듬성 흩어져 있는 집들에서는 어둠 속으로 흐린 불빛이 흘러 나오고 있어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마치 우리의 시골 고향집을 찾아가 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삼툭 말이 열흘전에 마오이스트들의 공격으로 경찰서가 불타고 9명이 사망했다는 군요. 으스스합니다. 초라한 거리 곳곳에는 총을 든 군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방이 육안으로 안 보일 정도로 어두어 져서야 포카라의 호텔에 도착합니다.
지하 뷔페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반주 한잔을 합니다. 술기운을 빌어 일찍 잠자리에 들려 하려는데 몸이 이상합니다. 히말라야에 대한 예의를 갖추느라고 출발 전날 목욕재계를 한 것이 감기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밤새 고열로 끙끙 앓으며 히말라야 입산신고를 제대로 합니다.
3. 포카라 → 좀솜 (11월 11일)
아침에 일어나 열감기로 인해 무거워진 머리를 손으로 만지며 건물 밖의 정원으로 나옵니다. 우와~ 정말 멋진 풍경입니다. 포카라 교외에 있는 풀바리(Pulbari. 현지 언어로 ‘꽃이 많다’ 라는 뜻인데 호텔이 있는 곳의 지명이기도 함) 호텔인데 주변의 경치가 끝내 줍니다. 고원 위에 지어진 호텔인데 멀리 리아시스 식으로 융기가 돌출된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로 폭포가 보입니다. 정원의 넓이도 어느 공원 못지 않게 넓고 호수와 산책로 사이에는 꽃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이쁘게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연인들께서 포카라로 가신다면 물론 네와 호수 주변에 멋진 호텔들이 많지만 전 이 곳을 추천하고 싶네요.(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중 하나임) 산책하기도 좋고 주위의 경관이 정말 훌륭합니다.
정원 감상도 잠시, 아침식사를 마치고 떠나기 아쉬운 마음으로 서둘러 포카라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9시 30분에 좀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거든요.
이른 시간에 공항에 도착하여 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비행기가 하나도 이륙을 안 하네요. 삼툭이 알아보더니 좀솜 지역의 짙은 안개로 인해서 이륙이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골의 철로 역사 같은 공항 옥상에 올라가 기다리기로 합니다. 3대의 비행기가 시간표도 없이 좀솜을 오가며 등산객들을 실어 나르는데 우리는 세 번의 왕복 끝에야 갈 거 같습니다.
원래 좀솜으로 가는 비행기는 좀솜 지역의 거센 바람 때문에 오전 10이전에 이륙해야 좀솜 공항에 착륙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오늘은 11시까지도 비행이 가능하고 우리까지는 실어다 줄 모양입니다. 언제 출발할지 모르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옥상의 휴게실에 앉아 있으니 감기는 더워진 날씨덕분으로 좀 가라 앉습니다. 아열대 기후라서 그런지 일단 해만 뜨면 날이 더워지더군요. 드디어 열한시가 다 되어서 마지막으로 우리를 태울 비행기가 활주로로 들어옵니다. 반갑더군요.
근데 이 비행기... 16인승 소형 경비행기인데, 장난이 아닙니다. 경비행기를 탈 때마다 다시는 타지 말아야지 합니다만 어쩔 수 없이 또 타게 되네요. 처음엔 히말라야 산 밑의 고산들과 거기에 밭떼기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더니 계곡 골짜기에 접어들자 좌우 상하로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참고로 좀솜 갈 때에는 오른쪽 창가에 앉는 것이 히말라야 산군을 볼 수 있어서 전망이 좋습니다.) 좀솜이 가까워지자 조종석 앞 유리창으로 영화 스크린처럼 다울라기리 봉의 웅장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장관이더군요. 근데 그 다울라기리 봉을 마주 보며 비행기가 거의 수직 상승하기 시작하자 이젠 비행기의 요동으로 혹시 죽지나 않을까 하는 방정맞은 생각이 들고 오줌까지 찔끔 나오려 합니다. 앞좌석 등받이를 잡은 손엔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군요.
짧은 활주로에 비행기가 내려앉자 마자 얼른 내립니다. 문을 내려서니 부는 바람이 보통이 아닙니다. 기운이 없는 사람이라면 여지없이 날아 가 버릴 거 같더군요.^^
카고백을 찾아 태백산 철길의 승부역 같은 공항건물을 나오니 쿡과 포터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서 공항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가 라면과 햇반으로 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트레킹 하는 길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차량 통행도 가능 할 정도로 넓고 길가에는 전신주도 서 있습니다. 올 봄까지만 해도 촛불을 켜고 지낸 것으로 아는데 그 사이에 전기가 들어왔고 그 공사 때문에 길이 넓어졌나 봅니다.
주변엔 나무도 거의 없어 삭막한 가운데 길을 가니 강바닥에서 불어온 모래 바람으로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리어 강도 같은 모습으로 윈드자켓을 입습니다. 그래도 왼쪽으론 닐기리봉, 오른쪽으론 다울라기리봉의 거봉 들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서 가슴 뿌듯합니다. 길은 산밑으로 길게 나 있었고 빙하가 녹으며 밀려 내려온 토사들로 메워진 계곡의 강바닥은 굉장히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 강바닥으로 건기의 강물이 몇 줄기 내를 이루어 흘러갑니다.
말파를 지나자 갈수록 나무가 많아지고 푸른 숲이 강변을 따라 무리지어 있어서 경치가 괜찮아 집니다. 이 경치를 놓칠 수가 있나요. 마침 뒤 따라 오는 인도 젊은이들에게, 넘어 가는 해에 의해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닐기리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을 부탁합니다
서너 시간 걷고 나니 좀 출출하군요. 배낭에서 군오징어포를 꺼내서 질겅질겅 씹으며 걷습니다. 걸음걸이 좋은 서양 청년들이 먼저 지나치며 무엇을 그리 맛있게 먹나 궁금한 듯 쳐다봅니다.
‘오징어포라고 먹어 봤을라나’
오늘 저녁은 투크체에서 묵기로 하였는데 좀솜 도착 시간이 늦은 관계로 발걸음을 서둔 끝에야 5시30분에 숙소에 도착합니다. 숙소는 사과나무 밭의 한가운데에다 돌과 세멘트로 지어진 2층 건물인데 마음에 듭니다. 2층에다 방을 정하고 피곤함에 잠시 나무 침상에 누어 봅니다. 30여분 정도 늦게 도착한 포터로부터 카고백을 받고서 짐을 푸는데 키친보이가 따끈한 밀크티를 가져다 줍니다. 그 덕에 갈증도 풀고 따스함으로 추위도 조금 가셔집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까지 구비 된 방은 히말라야 트레킹중의 롯지로서는 정말 최고 수준입니다. 유리창 밖으로는 사과나무 과수원이 내려다보이고 주변 산의 전망도 괜찮습니다.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에 방 앞의 테라스에 나가니 지는 저녁 노을에 비추이는 닐기리봉의 순백으로 덮힌 정상이 코앞에 멋있게 드러나 있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네팔의 민속주인 창(우리나라 막걸리 비슷합니다만 좀 약하고 신맛이 납니다)과 락시(청주 비슷)를 곁들입니다. 시장했던 탓에 밥맛도 달고 한잔 술에 취하니 안나푸르나의 첫밤이 만족스럽습니다.
<다음 회로>
첫댓글 배꼽만 보여요^^
나두요 ~~ㅋㅋ
고쳤당께로...
악...저두 안나푸르나의 첫밤이 어떨까 느껴보고 시퍼라....
피곤해서 암 생각 없어여...ㅋㅋ
요것도 손꾸락 아프셨겠는 데요 ~~근데요 사진이 사진이 ~~흑흑 안비어요 ~~
다 고쳤수.. 미안.
와~~이제서야 다 읽었네요.....이런 멋진 트래킹은 아니라도 매주 가까운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끝에 사진여 우리네 시골 풍경 같아여
거기 가서 찍은 거유~ ㅋㅋ
카투만두 ~포카라~멋진 여행 행복한 시간 즐감 했습니다. 직접 여행을 하진 못했어도 글로 실감합니다.
시 쓰시느라고 머리 아프실거 같아서 심심풀이로 읽어 보시라고 올렸습니다.^^
꼭 네팔에 여행 온것 같 습니다...다음회를 얼릉 보러 가겠 습니다..감사 합니다.
심심풀이로 읽으세요.
꼭 여행을 온것 같아요.감사해요..
읽으면서 여행의 기분을 느끼시라고 그랬어요. 함께 여행해요.. ㅋㅋ
덕분에 네팔 구경을 합니다. 올리신 기행문 마자 궁굼해 지내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세계 제일의 히말라야 산자락은 한번 밟아 보고 죽어야 할거 같아서 가 봤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