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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언무미 면목가증(語言無味面目可憎)
하는 말이 무미건조하고 생김새도 가증스럽다는 뜻으로, 말이 단조롭고 내용이 없으며 생김새도 밉살스러운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語 : 말씀 어(言/7)
言 : 말씀 언(言/0)
無 : 없을 무(灬/8)
味 : 맛 미(口/5)
面 : 얼굴 면(面/0)
目 : 눈 목(目/0)
可 : 가할 가(口/2)
憎 : 미워할 증(忄/12)
출전 : 송궁문(送窮文)
중국에서는 당(唐)나라 이전부터 정월 그믐날에 궁귀(窮鬼, 가난을 가져오는 귀신)를 쫓는 풍속이 있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는 궁귀를 의인화한 '송궁문(送窮文)'을 지었는데, 여기에 ‘어언무미 면목가증’이 나온다.
(...)
주인이 대답했다. “그대는 내가 정말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그대의 벗과 무리들은 여섯 명도 아니고 네 명도 아니며, 열에서 다섯을 뺀 숫자이고 일곱 중에서 둘을 덜어 낸 숫자요, 제각기 주장하는 일이 있고, 사사로이 이름을 내세우며, 남의 손을 비틀어 뜨거운 국을 엎고, 노래를 하며 남의 꺼리는 일을 들추어내었소. 모든 내 얼굴을 가증스럽게 하고, 하는 말을 무미건조하게 하는 것이 모두 그대들의 뜻이었소. 그 첫째 이름은 지궁(智窮)인데, 고답적이면서도 뻣뻣하고 둥근 것은 싫어하고 모난 것을 좋아하며, 간사하고 속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데, 남을 해치고 상하게 하는 짓은 차마 하지 못하오. 그 다음은 이름을 학궁(學窮)이라 하는데, 법도와 명예에 대하여는 오만하고, 심원하고 미묘한 것을 잡아내며 여러 가지 이론들을 높이 들추어내어 신의 기밀을 파악하지요. 또 다음은 문궁(文窮)이라 하는데, 한 가지 능력만을 오로지 추구하지 않고 기괴한 표현을 일삼아 시국에 응용할 수가 없고 오직 스스로 즐길 따름이오. 그 다음은 명궁(命窮)이라 하는데, 그림자와 형체가 달라서 얼굴은 추하나 마음은 곱고, 이로운 일에는 다른 사람들 뒷전에 서고 책임질 일은 남들보다 앞장서지요. 또 다음은 교궁(交窮)인데, 살갗을 부비며 남과 가까이 지내고 마음속을 다 토해 내서 보여 주고 발돋움하고 기다리며 남을 대우하고도 나를 원수 자리에 놓이게 하는 것이오. 무릇 이 다섯 귀신은 나에게 다섯 가지 폐해가 되어 나를 굶주리게 하고 헐벗게 하며, 유언비어를 날조하고 비방을 일으키며 나를 미혹시키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이를 간섭하지 못하오. 아침에 그 행실을 뉘우치지만 저녁이면 또다시 그러하며, 파리처럼 앵앵거리며 날아다니고 개처럼 구차하여 쫓아 버려도 다시 돌아오지요.”
主人應之曰, 子以吾爲眞不知也邪. 子之朋儔, 非六非四. 在十去五, 滿七除二. 各有主張, 私立名字. 捩手覆羹, 轉喉觸諱. 凡所以使吾面目可憎, 語言無味者, 皆子之誌也. 其名曰智窮, 矯矯亢亢, 惡圓喜方. 羞爲奸欺, 不忍害傷. 其次名曰學窮, 傲數與名, 摘抉杳微, 高挹群言, 執神之機. 又其次曰文窮, 不專一能, 怪怪奇奇, 不可時施, 只以自嬉. 又其次曰命窮, 影與形殊, 面醜心姸, 利居衆後, 責在人先. 又其次曰交窮, 磨肌戞骨, 吐出心肝, 企足以待, 置我仇冤. 凡此五鬼, 爲吾五患. 饑我寒我, 興訛造訕. 能使我迷, 人莫能間. 朝悔其行, 暮已復然. 蠅營狗苟, 驅去復還.
그러나 궁귀들은 오히려 안락함을 추구하려는 주인을 깨우쳐 줌으로써 결국 주인은 궁귀들을 상좌에 모시고 살아가기로 한다.
이 '송궁문'은 어려움을 견디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살아가겠다는 작자의 의지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성어는 송(宋)나라 때의 문인 황정견(黃庭堅)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대부가 며칠 동안 글을 읽지 않으면 마음에 의리가 교감되지 않아 거울을 보면 얼굴이 가증스럽게 느껴지고, 남에게 하는 말 또한 무미건조해진다.
士大夫三日不讀書, 則義理不交於胸中, 對鏡覺面目可憎, 向人亦語言無味.
(황정견문집(黃庭堅文集)
어언무미 면목가증(語言無味面目可憎)
하는 말이 무미건조하고 생김새도 가증스럽다는 뜻으로, 말이 단조롭고 내용이 없으며 생김새도 밉살스러운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당(唐)나라 때 한유(韓愈)가 지은 '송궁문(送窮文)'에서 유래되었다. '송궁문'이라는 제목은 궁귀(窮鬼), 곧 가난을 가져오는 귀신을 몰아내기 위하여 지은 글이라는 뜻이다.
이 글은 주인과 의인화된 궁귀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은 궁귀들에게 자신에게서 떠나달라고 하소연한다.
주인은 궁귀들에 대하여 '무릇 내 얼굴이 가증스럽게 보이고 말이 무미건조해진 것은 모두 너희들 탓이다(凡所以使吾面目可憎, 語言無味者,皆子之志也)'라고 잘못을 꾸짖고, 지궁(智窮)과 학궁(學窮), 문궁(文窮), 명궁(命窮), 교궁(交窮)이라 이름하는 5가지 궁귀의 잘못을 일일이 지적한다.
그러나 궁귀들은 오히려 안락함을 추구하려는 주인을 깨우침으로써 결국 주인은 궁귀들을 상좌에 모시고 살아가기로 한다. 어려움을 견디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살아가겠다는 작자의 의지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송(宋)나라 때의 문인 황정견(黃庭堅)의 글 가운데도 '사대부가 사흘이나 글을 읽지 않으면 마음에 의리가 사귀지 않아 거울을 보면 얼굴이 밉살스럽게 느껴지고, 남에게 하는 말 또한 무미건조해진다(士大夫三日不讀書則義理不交於胸中, 對鏡覺面目可憎, 向人亦語言無味)'라는 구절이 있다.
한편, 이 성어는 면목가증으로만 따로 쓰이기도 한다. 조선시대 허난설헌(許蘭雪軒)의 '규원가(閨怨歌)'에 '봄바람 가을물이 베올 사이 북 지나듯, 곱고 아름다운 얼굴 어디 두고 면목가증 되었구나'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의 면목가증은 젊은 시절 곱던 얼굴이 세월이 흘러 아름다움도 시들어 미워졌다는 뜻이다.
▶️ 語(말씀 어)는 ❶형성문자로 语(어)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吾(오, 어)로 이루어졌다. 吾(오, 어)는 서로 말을 주고 받고 하는 일이, 나중에 吾(오)를 我(아)와 같이 나 또는 자신이란 뜻으로 썼고, 서로 이야기한다는 뜻인 때는 말이란 뜻을 나타내는 言(언)을 붙여 따로 語(어)를 만들었다. ❷형성문자로 語자는 '말씀'이나 '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語자는 言(말씀 언)자와 吾(나 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吾자는 '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고대 중국에서는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이렇게 '나'를 뜻하는 吾자에 言자가 결합한 語자는 '나의 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본래의 의도를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자신이 하는 말을 뜻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語(어)는 명사 아래에 붙어 그것이 어떤 말인가를 나타내는 말로 ①말씀, 말, 이야기 ②새, 벌레의 소리 ③논어(論語)의 약칭(略稱) ④기뻐하는 모양 ⑤말하다, 논란(論難)하다 ⑥알리다, 고(告)하다 ⑦발표(發表)하다 ⑧의논(議論)하다, 모의(謀議)하다 ⑨이야기하다, 담화(談話)하다 ⑩대답(對答)하다 ⑪깨우치다 ⑫가르치다 ⑬설명(說明)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언(言),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이 궁하여 답변할 말이 없음을 어색(語塞), 낱말의 수효 또는 낱말의 전체를 어휘(語彙), 말의 한 토막이나 말의 마디를 어구(語句),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어학(語學), 말의 조직에 관한 법칙을 어법(語法), 말의 가락이나 말하는 투를 어조(語調), 낱말이 생겨나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語源), 한 낱말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더는 가를 수 없는 부분을 어근(語根), 훌륭한 학자나 지도자들이 한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을 어록(語錄), 말의 뜻을 어의(語義), 글이나 말에서 낱말의 놓인 차례를 어순(語順),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국민 전체가 쓰는 그 나라의 고유한 말을 국어(國語),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같은 음이나 비슷한 음을 가진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말을 첩어(疊語),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문장의 주체가 되는 말을 주어(主語), 글로만 쓰고 말로는 쓰지 않는 말을 문어(文語), 정도에 지나치게 심한 말을 격어(激語), 동아리끼리 저희들만 알도록 특정한 뜻을 숨겨 붙인 말을 은어(隱語), 남이 못 알아듣게 넌지시 하는 말을 밀어(密語), 거리낌 없이 함부로 말을 내놓음 또는 그런 말을 방어(放語), 새로 말을 만들어 냄 또는 그 만든 말을 조어(造語),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 즉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뜻하는 말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하는 말이 재미없다는 뜻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맛없음을 이르는 말을 어언무미(語言無味),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어불근리(語不近理), 말을 삼가지 않고 함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어불택발(語不擇發), 사람을 부리는 것이 말을 부리듯 노련함을 일컫는 말을 어언여마(語言如馬), 대단하지 아니한 말의 허물을 일컫는 말을 어언박과(語言薄過), 항간의 뜬 소문이라는 뜻으로 저자거리나 여염에 떠도는 소문을 일컫는 말을 가담항어(街談巷語),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제 주제에 당치 아니한 말을 희떱게 지껄임 또는 그러한 말을 대언장어(大言壯語),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터무니없는 말 또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언난어(胡言亂語), 남을 냉정하게 접대함을 이르는 말을 냉어빙인(冷語冰人), 반 권의 논어라는 뜻으로 학습의 중요함을 이르는 말 또는 자신의 지식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반부논어(半部論語),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을 해어지화(解語之花)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味(맛 미, 광택 매)는 ❶형성문자로 苿(미)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未(미)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未(미)는 나무 끝의 가느다란 작은 가지, 잘고 희미하다의 뜻이다. 나무 끝에 여는 과일도 각각 조금씩 다른 데가 있고 미묘한 맛이 난다. 그래서 未(미)를 맛이란 뜻으로 썼으나 나중에 未(미)의 다른 쓰임과 구별(區別)하여 먹는 것에 관계(關係)가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를 붙여서 味(미)라 쓴다. ❷회의문자로 味자는 '맛'이나 '기분', '의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味자는 口(입 구)자와 未(아닐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아직~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나무 끝의 가느다란 가지를 뜻하던 글자였다. 음식의 맛을 느끼거나 구별하는 데는 세밀한 감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강조한 未자는 맛의 미세한 차이를 느낀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味(미, 매)는 ①맛 ②기분(氣分) ③취향(趣向) ④뜻, 의의(意義) ⑤육진의 하나 ⑥오랑캐의 음악(音樂) ⑦맛보다 ⑧맛들이다, 그리고 ⓐ광택(光澤), 윤(매) ⓑ빛깔(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맛을 느끼는 감각을 미각(味覺),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읽는 일을 미독(味讀), 양념으로 쓰는 재료를 미료(味料), 어떤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또는 그러한 사람을 미맹(味盲), 말이나 글이 지니는 뜻이나 내용 또 그 의도나 동기나 이유 따위를 의미(意味), 어떠한 사물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감정을 흥미(興味), 마음에 끌려 일정한 방향으로 쏠리는 흥미를 취미(趣味),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시나 노래를 읊어 그 맛을 봄 또는 사물의 의미를 새겨 궁구함을 음미(吟味), 맛이나 재미가 취미가 의미가 없음을 무미(無味), 유달리 좋은 맛으로 늘 먹는 것과는 다르게 만든 좋은 음식을 별미(別味), 음식에 다른 식료품이나 양념을 더 넣어 맛이 나게 함을 가미(加味), 음식의 맛을 고르게 맞춤을 조미(調味), 음식의 썩 좋은 맛 또는 그런 음식을 진미(珍味), 맛 보기 위하여 조금 먹어봄을 상미(嘗味), 음식의 고상한 맛 또는 사람의 됨됨이가 멋들어지고 아름다움을 풍미(風味),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란 뜻으로 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맛이나 좋은 음식을 일컫는 말을 산해진미(山海珍味), 살진 고기와 좋은 곡식으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일컫는 말을 고량진미(膏粱珍味),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을 일컫는 말을 의미심장(意味深長), 하는 말이 재미없다는 뜻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맛없음을 이르는 말을 어언무미(語言無味), 근심이나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재미나 취미가 없고 메마름을 이르는 말을 무미건조(無味乾燥), 흥미를 잃어 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흥미삭연(興味索然) 등에 쓰인다.
▶️ 面(낯 면/밀가루 면)은 ❶상형문자로 麵(면)과 麪(면)의 간자(簡字)이고, 靣(면)은 속자(俗字)이다. 面(면)은 사람의 얼굴과 그 윤곽을 나타낸다. 나중에 물건의 거죽이나, 얼굴을 그 쪽으로 돌리다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面자는 사람의 '얼굴'이나 '평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面자는 사람의 머리둘레와 눈을 특징지어서 그린 것이다. 面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쭉한 타원형 안에 하나의 눈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面자가 단순히 '얼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얼굴에서 비롯되는 '표정'이나 '겉모습'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面(면)은 (1)겉으로 드러난 쪽의 바닥 (2)입체(立體)의 평면(平面), 또는 겉면 (3)검도(劍道)나 야구(野球)에서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얼굴에 쓰는 제구(諸具) (4)향하고 있는 어떤 쪽 (5)신문 따위의 페이지 (6)낯이나 체면(體面) (7)인쇄한 책장이나 종이장의 한 쪽, 또는 이것을 세는 단위(불완전 명사). 쪽. 페이지 (8)몇 개의 이(里)로 구성된, 군(郡)의 관할에 딸린 지방 행정 구역 단위의 하나. 종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하나이었으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인 군의 단순한 행정 구역으로 되었음. 등의 뜻으로 ①낯, 얼굴 ②표정(表情), 얼굴빛 ③모양, 모습 ④겉, 표면 ⑤겉치레 ⑥탈, 가면(假面) ⑦앞, 면전 ⑧방면(方面), 쪽 ⑨평면 ⑩면(행정 구역 단위) ⑪면(물건의 세는 단위) ⑫밀가루 ⑬보릿가루 ⑭국수 ⑮만나다 ⑯대면하다 ⑰등지다, 외면하다 ⑱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면의 관할 구역 안을 면내(面內), 얼굴에 있는 잔털이나 수염을 깎는 일을 면도(面刀), 대하여 보고 있는 앞을 면전(面前), 얼굴을 마주 대함을 면접(面接), 얼굴을 대하여 만나봄을 면회(面會), 면에 사는 주민을 면민(面民),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면담(面談)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얼굴을 서로 알고 있음을 면식(面識), 바로 그 사람앞에서 잘못을 책망함을 면책(面責), 얼굴을 마주하여 꾸짖거나 논박함을 면박(面駁), 물체의 상하나 전후 이외의 좌우의 면을 측면(側面), 물체의 뒤쪽에 있는 면을 이면(裏面), 어떠한 사실과 반대되거나 다른 방면을 반면(反面), 일이 되어 나가는 상태 또는 그 장면을 국면(局面), 밖으로 나타난 모양 또는 대면하기를 꺼려 얼굴을 다른 쪽으로 돌려 버림을 외면(外面),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바깥 면이나 겉모양을 표면(表面),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 또는 그 일대를 방면(方面),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눈 코 입 등이 있는 머리의 앞쪽 또는 사람끼리 서로 아는 것을 안면(顔面), 일이 바로 눈앞에 닥침을 당면(當面),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이르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서로 얼굴을 통 모른다는 말을 면목부지(面目不知),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얼굴빛이 흙빛과 같다는 말을 면여토색(面如土色),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면종복배(面從腹背) 등에 쓰인다.
▶️ 目(눈 목)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눈의 모양이다. 처음엔 보통 눈과 같이 가로로 길게 썼는데 나중에 세로의 긴 자형(字形)으로 변한 것은 글이 세로 쓰기인 데 맞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目자는 '눈'이나 '시력', '안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目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目자를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었다. 본래 目자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워 쓰이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目자는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보다'나 '눈의 상태', '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眞(참 진)자나 鼎(솥 정)자처럼 솥을 생략할 때 目자가 쓰이는 예도 있으니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目(목)은 (1)예산(豫算) 편제 상의 단위의 하나. 항(項)의 아래 절(節)의 위 (2)생물 분류학(分類學) 상의 단위의 하나. 강(綱)과 과(科)의 가운데임 등의 뜻으로 ①눈(감각 기관) ②눈빛, 시력(視力) ③견해(見解), 안목(眼目) ④요점(要點) ⑤옹이, 그루터기(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⑥제목(題目), 표제(標題) ⑦목록(目錄) ⑧조목(條目), 중요 항목 ⑨이름, 명칭(名稱) ⑩그물의 구멍, 눈 ⑪우두머리, 두목(頭目) ⑫품평(品評), 평정(評定) ⑬보다, 주시(注視)하다 ⑭일컫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눈 안(眼)이다. 용례로는 직접 자기의 눈으로 봄을 목격(目擊), 안경낀 사람의 변한 말을 목사(目四),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실제적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목표(目標), 책 따위의 기사의 순서를 목차(目次), 눈 인사를 목례(目禮), 눈으로 셈함을 목산(目算),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눈병을 고치는 데 쓰는 약을 목약(目藥), 오는 사람을 바라보고 맞음을 목영(目迎), 어떤 사물을 주의해서 봄을 주목(注目), 전에 비하여 딴판으로 학식 등이 부쩍 늘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봄을 괄목(刮目), 공부할 지식 분야를 갈라놓은 것을 과목(科目), 낱낱의 조나 항을 항목(項目), 사물을 분별하는 견식을 안목(眼目),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사람이나 사물이 어떠하다고 가리키어 정함을 지목(指目), 물품의 명목을 품목(品目),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눈은 물건을 잘 보지만 자기의 눈 속은 보지 못한다는 말을 목단어자견(目短於自見),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丁자인 줄 모른다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으로 책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목불지서(目不之書),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눈초리가 다 찢어진다는 말을 목자진열(目眥盡裂),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일만 생각하는 계책이라는 말을 목전지계(目前之計)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憎(미울 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상처를 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曾(증)으로 이루어졌다. 상대방을 상처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憎자는 '미워하다'나 '증오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憎자는 心(마음 심)자와 曾(일찍 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曾자는 음식을 찌는 조리 도구를 그린 것이다. 曾자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뚫린 찜기 위로 증기가 올라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憎자는 이렇게 증기가 올라오는 모습의 曾자를 응용한 글자로 분노가 표출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憎(증)은 ①밉다 ②미워하다 ③미움받다 ④밉살스럽다 ⑤증오(憎惡)하다 ⑥가증(可憎)스럽다 ⑦미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워할 오(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랑 애(愛), 사랑 자(慈)이다. 용례로는 몹시 미워함을 증오(憎惡), 미움과 사랑을 증애(憎愛), 미워하고 질투함을 증질(憎嫉), 미워함 또는 그 마음을 증념(憎念), 미워하고 원망함을 증원(憎怨), 미워하고 꺼림을 증기(憎忌), 모양이나 몸가짐이 징그러울 만큼 보기에 언짢음을 증상(憎狀), 미워하여 배척함을 증척(憎斥), 몹시 미워함을 증통(憎痛), 미워하고 싫어함을 증혐(憎嫌), 미워하여 침을 뱉음을 증타(憎唾), 얄미움 또는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생증(生憎), 남에게 미움을 당함을 견증(見憎), 원망과 증오를 원증(怨憎), 꺼리고 미워함을 기증(忌憎), 몹시 미워함을 질증(疾憎), 편벽되이 미워함을 편증(偏憎), 언동이 거만하고 밉살스러움을 완증(頑憎), 사랑과 미워함을 애증(愛憎), 몹시 미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증오심(憎惡心), 사무치게 미워하는 감정을 일컫는 말을 증오감(憎惡感), 눈 앞에서는 친한 체하며 수다를 떨고 돌아서서는 비방함을 일컫는 말을 준답배증(噂沓背憎), 불교에서 말하는 여덟 가지 고통 중의 하나로 원한을 품어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원증회고(怨憎會苦),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도둑은 주인이 자기를 제지하여 재물을 얻지 못하게 하므로 이를 미워한다는 뜻으로 사람은 다만 자기 형편에 맞지 않으면 이를 싫어한다는 말을 도증주인(盜憎主人), 사랑과 미움과 후함과 박함을 일컫는 말을 애증후박(愛憎厚薄), 승려가 밉기로 가사까지 미우랴의 뜻으로 한 사람 때문에 노한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김이 불가함을 이르는 말을 수질승가하증(雖嫉僧袈何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