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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인칠단(毁人七端)
남을 헐뜯는 데 일곱 가지 단서가 있다.
毁 : 헐 훼(殳/9)
人 : 사람 인(人/0)
七 : 일곱 칠(一/1)
端 : 끝 단(立/9)
남을 베고 찌르는 말이 난무한다. 각지고 살벌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언어의 품위가 어쩌다 이렇게 땅에 떨어졌나 싶다. 칠극(七克) 권6의 '남을 해치는 말을 경계함(戒讒言)' 조를 읽어 본다.
毀人有七端.
남을 헐뜯는 데 일곱 가지 단서가 있다.
無故而露人陰惡一.
까닭 없이 남의 가려진 잘못을 드러내는 것이 첫째다.
喜聞二.
듣기 좋아하는 것이 둘째다.
無故而傳, 傳而增益三.
까닭 없이 전하고, 전하면서 부풀리는 것이 셋째다.
誑証四.
거짓으로 증거 대는 것이 넷째다.
不許陰善五.
몰래 한 선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다.
消明善六.
드러난 선행을 깎아 없애는 것이 여섯째다.
以善爲惡七.
선을 악이라 하는 것이 일곱째다.
其害俱等.
그 해로움은 모두 같다.
남을 비방하려고 잘못을 부풀리고, 과장해서 보태며, 거짓으로 증거 대고, 좋은 점을 깎아내려,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한다. 한번 이 덫에 걸리면 헤어날 길이 없다.
귀 기울일 만한 짤막한 잠언 몇 구절이다.
造毁者如豕. 置足焉卽置口矣.
비방을 지어내는 사람은 돼지와 같다. 발을 두어야 할 곳에 입을 두기 때문이다.
毀人者如蛇. 面之畏而避, 背之進而噬. 蛇曲行, 毀人者亦然. 始作好言, 掩其妬志, 以取人信. 訖加惡毀, 汚人善聞.
남을 헐뜯는 사람은 뱀과 같다. 마주 보면 두려워 피하면서, 돌아서면 나아가 문다. 뱀은 구불구불 간다. 남을 비방하는 사람도 한가지다. 처음엔 좋은 말을 하면서 질투하는 마음을 가려 남의 신뢰를 얻고, 나중에는 못된 훼방을 더해 남의 선한 소문을 더럽힌다.
毀人者虐於毒蛇. 蛇一齕, 傷一人. 毀者一言, 傷三人. 己一, 聞者一, 受毀者一.
남을 헐뜯는 사람은 독사보다 해롭다. 뱀이 한번 깨물면 한 사람이 다치지만, 헐뜯는 자는 한마디 말로 세 사람을 다치게 한다. 자기 자신이 하나, 듣는 자가 하나, 헐뜯음을 당하는 자가 하나다.
造毁者, 掩人之顯德, 使人疑之, 不復慕之. 計人之隱匿, 令人見之, 又惑以從之.
비방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남의 드러난 덕을 가려 남이 의심하게 만들어서 다시는 그를 사모하지 못하게 한다. 남이 감춰둔 것을 가늠해 다른 사람이 보게끔 하고 또 미혹시켜 이를 따르게 한다.
훼인칠단(毁人七端)
毁人人亦毁(훼인인역훼)
忘物物俱忘(망물물구망)
我善人人善(아선인인선)
我强物物强(아강물물강)
남을 헐면 남도 나를 헐고, 만물을 잊으면 만물도 함께 잊는다. 내가 착하면 남도 착하고, 내가 강하면 만물도 강하다.
- 괄허취여(括虛取如, 1720~1789)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한 분은 웃고, 한 분은 울었다. 웃은 분에겐 축하를 보내고, 운 분에겐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그분들이 웃고 울기까지 우리 국민은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서로를 '허는[毁]' 과정이 너무나 낯부끄럽고 수치스러웠으며, 상대는 물론 국민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 또한 양극으로 갈라서서 서로를 욕하고 비난했다.
괄허취여 선사 시대(조선후기)에도 그런 마타도어(흑색선전)는 난무했던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세속을 잊고 사는 선승(禪僧)이 이런 시를 썼겠는가.
훼인칠단(毁人七端)이라는 것이 있다. 1614년 중국 북경에서 선교를 하던 예수회 신부 판토하가 쓴 '칠극(七克)권6' '남을 해치는 말을 경계함(戒讒言 계참언)' 조에 나오는 말이다. 당시 북경에서도 남을 헐고(헐뜯고), 베고, 찌르고, 가르는, 험한 일이 매우 많았던 것 같다. 동서고금,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경계하는 마음은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훼인칠단(毁人七端)은 다음과 같다. "남을 허는 데는 일곱 가지 단서가 있다. 까닭 없이 남의 가려진 잘못을 드러내는 것이 첫째다. (허는 말을) 듣기 좋아하는 것이 둘째다. 까닭 없이 전하고, 전하면서 부풀리는 것이 셋째다. 거짓으로 증거 대는 것이 넷째다. 몰래 한 선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다섯째다. 드러난 선행을 깎아 없애는 것이 여섯째다. 선을 악이라 하는 것이 일곱째다. 그 해로움은 모두 같다(毀人有七端. 無故而露人陰惡一. 喜聞二, 無故而傳, 傳而增益三. 誑証四, 不許陰善五, 消明善六, 以善爲惡七. 其害俱等)."
오늘날에도 똑같이 벌어지는 일들이다. '칠극(七克)' 속엔 남을 허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꼭 새기고 살아야 할 잠언도 많다.
造毁者如豕. 置足焉卽置口矣.
남을 허는 사람은 돼지와 같다. 발을 두어야 할 곳에 입을 두기 때문이다.
毀人者如蛇. 面之畏而避, 背之進而噬. 蛇曲行, 毀人者亦然. 始作好言, 掩其妬志, 以取人信. 訖加惡毀, 汚人善聞.
남을 허는 사람은 뱀과 같다. 마주 보면 두려워 피하고, 뒤돌아서면 나아가 문다. 뱀은 구불거리며 간다. 남을 허는 사람도 그렇다. 처음엔 좋은 말을 하며 질투하는 마음을 가려 남의 신뢰를 얻고, 나중에는 나쁜 훼방을 더해 남의 착한 소문을 더럽힌다.
毀人者虐於毒蛇. 蛇一齕, 傷一人. 毀者一言, 傷三人. 己一, 聞者一, 受毀者一.
남을 허는 사람은 독사보다 해롭다. 뱀이 한번 깨물면 한 사람이 다치지만, 허는 자는 한마디 말로 세 사람을 다치게 한다. 자기 자신이 하나, 듣는 자가 하나, 헐음을 당하는 자가 하나다.
造毁者, 掩人之顯德, 使人疑之, 不復慕之. 計人之隱匿, 令人見之, 又惑以從之.
헐음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남의 드러난 덕을 가려 남이 의심하게 만들어서 다시는 그를 사모하지 못하게 한다. 남이 감춰둔 것을 가늠해 다른 사람이 보게끔 하고 또 미혹시켜 이를 따르게 한다.
대선은 끝났다. 승패는 상관없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그동안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국민의 마음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이제부턴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번과 같은 대선은 앞으로 절대 없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괄허 선사의 이 선시를 가져와 봤다. 참, ‘인인(人人)’과 ‘물물(物物)’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세상을 경책한 선사의 시작(詩作) 솜씨는 절묘하다.
비방과 속임의 피해도 인격 수양의 기회로
남을 비방하는 사람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러나 비방을 받는 사람은 한 번 비방을 받을 때마다 자기를 성찰하여 그릇됨을 바로잡고 내면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 남을 속이는 사람은 복 받을 수 없겠지만, 속임을 당하는 사람은 속을 때마다 도량을 키워 전화위복이 되게 한다.
毁人者不美, 而受人毁者遭一番訕謗, 便加一番修省, 可以釋惡, 而增美.
훼인자불미, 이수인훼자조일번산방, 편가일번수성, 가이석악, 이증미.
남을 헐뜯어 욕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 아니지만, 헐뜯고 욕하는 말을 듣는 사람은 한 번 그러한 비방을 받고 나면, 그 비방으로 인해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경계하여 행동을 삼가하고 마음을 반성해서 차차 잘못이 없어진다. 비방을 받은 원인, 곧 자기의 잘못을 버리고 더욱 수양하여 착하고 아름다운 내면을 얻게 되는 것이다.
欺人者非福, 而受人欺者遇一番橫逆, 使長一番器宇, 可以轉禍, 而爲福.
기인자비복, 이수인기자우일번횡역, 사장일번기우, 가이전화, 이위복.
또 남을 속이는 것은 복 받을 일이 못되지만, 남의 속임수에 당한 사람은 한 번 속고나면 그 속임으로 인해 마음이 굳게 단련되어 활달한 도량과 밝은 기상이 길러진다. 속아서 생긴 재앙을 도량과 기상을 키우는 복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비방과 사기 피해의 당사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인생길에서 때로 그런 봉변을 당할 수가 있다.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그런 봉변조차 자신을 수양하고 인격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면, 이만한 전화위복도 없을 것이다.
▶️ 毁(헐 훼)는 ❶형성문자로 毀(훼)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쌀을 찧어 정백(精白)하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훼)로 이루어졌다. 본래 쌀을 찧을 때 쓰는 토사(土砂)를 뜻했으나 虧(휴)와 통하여 망그러지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毁자는 '헐다'나 '부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毁자는 臼(절구 구)자와 工(장인 공)자, 殳(몽둥이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工자는 절구의 받침대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장인'이라는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렇게 절구와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毁자는 절구통을 깨부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것을 두고 절구가 아닌 밥그릇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해석에는 차이가 없다. 그래서 毁(훼)는 ①헐다 ②부수다 ③제거하다, 철거하다 ④이지러지다(불쾌한 감정 따위로 얼굴이 일그러지다) ⑤무너지다 ⑥감손(減損)하다 ⑦훼손(毁損)하다 ⑧손상(損傷)하다 ⑨비방(誹謗)하다, 헐뜯다 ⑩몸을 해치다 ⑪젖니를 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헐 양(瘍), 부술 쇄(碎),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릴 예(譽)이다. 용례로는 헐거나 깨뜨리어 못 쓰게 만듦을 훼손(毁損), 남을 헐뜯어 비방함을 훼방(毁謗), 절개나 절조를 깨뜨림을 훼절(毁節), 몸에 상처를 냄을 훼상(毁傷), 남의 약점을 들어서 헐뜯어 말함을 훼단(毁短), 일을 짖궃게 훼방함을 훼사(毁事), 헐어서 깨뜨림을 훼괴(毁壞), 남을 헐어서 꾸짖는 말을 훼언(毁言), 헐어서 깨뜨림을 훼파(毁破), 헐거나 부숨 또는 남의 실패를 헐어 말함을 훼패(毁敗), 헐거나 깨뜨리어 버림을 훼기(毁棄), 헐어 망침을 훼멸(毁滅), 몸이 상하도록 죽은 어버이를 사모함을 훼모(毁慕), 남을 비방함과 칭찬함을 훼예(毁譽), 헐뜯고 욕함을 훼욕(毁辱), 다닥쳐서 꺾임을 훼절(毁折), 헐어 내어 걷어 버림을 훼철(毁撤), 어린아이가 배냇니를 갊을 훼치(毁齒), 훼방하여 남을 헐뜯음을 훼자(毁訾), 깨뜨리어 부숨을 훼쇄(毁碎), 너무 슬퍼하여 몸이 바짝 파리하여 짐을 훼척(毁瘠), 남을 깎아 내리고 헐뜯음을 폄훼(貶毁), 깨뜨리어 헐어 버림을 파훼(破毁), 물리쳐 비방함을 배훼(排毁), 때려 부숨을 타훼(打毁), 뒤에서 비방함을 배훼(背毁), 깨뜨려서 헐어 버림을 잔훼(殘毁), 몹시 야윌 만큼 부모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애훼(哀毁), 조정에서 공공연히 비방함을 정훼(廷毁), 침노하여 무너뜨림을 침훼(侵毁), 비방하고 헐뜯음을 저훼(詆毁), 참소하기 위하여 거짓을 꾸미어 남을 헐뜯어 말함을 참훼(讒毁),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남의 나쁜 일이나 추행 등을 드러내어 명예를 손상함을 비훼(誹毁), 시기하여 비난하고 헐뜯음을 시훼(猜毁), 새집이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는 뜻으로 국가나 사회 또는 조직이나 집단이 무너지면 그 구성원들도 피해를 입게 됨을 이르는 말을 소훼난파(巢毁卵破), 기와를 헐고 흙손질한 벽에 금을 긋는다는 뜻으로 남의 집에 해를 끼침을 이르는 말을 훼와획만(毁瓦劃墁), 너무 슬퍼하여 몸이 바짝 마르고 뼈가 앙상하게 드러남을 일컫는 말을 훼척골립(毁瘠骨立), 칭찬하고 비방하는 말과 행동을 일컫는 말을 훼예포폄(毁譽褒貶), 훼방도 없고 칭찬도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훼무예(無毁無譽),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일컫는 말을 명예훼손(名譽毁損), 부모에서 받은 몸을 깨끗하고 온전하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감훼상(不敢毁傷)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七(일곱 칠)은 ❶지사문자로 柒(칠)과 통자(通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두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일곱을 나타낸다. 아주 옛날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는 선(線)을 그 수만큼 한 줄로 늘어 놓고, 다섯 이상은 다른 기호를 사용했다. 그 중 五(오)와 七(칠)과 九(구)는 닮음꼴, 六(육)과 八(팔)과도 닮음꼴로 되어 있다. 일설에서는 七(칠)은 베다란 뜻의 글자를 빌어 쓴 것이며 후세의 切(절)이란 글자를 기원이라 한다. ❷상형문자로 七자는 '일곱'이나 '일곱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七자는 칼로 무언가를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과 금문에 나온 七자를 보면 十자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칼로 사물을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十(열 십)자가 막대기를 세운 그려졌었기 때문에 十자와 七자는 혼동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두 글자의 구분이 어려워지면서 끝을 구부리는 방식으로 지금의 七자를 만들게 되었다. 七자는 본래 '자르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숫자 '일곱'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刀(칼 도)자를 더한 切(끊을 절)자가 '자르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七(칠)은 일곱의 뜻으로 ①일곱 ②일곱 번 ③칠재(七齋;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재) ④문체(文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의 열두 달 가운데 일곱째 달을 칠월(七月), 사람의 일곱 가지 심리 작용을 칠정(七情), 바르지 못한 일곱 가지 견해를 칠견(七見), 그 수량이 일곱이나 여덟임을 나타내는 말을 칠팔(七八), 나이 70세로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뜻의 칠순(七旬), 일곱 걸음에 지은 시를 칠보시(七步詩), 한 줄이 일곱자로 된 한시를 칠언시(七言詩), 일곱 줄로 매어 만든 거문고를 칠현금(七絃琴),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칠전팔기(七顚八起), 유교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의 조건을 이르는 말을 칠거지악(七去之惡), 사물이 서로 연락되지 못하고 고르지도 못함을 칠령팔락(七零八落) 등에 쓰인다.
▶️ 端(끝 단, 헐떡일 천, 홀 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설 립(立; 똑바로 선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耑(단)으로 이루어졌다. 直立(직립)의 뜻이다. 또 음(音)이 斷(단)과 통하는 데서 빌어 자른 끝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端자는 '바르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端자는 立(설 립)자와 耑(시초 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端자의 갑골문을 보면 立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耑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耑자는 잡초의 뿌리와 이파리를 표현한 것으로 '시초'라는 뜻이 있다. 여기에 발을 뜻하는 止자가 더해진 端자는 이파리가 앞으로 곧게 뻗어 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端자는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耑자의 의미가 강하게 남아있어서인지 '시초'나 '끝'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端(단, 천, 전)은 성(姓)의 하나로 ①끝 ②가, 한계(限界) ③처음, 시초(始初) ④길이의 단위(單位) ⑤실마리, 일의 단서(端緖) ⑥까닭, 원인(原因) ⑦막료(幕僚) ⑧예복(禮服) ⑨조짐(兆朕) ⑩생각, 느낌 ⑪등차(等差), 등급(等級) ⑫가지, 갈래 ⑬문(門), 정문(正門) ⑭도대체(都大體), 대관절(大關節) ⑮때마침, 공교(工巧)롭게도 ⑯단정(端整)하다 ⑰바르게 하다 ⑱바르다 ⑲살피다, 그리고 ⓐ(숨을)헐떡이다(천) ⓑ홀(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료(了), 뾰족할 첨(尖), 끝 말(末), 다할 극(極), 그칠 지(止), 마칠 종(終)이다. 용례로는 일의 처음이나 일의 실마리를 단서(端緖), 실마리 또는 일의 첫머리를 단초(端初), 어떤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상태에 있는 것을 단적(端的), 바르고 얌전함을 단정(端正),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음을 단정(端整), 바른 말을 함 또는 그 말을 단언(端言), 바르게 정돈된 모양을 단연(端然), 단정한 사람을 단인(端人), 단정하게 차림을 단장(端裝), 단정하게 앉음을 단좌(端坐), 올바르고 공평함을 단평(端平), 연극이나 영화의 대수롭지 아니한 말단의 역 또는 그 역을 맡은 사람을 단역(端役), 행실이 단정하고 겉모양이 아름다움을 단려(端麗), 바른 뜻을 단지(端志), 단정하고 아담함을 단아(端雅), 단정하고 선량함을 단량(端良), 단정하고 정중함을 단중(端重), 바르고 단정한 행동을 단행(端行), 단정하고 아름다움을 단화(端華), 물건의 뾰족한 끝 또는 시대의 사조나 유행 같은 것에 앞장서는 일을 첨단(尖端), 괴롭고 번거로운 일이나 귀찮고 해로운 일을 폐단(弊端), 일이 일어남 또는 그러한 실마리를 발단(發端), 자기가 믿는 이외의 도나 옳지 아니한 도를 이단(異端), 한 끝이나 사물의 일부분을 일단(一端), 일이 흐트러져 가닥이 많음을 다단(多端), 사물의 맨 끝 또는 조직의 가장 아랫부분을 말단(末端), 맨 끝이나 맨 끄트머리로 몹시 궁하여 여지가 없음 또는 극도에 이르러 어찌할 수 없음을 극단(極端), 떠들썩하게 벌어진 일을 야단(惹端), 수 없이 많은 갈래나 토막을 만단(萬端), 온갖 일의 실마리 또는 여러 가지 방법을 백단(百端), 일의 실마리 또는 사건의 단서를 사단(事端), 구멍 속에서 목을 내민 쥐가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는 뜻으로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 또는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서양단(首鼠兩端), 일이 얽히고 설키다 갈피를 잡기 어렵다는 말을 복잡다단(複雜多端), 일이 많은 데다가 까닭도 많다는 말을 다사다단(多事多端), 일부러 말썽이 될 일을 일으킨다는 말을 고심사단(故尋事端),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다는 말을 필유사단(必有事端), 일일이 가려낼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의 갈피를 이르는 말을 천서만단(千緖萬端), 무릎을 거두고 옷자락을 바로 하여 단정히 앉음을 이르는 말을 염슬단좌(斂膝端坐), 만감이 착잡하게 일어난다는 말을 백단교집(百端交集), 만 가지로 깨닫게 가르치다는 뜻으로 친절하게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만단개유(萬端改諭), 몸 형상이 단정하고 깨끗하면 마음도 바르며 또 겉으로도 나타난다는 말을 형단표정(形端表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