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배불리 먹고 매일 걷는곳
양산천변 따라
음악 들으며
때론 혼자
때론 돌이서
때론 강아지까지 셋이서
살랑살랑 귓덜미에 바람 느끼고
솔랑솔랑 잔잔한 이야기 주고 받고
반짝반짝 밤하늘 별님 달님 눈길 받으며
가는 길에 자전거 풍경도 눈에 넣고
물결에 어리는 불빛도 눈에 담고
풀 내음도 눈에 쌓고
매일 이 길을 기쁨으로 걷는다.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피곤으로 절여 있다가도
길이 끝나는 곳에서는 가벼움, 새털보다 더 가벼움이 다가온다.
걸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깊은 사색에 잠기고
더 깊은 사유 속으로 빠져들고
나중 철학자의 길로 인식되는 곳
바로 이 길
낮은 낮대로 해처럼 살고
밤은 밤대로 달처럼 별처럼 그렇게 살고
해처럼 달처럼 살 순 없을까?
매일 보는 이 풍경
지루하지 않은 것은 내 마음 불빛에 젖어들기 때문이다.
매일 걷는 이 길이
기다려지고 또 기다려지는것은
혼자만의 충만한 시간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아우성대는 사람들과의 단절
이기적인 사람들과의 격리
독일 하이델베르그를 여행할때 철학자의 길을 걸은 적이 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새로운 생각, 새로운 고뇌
그리고 사색와 사유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밤마다 나는 이 길을 걸으며
모든 고통도 떨어내고
모든 반복되는 것, 의미도 없이 굴러가는 것들도 떨어낸다.
요즘 내가 듣고 있는 음악
swing low sweet chariot
짐 핸드릭스의 음악은 마치 아이리쉬송같은 느낌으로
가슴이 철퍽하니 아릿해온다.
점심 먹고와서 아이들이 줄넘기 하러 운동장에 나가고
도서실에 책을 읽으러 나간 빈 교실에서는
Modern folk quartet Live를 듣는다.
아이들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이 작은 시간에
듣는 음악은 꿀맛이다.
오전의 피로를 다 씻어내주는 그 어떤 축제장같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계속하여 이 길을 걸을 것이다.
매일 새로운 음악과 만나고
매일 새로운 바람과 만나고
매일 새로운 물길이 흐르는 것을 만날 것이다.
그리하여 내속에 출렁이는 옳지 못한 것들을
더 선하게 더 고요하게 더 평안하게
품어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늘 밤마다 철학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