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휴식 그리고 집 판교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독특한 유리 외관이 눈길을 끄는 단독주택. 안으로 들어서면 외관과는 다른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이 펼쳐진다. 햇살을 머금은 초록빛 식물과 따스한 원목 가구가 어우러져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사람을 위한 ‘집’을 마주했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초록빛 식물이 가득한 정원이 등장하는데, 거실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이중적인 매력을 지닌 집 근사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 ‘집이란 무엇일까’ 하고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화려한 가구와 소품, 자재들로 고급스럽게 꾸밀 수도 있고 유행을 좇아 트렌디한 컨셉트로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상윤(49)·이경희(47) 부부의 공간을 접한 이후 집은 역시 사람 냄새가 나고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휴식 같은 곳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초록빛 가득한 정원, 곳곳에 자리한 싱그러운 식물들, 옥상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는 채소와 농작물들. 여기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편안한 나무 소재의 가구들까지. 눈에 보이는 미적인 부분만 중시한 집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나무 바닥과 책장, 선반, 가구 등으로 연출해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거실. 가구는 기존의 것을 최대한 활용해 꾸미고 액자나 패턴 쿠션 등으로 포인트를 살렸다. 쿠션은 까사미아, 액자는 온그리드 제품. 바삐 돌아가는 도심의 흔한 주거지역과 달리 판교의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이 부부의 집은 주택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유리 외관이 갤러리나 상업 공간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인테리어 공간이 펼쳐져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과 이질적인 느낌이 나는 게 이 집의 또 다른 매력. 19년 동안 아파트에서만 살던 부부는 조용하고 한적한 판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집은 프랑스의 한 건축과 교수가 설계한 것으로, 부부는 시공 전 설계를 봤을 때 독특한 유리 외관과 기능적 요소가 마음에 들었단다. 특히 집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소통하며 사계절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컨셉트가 좋았다 . 외관과 같은 큰 틀은 건축과 교수가 맡고, 수도 배관이나 전기 공사, 개수대 설치 등의 디테일한 부분은 건축사인 배상윤씨 조카를 통해 진행했다. 가구나 가전제품, 인테리어 소품 등은 기존에 쓰던 것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와 구성했다. 새 제품보다는 가능한 한 있는 것들을 활용하고, 고장이 난 것은 고치고 필요한 것은 만들어 쓰는 부부의 생활 방식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고 부부가 살아온 날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유리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 배상윤·이경희 부부의 판교 단독주택. “집이 정남향에 위치해 채광이 좋고 넓은 정원과 식물, 원목 가구 등으로 인테리어를 해 집에 있으면 항상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특히 외관에 유리벽이 하나 더 있어 소음과 먼지를 걸러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강한 햇빛을,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줘 더없이 좋아요.”
옥상에 마련된 정원. 이경희씨는 이곳을 텃밭으로 활용해 채소나 과일을 기르며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도 한다. 기존 가구로 연출한 내추럴 인테리어 대문으로 들어서면 피톤치드를 내뿜는 식물이 가득한 작은 수목원 같은 정원이 펼쳐진다. 초록이 완연한 식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된다는 이 부부에게 정원은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원을 지나 실내에 들어서면 넓은 거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닥부터 테이블, 책장, 선반, 의자 등 온통 원목 가구로 꾸며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한 분위기가 충만하다.
아이들 방과 부부의 침실로 이어지는 2층 복도. 깔끔한 화이트톤과 나무 소재가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멋이 난다. 나뭇결의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바닥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데, 일산에서 열렸던 건축박람회 때 부부가 직접 고심해서 고른 것이란다. 품질 좋은 원목을 물색하다가 튼튼하면서 자연스러운 멋이 나는 독일산 수제 나무가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됐다. 나무 가구가 주는 편안한 느낌에 그림 액자와 패턴이 있는 쿠션 등으로 포인트를 더한 점도 눈에 띈다. 거실에서 시선을 옮기면 이어지는 주방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원목 가구로 꾸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주목할 점은 다이닝 공간 창가에 마련된 협탁과 주방에 있는 원목 테이블을 배상윤씨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 손재주가 뛰어나 하루 만에 뚝딱 만들었는데, 깔끔한 마무리와 디자인이 꽤나 훌륭하다.
커다란 통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따스한 느낌을 주는 다이닝 공간 또한 원목 가구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시켰다. 2층으로 올라가면 두 아이의 방과 침실이 나온다. 무엇보다 부부의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은 바로 침실에 마련된 욕실. 넓은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시원한 조망 덕분에 휴양지의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이 들고, 큼직한 식물들을 놓아 자연 속에서 목욕하는 듯한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층을 지나 옥상으로 올라가자 햇빛이 내리쬐는 정원이 나타난다. 이경희씨는 이곳을 각종 채소와 과일을 기르는 텃밭으로 활용하면서 자급자족 생활의 기쁨을 만끽하는 중이다. 때로 날씨가 좋을 때는 친구들을 불러 바비큐 파티를 열거나 음식을 준비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깔끔한 화이트톤 상부장과 원목 소재 하부장으로 아늑함이 느껴지는 주방. 테이블은 배상윤씨가 직접 솜씨를 발휘해 제작했다. “옥상 정원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 계속 머물고 싶어지기 때문이죠. 텃밭에서 채소나 과일을 기르며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도 있어요. 잘 자란 농작물로 요리해 먹으며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됐답니다.”
초록빛 식물이 가족을 반기고 따스한 햇살이 집 안에 스며들어 아늑함을 주는 집. 정원을 비롯한 공간 곳곳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내는 이 가족에게 집은 그 자체로 휴식이 돼주고 있었다.
부부 침실은 나무 가구를 놓고 벽을 연두색으로 칠해 자연의 상쾌한 느낌을 살렸다. 액자를 벽에 거는 대신 바닥에 두는 것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하나의 팁. 쿠션과 바닥에 놓은 그림 액자는 까사미아, 침대 헤드에 놓은 그림 액자는 온그리드 제품. 이 집의 백미는 바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욕실. 큰 통창으로 전경을 바라보며 배스 타임을 즐기면 천국이 따로 없다. 1층에 마련된 욕실은 벽돌 벽으로 꾸며 빈티지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세면대 한쪽에는 작은 화초를 놓아 싱그러운 포인트를 더했다. 평소 암벽등반을 즐기는 배상윤씨가 나무 자재를 구해 직접 제작한 공간. 시간이 날 때마다 아들과 함께 이곳에서 암벽등반을 하며 유익한 시간을 보낸다. jQuery(document).ready(function() { if (jQuery("#_article").height() > 470) jQuery("#article_bottom_ad").show(); }); 진행장인화 기자I사진김동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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