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비행기로 청도국제공항을 출발해 2시간 여 만에 항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항주 방문은 벌써 세 번째. 이번에는 오랜만에 와서인지 낯설기까지 했다. 인천에서 제주도까지 끝과 끝이 한 시간 남짓인데, 중국에서 도와 도를 넘은 것인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새삼 느껴본다. 한국의 경복궁과 중국의 자금성!! 정도의 차이를...
이우는 중국의 절강성 내 작은 도시, 아니 동네다. 그곳에 유명한 푸텐 시장이란 곳이 있다. 푸텐 시장은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동대문이나 청개천 등과 같은 시장이 형성된 곳으로 동대문에 15배 이상 되는 세계적인 규모의 시장이다.
이곳에는 세계 여러 나라 인종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특히 중동 사람을 많다. 그네들은 생필품 생산이 안돼 중국의 저가 생필품을 자국으로 수입한다. 그 외에 일본, 러시아, 유럽인을 비롯해 흑인종도 쉽게 접한다. 이우에는 영어나 중동, 한국과 같은 외국어에 능통한 한족과 조선족 가이드가 많이 상주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인들과 결혼한 가이드(대부분이 여성)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중동 여자들이 두른 천을 많이 둘렸다.
이우 시장은 도매 시장으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샘플을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제품의 수량도 1,000ea에서 몇 십 만개까지 거래가 이뤄진다. 시중에는 이런 제품들이 더 비싸게 팔리다 보니 업체를 가장한 뜨네기 사람들이 싼값에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있어 샘플을 얻기가 쉽지 않다. 샘플을 준다해도 시중가보다 몇 십 배를 더 받기까지 한다.
수원 갈비나 남대문 등의 간판을 내건 한국 음식접들은 이우 시내 페이춘에 많고 장난 스취란 동네에도 약간 모여있다. 가게 주인은 대부분 조선족이고 한국 사람도 더러 있다. 청도에는 한국인 공장이 많이 있다면 이곳은 공장도 있지만 시장조사를 전담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있다.
중국 출장 오기 전 코엑스에서 기프트전(판촉물 전시회)를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던 제품들 중 신선하다 싶은 제품들은 전부 푸텐 시장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이우 제품들 중에 눈에 띄는 제품들은 일본으로 수출된 제품이었는데 일본이 캐릭터나 문구 시장이 크다보니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이 많았다.
이우 시장은 지금까지 총 푸텐 3시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지금 계속해서 4기와 5기 건물을 짓고 있다. 거기에 입주하기 위해 기다리는 업체도 많다. 푸텐 1~3기 시장은 총 5층으로 층별로 동종 업체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4~5층에는 음식점과 소매점이 들어서 있다. 개인적으로 도매시장 바로 윗층에 소매시장이 있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진 않았다. 푸텐 시장 1기는 동대문의 5배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우 시장을 반 달간 돌았지만 시장을 다 보지는 못했다(내가 볼 건 빨리빨리 다 봤지만). 밥만 먹고 걷기만 했는데도 말이다. 영업 시간에 문제가 있었다. 그 전에는 오픈하는 업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9시 반이 넘어야 모든 상점들이 문을 연다. 어떤 업체는 11시가 되도 문을 열지 않는다. 또 4시가 되면 쇠문을 닫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우 시장의 업체들이 오밀조밀 모여있기 때문에 반경 1Km에서 문닫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푸텐 시장을 돌면서 아침과 점심은 중국 음식으로 떼웠다. 한국 음식점이 없기도 했지만 중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 반 그리고 싼 맛 반으로. 난 나의 조선족 직원도 동행을 했는데, 직원은 중국인이지만 나보다 중국식 요리를 잘 못먹었다. 조선의 힘 된장을 좋아한 터라. 어쨌건 둘이 배불리 먹어도 29위엔(환율이 올라 4,118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저녁은 근처 한국 요리(단 두 곳)를 먹었다.
식은 그렇게 하고 숙은 호텔(말이 호텔이지 낮은 수준의 모텔)로 정했다. 처음 간곳은 158위엔(22,000원)으로 두 개의 침대와 한 개의 욕실 그리고 중국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까지. 하지만 우린 절약하기 위해 다른 호텔로(110위엔 - 15,600원) 옮겼고 그곳은 호텔도 오래됐고 물도 오전 10시전까지는 온수가 절수, 저녁 6시가 넘어야 나왔다. 하지만 지내는 대는 불편하지 않다. 이나 나오거나 물이 센다거나 tv가 없진 않다(단 중국 tv라서). 이우는 외지인과 외국인들이 많아서 반경 1Km안에 호텔이 10개가 넘을 정도로 푸텐 시장 근처에 호텔급 모텔이 가득하다.
이우의 날씨는 지금 정도면 웃통을 벗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참고로 이우는 올림픽이 열리는 상해에서 버스로 4시간 거리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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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를 가면 그 나라의 불륨과 그네들의 빠른 경제 성장, 외자 기업에 대한 유치 경쟁 등을 비롯해 한국의 60~70년대와 2008년이 공존하는 중국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고도 성장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미개한(?) 교통문화와 낙후된 서비스 의식. 15억의 통제 불가능한 인구가 원인일 수도 있겠지요. 성장과 발전의 기로에 선 중국의 고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관망해 봅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 중국에 발을 들여놓은 4년 전 중국과는 분명 많이 변했습니다. 한국에서의 10년, 아니 그 이상의 변화를 보았고 4년 동안의 변화가 중국의 힘이 아닐까, 혹은 고속열차를 탄 중국에 대한 순수한 개인적인 바람일수도...
혹시나 궁금하거나 이우라는 곳을 가게 된다면 도움이 될까 해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이우라는 곳을 가게 되더라도 제가 가이드는 괜찮은 사람으로 소개해 줄 수도 있구요. 이우는 견식을 높이기 위해 한 번 정도는 다녀올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푸텐시장의 규모는 TV에서 몇번 봤는데 정말 장난아니던데요. 거기 계시다니...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