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되게 일찍왔죠? 제 소설을 기다리는 분이 있다는 말씀에 감동먹어서T_T
빨리 달려왔습니다. 입춘도 지났는데 눈도 오고 날씨가 말이 아니예요 그쵸?
너무 추워서 손가락이 다 시렵답니다. 으엉(T_T)**
여튼, 주절이였구요. 예쁘게 읽어주세요. 호홍♡
그럼 소설 쓰는 날 또 가지고 올게요.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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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달콤하리만큼 유혹적인 속삭임에 비연은 찡긋하고 웃어버리고 만다.
사랑한다는 그 진부한 말이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건
역시 내가 은비연이고, 그가 한태서이기 때문은 아닐까.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여전히 가슴 뛰는 사랑을 하고 있다.
불같이 피어오르는 어린 아이의 설레임이 아니라, 언제나 서로를 위해 따뜻한 가슴을 열어줄 수 있는,
언제나 서로의 어깨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변할 래야 변할 수 없을 만큼, 어떻게 보면 지독하리만큼 질긴 사랑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질긴 사랑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왠지 우리 두 사람은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다.
라는 기분이 들어 그를 볼 때마다 항상 행복하다.
사랑은, 무언가 특별하지 않아도, 무언가 대단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서로를 믿어주고 서로를 위로해줄 수만 있다면 그게 정말 완벽한 사랑이지 않을까?
이렇게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르고, 곁에 있다는 그 든든함에 눈물이 나고,
곁에 있다는 그 믿음에 가슴이 설레이는 그런 사람.
욕심이 나지만 욕심내려 하지 않아도 될만큼 믿게 해주는 사람.
불안해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싶지만 그래도 불안해질 때면 와서 말없이 안아주는 사람.
떨어져 있는 그 순간에도 그를 생각하며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신뢰가 강한 사람.
그런 사람을 제가 사랑하고 있습니다.
비연은 태서를 볼 때마다 사랑하고 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눈에 피로가 쌓일 만큼 많이 펼쳐진 자신의 사진을, 자신보다 더 꼼꼼히 살펴보는 그의 눈과,
어떻게든, 더 예쁜 걸 사람들 앞에 보여주고 싶어하며 자세하게 짚어주며 중얼거리는 그의 손과 입.
남들 몰래 꽉 잡아주며 놓지 않는 그의 반대편 손에서 한태서의 사랑이 전해져 옴이 느껴져
가슴 한쪽이 찡해져 온다. 어떻게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다음엔, 두 사람 커플 화보 어때?"
비연의 사진을 꼼꼼히 체크하며 중얼거리던 태서가 들려오는 민욱의 말에 귀가 쫑긋해진 듯한 얼굴로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초롱초롱한 눈의 자체를 뽐냈다.
언제부터 저런 눈을 가지고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롱초롱하다. 피식.
"커플 화보요? 저랑 은비연 선배님이요?"
"왜, 싫어?"
"누가 싫대요? 선생님은 왜 대답 들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그러세요!!!"
"묻는 말에 한번에 대답하면 어디가 덧나나?"
"하여간 성질 드러운 호랑이 선생님이라니까,"
"태서씨, 선생님께 말버릇이 그게 뭐예요!"
"아, 죄송합니다. 선생님. 흥."
2년이라는 시간동안 아무리 친했다고 한들, 처음 만난 줄 아는 두 사람의 대화가 맘에 들리 없는
비연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태서의 말투를 지적하자 죄송하다며 민욱에게 사과를 했다.
"피식, 여전한 줄만 알았더니 변한 게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 다행이군‥"
"무슨 말씀이세요?"
"어떻게 할건가? 두 사람, 커플 화보 찍어보겠나?"
"당연하죠!!!! 당연히 좋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한태서씨, 이러지 않아도 되니까 좀 떨어져줬으면 좋겠는데‥"
태서는 민욱이 예쁘다는 듯이 그의 팔에 매달려 헤헤 하고 웃자,
그 모습에 비연과 민욱은 어이가 없고 철도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꽤 귀엽다는 생각에
피식 하고 웃어넘기고 만다.
"시간 될 때 연락하도록 해, 두 사람의 화보는 언제든 받아줄 의양이 있으니까,"
"정말, 그래도 되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민욱은 감사하다는 비연의 말에 빙그레 웃어주고서는 몸을 돌려 세트장을 나갔고,
그 때서야 세트장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하린이 보인다.
"화보 끝났지? 빨리 다음 스케쥴로 이동하자! 얼른!"
"응, 태서씨도 스케쥴 있어서 가봐야 하죠?"
"네, 매니저형이 앞에서 대기하고 있을 거예요. 같이 나가죠."
"피식."
어색하리 만큼 어울리지 않는 존댓말에 두 사람은 자꾸 웃음이 난다.
매일 장난스러운 말투로 사랑을 속삭이던 두 사람은 가면을 쓰고 있는 기분까지 든다.
아무도, 그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철저히 아주 철저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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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사진작가 반민욱, 한국에 귀국하다?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반민욱의 사진에 대한 열정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년 전, 본국이 아닌 타국에서도 최고의 사진을 찍어보이겠다며 당찬 자신감을 내뱉고 종적을 감추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을 만큼 소리 소문 하나 없던 그가 한국에 귀국했다고 한다.
반민욱, 그가 한국에 들어옴과 동시에 타국에서의 생활이 봇물같이 쏟아져 나오며 그의 명성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만큼 그는 사진계의 최고가 되어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그가 처음으로 찾은 곳은 촬영장을 리모델링한 사진 스튜디오 세트장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틀 전, 그가 은비연을 찍고 싶다라는 말과 동시에 촬영은 시작되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는지 세트장의 분위기는 지독하리만큼 썰렁했다.
사진 촬영의 모델 은비연으로써는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하지만, 그녀의 내면까지 찍어내고 싶었던
반민욱 작가의 지독함에 그 날의 촬영은 무산이 되고, 바로 어제, 또 한번의 촬영이 있었다고 한다.
첫 날과는 달리 은비연은 반민욱의 주문에 잘 따라와줬고, 완벽한 사진을 찍어냈다고 말했다고 한다.
몇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극구 거부하던 반민욱이 처음으로 모 프로그램의 인터뷰에 응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1> 외국에 나가신 이후로 한번도 한국에 들어오지 않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전 카메라의 의지를 따라다니는 사람입니다. 카메라가 그 곳에 있고 싶다고 했기에, 저 역시,
<2> 외국에서 힘드신 점은 없었나요?
- 워낙 토종 한국인이라, 입맛이 안 맞아서 죽을 뻔했습니다.
<3> 귀국하시는 당시, 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셨나요?
- 알리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4> 겸손하신 건가요, 아니면?
- 겸손이라는 걸 따질 만큼 박식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기계적인 사람도 아닙니다.
말씀 드렸던 것 처럼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평가 받아야 한다면 대단한 것은 멋진 사진을
찍어낸 제 카메라일 뿐입니다.
<5> 한국에 귀국하시자마자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그 첫 모델이 은비연씨였던 이유는 뭔가요?
- 왜 사람들이 은비연에 열광하는가? 어떤 매력이 그녀에게 미치게 하는 지 궁금해서요
<6> 처음 촬영은 실패라고들 하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의 진상은요?
- 제 사전에 실패는 없습니다. 말도 안되는 제 주문에 잘 따라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촬영을 중단한 건, 그녀의 진심을 뽑아내고 싶었어요. 모델로써의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정말 사진찍히는 걸 즐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심어주고 싶어다랄까?
<7> 평소 사진을 찍을 때 꽤 어려운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는 소문이 있는데,
-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질문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어야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 카메라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거든요. 소질 없는 녀석들은 가차 없이
찢어내버리는 독한 녀석이기도 하구요.
<8> 그 독한 카메라 녀석이 은비연씨를 잘 받아내었습니까?
- 조금 놀랐다고나 할까요? 은비연씨의 매력은 정말 무한대였습니다. 물론 누군가의 도움이 약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말이죠. 피식, 순백의 화려함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블랙의 강렬함을 아십니까?
두 개의 주문의 답은 지독하리만큼 어렵고 재미없고 지루하지만 뜻을 알게 되면 참 재밌어요.
화려함이라고해서 굳이 이것저것 보석 장식을 달고, 예쁘게 꾸민다고 화려한 게 아닙니다.
환하게 웃는 그 미소, 사치스럽지 않은 행복한 미소, 그것이 바로 순백의 화려함입니다.
게다가 블랙의 강렬함이란 무조건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며 표정 하나만으로도 표현해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주문이죠. 그 두가지를 정말 깔끔하게 잘 해냈던 은비연씨입니다.
<9> 촬영 당시에 한태서씨도 함께 했다고 들었는데,
- 미국에 있는 동안 모델 활동을 하던 녀석이였어요. 제 담당 녀석이였구요.
피식,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오묘해요. 너무 지나치게 어울려 사랑스럽다고나 할까?
단지 말로 내뱉기엔 벅찬 두 사람입니다. 두 사람의 커플 화보를 꼭 찍고 싶어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10> 그렇군요. 그럼 앞으로 활동은?
-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제 목표의 한계 점을 찾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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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던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 새 다음 날 아침을 알리는 햇볕이 비연의 방 안으로 스며 들어오고
덕분에 눈이 떠진 그녀는 행복하게 웃으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항상 촬영을 끝나고나면 피곤해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그녀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찍 눈이 떠졌는지
의문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핸드폰을 들어 시계를 확인한다. AM 7:20
오늘 미씽유 번외 촬영이 있어 아침 일찍 나가봐야 하지만 조금 여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핸드폰을 열더니 버튼을 몇개 누르려는 순간,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초인종이 울리고
비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문을 열으려 걸어간다.
"누구세요?"
누구냐고 묻고, 대답이 들리기 전에 문을 열었던 예전의 습관을 떠올려 비연은 잠시 기다려봤다.
하지만 아무런 듣고 싶은 대답이 들리지 않자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빨간색 장미가 가득 담긴 꽃다발 하나가 자신의 눈을 행복하게 만든다.
피식하고 웃던 비연은 문을 활짝 열어주었고, 꽃다발로 얼굴을 가린 채 들어오던 한 남자가
그녀의 품으로 그 것을 건내준다.
"아침부터 왠일이야‥?"
"왠일인지 오늘 따라 당신이 일찍 일어났을 것 같아서,"
"푸-웁."
"왜 웃어?"
"아니, 그냥. 아침 스케쥴 없어?"
집 안으로 들어오던 그가 자신의 팔을 이용해 비연의 허리를 두르며 어깨에 얼굴을 붙었다.
그런 그의 행동이 귀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좋은지 더욱더 파고드는 그.
"왠 어리광이야,?"
"배고파, 밥 줘. 응?"
"풋, 아침도 안 먹은 거야?!"
"응, 진짜 많이 배고파. 그러니까 밥 해줄꺼지~?"
"알았어. 앉아있어."
알았다며, 화장실로 들어가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나오더니 무얼할까 고민하면서
앞치마를 두르는 그녀의 뒷모습에 쇼파로 몸을 옮긴 태서가 마냥 기쁜 듯 웃어보였다.
"꼭 결혼한 것 같다, 그렇지?"
"뭐가?"
"날 위해 아침 밥을 준비하는 니 뒷모습.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
"느끼해."
태서는 느끼하다며 볼멘 소리를 하는 비연의 말에 충격먹었는지 쇼파에 고개를 파묻더니,
"엉엉. 으엉. 애정이 식었어. 식었어. 나더러 느끼하대, 나의 은비연이 나더러 느끼하대. 으엉으엉."
"삐졌어? 뭘 그런 거 가지고 삐져?"
"으엉. 으엉. 으엉. 으엉."
"한태서-!!"
"난 이제 어떻게 살아가지, 은비연의 애정 없인 살아갈 수 없어."
또 한번 쇼파에 고개를 파묻으며 울음 소리를 내는 태서의 모습이 신경쓰이는지
그의 곁으로 걸어와 그를 뒤에서 안아주는 비연이였다.
"애정이 식다니, 한태서에 대한 애정이 식을 리 없잖아."
"정말? 그런거야? 정말?"
"당연하지,"
자신을 꼭 안아주는 비연의 손을 잡아당겨 몸을 틀더니 품 안으로 그녀를 가두고,
덕분에 균형을 잃은 비연은 태서의 무릎에 앉은 채로 그의 품 안에 안기는 꼴이 되고 만다.
"곁에 있어주겠다는 그 말, 평생 있어주겠다는 뜻이지? 그렇지?"
"......"
"믿어주겠다는 그 말, 평생 믿어주겠다는 뜻이지? 그렇지?"
"......"
"사랑한다는 그 말,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뜻이지? 그렇지?"
조바심 내는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리자, 그런 모습에 흔들리던 비연은 그의 품 안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그의 냄새. 한태서만의 냄새가 자신의 몸 안으로 스며드는 기분에 눈을 감았다.
"대답,"
"......"
"비연아, 대답 안 해줄꺼야?"
"......"
"은비연-!!"
대답을 하지 않는 비연의 행동에 태서가 비연을 품에서 꺼내려 하지만 빠져나올 수 없다는 듯
힘을 주어 그의 품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그녀의 모습에 한숨을 길게 내뱉더니,
"또, 걱정하게 만들꺼야? 은비연, 대답해."
"......"
"평생 곁에 있어준다고,"
"......"
"은비연-!!!!!"
"태서야,"
태서는 덜컥 겁이 났다.
그럴 리 없을 게 분명하지만, 혹시나 곁에 있어주지 않겠다고 말하면 어쩌나 싶어 겁이 나
조금씩 떨려오는 그 순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비연이였다.
비연의 목소리에 태서는 '왜?'라고 대답했고 잠시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하던 두 사람의 공간을
깨뜨리기라도 할 작정인지 비연이 입을 열었다.
"2년 전에, 왜 날 떠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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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의 질문에 태서는 움찔하더니 이내 기운 빠진 얼굴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런 태서의 행동에 비연은 조심스럽게 품에서 빠져나오더니 그와 눈을 맞추었다.
그러더니 그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계속 말을 이어간다.
"사실, 처음 니가 내게 돌아온 그 날 묻고 싶었어. 물어볼 게 산더미 같았어. 그런데도 묻지 못했어."
"....."
"혹시 우리를 너무 아프게 할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야,"
"......"
"말 해줄래? 니가 왜 날 떠났는지?"
"......."
아깐 비연이 대답이 없더니 이제는 태서가 대답이 없다.
한국에 돌아오면서 굳게 다짐한 것이 그녀를 만나게 되면, 다신 놓지 않을 거라는 것,
그것과 분명한 내 마음을 밝히고 결혼을 하려고 했었던 것이였다. 그래서 돌아왔다.
그런데 왜 일까? 말 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자신에게 묻는 비연의 모습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진부한 이야기라도 좋아. 드라마에 나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도 좋아. 듣고 싶어."
"....."
"2년 동안, 나와 떨어져 살았던 그 시간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
"또 내게 돌아와 이렇게 결혼하자고 떼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지,"
"...."
"칭얼거리는 니 모습을 보고 있으면, 떨어져 있는 2년의 세월이 참 많이 무색해. 이제 그 아픔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거든."
"......"
"이 행복이 깨져버릴까봐 묻기가 두려웠는데, 알고 싶어졌어. 왜 니가 날 떠났는지,"
비연이 태서의 머리칼을 쓰다넘기는 것을 중단하고 그의 눈과 코, 그리고 입술까지
선을 따라 내려가더니 이내 따라 지나갔던 그 곳에 입을 맞춘다.
쪽.
"날 두고 갔을 때 울진 않았는지"
쪽.
"날 두고 갔을 때 내 향기를 잊진 않았는지"
쪽.
"날 두고 갔을 때 내 입술이 그립진 않았는지."
그리고서는 마지막으로 심장 부위로 손을 가져다 대는 비연이, 지긋이 그곳을 누르더니
슬프게 웃었다.
"날 두고 갔을 때, 이 심장은 멈추지 않았는지,"
"....."
"그게 너무 많이 궁금해."
와락. 비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를 꽉 안던 그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자신의 입술와 비연의 입술이 맞닿았고, 자꾸만 벅차오르는 묘한 흥분에 태서의 숨결이 거칠어진다.
그런 태서를 아는지 모르는지 비연은 조심스럽게 입술을 열어 태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태서는, 비연의 입 안의 그 무엇도 남겨두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저곳을 건드린다.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그녀의 치아 하나하나를 스쳐지나가며 그녀의 숨결을 깊게 들여마시고,
그녀의 혀와 자신의 혀를 엉키더니만 또 한번 깊게 들이마셨다.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태서의 손이 비연의 옷자락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번뜩하고 정신이 든 비연은 그의 손을 붙잡더니 입술을 뗐다.
"태서야,"
낮게 태서를 부르지만, 태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귀찮다는 듯이 다시 입술을 맞췄다.
열기 가득한 그의 입술은 시간이 지날 수록 뜨거웠고, 그의 손길 역시 뜨거웠다.
비연은 그런 태서를 밀어낼 제간이 없었는지 그의 목으로 자신의 손을 감았고 찐한 키스를 진행해갔다.
입술의 향을 모조리 빼앗아 간 그가 이제는 귓볼을 몇 번 핥더니, 목줄기를 타고 내려간다.
그의 섹시한 유혹에 비연은 아찔하게 정신이 어지럽다.
"태서야, 태서야,‥"
비연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던 태서가 목에 얼굴을 묻더니, 길게 빨아들인다.
잘근 잘근 몇 번을 씹고 빨아들이더니, 이내 입술을 떼더니 다시 한번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하아,"
숨이 막힐 정도의 긴 키스에 비연은 어지러움증이 밀려올 만큼 황홀했다.
태서와 키스를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미칠듯이 애간장이 녹는 건 처음이였다.
"비연아,"
길게 키스를 하던 그가 입술을 떼며 목으로 진행 경로를 바꾸며 비연의 이름을 부르자
그의 입김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몸에 전해졌다.
"널 떠나는 그 날, 수십번 수백번도 뒤돌아봤어. 혹시나 니가 와주지 않을까 하고,"
"하아,"
"달려와 날 안아주지 않을까, 그렇게 미치도록 널 기다렸을 지도 몰라. 말도 안 하고 떠난 주제에"
"....."
"울었냐 물었지, 향기를 잊었냐 물었지, 입술이 그립지 않았냐고 물었지,
심장이 멈추진 않았는지 물었지?"
"그..그만. 하아."
목을 따라 계속 내려가던 그는 쇄골을 지나 점차 범위를 넓혀가며, 상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갔다.
그런 그의 손길을 멈추고 싶은데 자신을 붙잡는 한태서라는 욕망에 자꾸만 마음이 들뜬다.
"중학교 이후로 너랑 떨어지는 것 자체를 생각해 본 적 없는 내가, 너와의 헤어짐을 마음 먹었을 땐,
어떤 심정이 였을지 모르겠니?"
"으..."
"니가 내게 그랬지, 무언갈 달려갈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큰 사람이 되었음 좋겠다고"
"!!!!!!!"
"......"
태서는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조건 비연의 살을 파고 들 뿐이였다.
무언갈 생각하던 비연은 그의 손길에서 벗어나려 몸을 움직였고,
순간 당황한 태서는 비연을 올려다봤다. 뚝 뚝. 자신의 손등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놀라며,
"한태서 너 바보야? 너 바보냐구!!!!!!"
"...왜, 울어?"
"너 설마 그런 말도 안 되는 일 때문에 날 떠났다고 하는 거니? 응?"
"......."
"그렇게 무심결에 내뱉은 그 말 한마디에 말도 없이 떠난 거냐구!!!!!!!"
"......"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울며 그의 품 안에서 나온 그녀는 무작정 바닥에 주저 앉았다.
주저 앉은 그녀의 어깨가 한없이 작아보이는 건 태서만의 착각일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주었다.
"말 했어도 됐잖아! 말 하고 떠났어도 됐었잖아-!!!!"
"......."
"왜 말도 없이 무작정 가버린건데? 왜!!!!! 왜!!!! 흑흑...흑흑."
부서질 것 같은 그녀를 품 안으로 안아들며 등을 토닥토닥 달래주는 그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그 때 나에게 넌, 법이고 사랑이고 인생이였어."
"....."
"니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 속에 와닿아. 꼭 지켜내야만 할 것 같은 법이였고,
너 아니면 안 될정도로 둔해진 가슴이 널 원한 게 사랑이였고, 내 인생을 법과 사랑으로 차게 해준
니가 나에겐 인생이였어."
"......."
"한태서에게 은비연은, 전부였어."
"거짓말!!!! 거짓말!!!!!!!"
그의 가슴을 쳐대는 비연의 주먹이 하나도 아프질 않다.
그녀는 그가 미워서 때리는 게 아니라, 힘들어 했을 두 사람의 시간이 야속했기 때문이였다.
"너에게 말을 하지 않은 건, 어쩌면 남들이 다 말하는, 흔한 이유였을 지도 몰라.
널 보면 다 필요 없다고 팽개치고 곁에 있었을 지도 모르니까,"
"....."
"하지만 진짜 큰 이유는, 보여주고 싶었어-"
"....."
"은비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내가, 널 위해 큰 결심을 했다는 걸 말이지,"
"...무슨 뜻이야?"
"너와 떨어지는 것 조차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난 너무 많은 시간을 은비연에게 의지했어.
니가 없으면 어린 아이처럼 질질짜고 울어버릴 7살의 어린애처럼 말이야."
"......"
"다른 남자 만나면 불 같이 끓어 올라 죽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질투의 화신이였고,
막무가내에 말썽꾸러기에 제멋대로인 한태서가, 은비연의 앞에 장애가 되고 싶지 않았어."
"......"
"나 역시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 너와 결혼하고 싶으니까, 너를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미친듯이 생각하고 고민했었지."
태서는 아픈 듯 웃었다. 이 남자도 많이 힘들었던 거야, 지독히도 힘들어 견딜 수 없을 만큼,
뼈가 시린 고통을 느꼈던 거야. 그랬던 거야. 하지만 지나가 추억이 되어버린 시간이기에 말을 하는거야.
알 수 있어. 이 남자가 얼마나 많이 날 그리워했는지. 얼마나 날 위해 애를 썼는지,
"그러던 중에 니가 그랬잖아. 큰 사람이 되었음 좋겠다고, 무언갈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됐음 좋겠다고.
그 때 내가 대답했지. 널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
"하지만 그건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말이였을 지도 몰라. 하지만 그걸로 깨달았어.
내 전부인 너를 향해 달려가는 일이 한태서 인생 최고의 목표라는 것."
"!!!!!!"
"2년 동안 악바리 같이 노력했어. 꾸짖음도 많이 듣고, 외면도 많이 받으면서, 하지만 견뎠어.
한국에서 혼자 힘들어 할 너를 생각하며, 내 고통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어"
"......"
"독하지 않으면 안 될만큼 어렵고 괴로운 시간의 싸움이였어. 하지만 널 나의 최고의 여자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일념하나로 그 싸움을 이겨냈어. 그래서 지금의 한태서가 된 거고."
"바보.."
"그런데 나보다 더 대단한 여자가 되어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태서는 칭얼거리듯 비연의 이마에 땅콩을 두번 놓더니 빙그레 웃었다.
"나도 너와 같았어. 니가 돌아왔을 때 실망스럽지 않은 여자가 되고 싶었다구."
"...."
"유명해져서 티비에 많이 나오면, 세계 어디에 있든 니가 날 알아봐줄 거라고 생각했어.
잠시라도 좋으니까 내게 시선을 빼앗겨주길 바랬어."
"...."
"어쨌든 다시 돌아와주었잖아."
지칠만큼 괴로웠던 시간들이 눈 앞에 영상처럼 스쳐지나간다.
바보였네. 우리 둘다. 이렇게 바보 같아서 어떻게 살아가겠어?
서로에게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야. 남들에게 꿀리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이.
어떻게 보면 너무 허무하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난 그 말 믿을래 태서야.
날 위해 그랬을 너라는 거, 정말 이를 악물고 악바리 같이 견뎌왔을 너라는 걸 아니깐 그러니까 믿을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내가 널 믿고, 니가 날 믿었던 것 처럼.
우린 앞으로도 서로를 믿으며 살아가면 되는거야. 그렇지? 그런 거지?
헤어져 있는 그 시간이 정말 바보같고 어리석어도 우린 참 많은 것을 배웠어.
서로에 대한 믿음, 서로에 대한 배려, 함께 할 미래까지.
우린 그렇게 성장해왔던 거야. 이제 고등학생을 졸업해 세상 맛을 알아갈 스무살의 어린 우리의 모습은
지금의 성숙한 스물 두 살의 두 사람을 만들기 위한 잠시의 이별이였을 뿐이였던 거야.
놓지 않겠다는 어린 날의 약속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듯이, 우린 앞으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거야.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우리들의 미래 말이야.
"바보 한태서. 하지만 고마워.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되어 날 찾아준 것."
"바보 은비연. 하지만 고마워.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 날 기다려준 것."
"피식,"
피식 웃던 두 사람이 이내 길게 입맞춤에 들어갔고, 두 사람의 세계에 빠져 황홀해 하는 그 순간,
꽝!!!! 하는 소리와 함께 거칠게 대문이 닫혔고,
"뭐하는 짓이야?!!!!!!!!!!"
"오..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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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사랑에 미치다● 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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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엇 러브러브모드가 비연이 오빠땜에 깨졌어~~!! ㅜ 비연이오빠는 태서보단 하원이를 더 좋아하던 것 같던데... 아닌가?ㅜ
★다한이는하원이편인듯-.ㅜ..♡
우와 ㅜㅜ 매편마다 긴장감이 더해지네요ㅋㅋ! 저도 비연이처럼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ㅎㅎ 생각도못했던 이유였네요 ㅎㅎ
★긴장감'-'♡ 좋은단어예요. 으엉ㅠㅠ!! 이유가너무허술했나요. 아직도찜찜한(..)
아........... 태서가 그런이유 때문이였군요.......... 히히 진서방님 재밌네요. 화이팅이요 !
★화이팅 화이팅~ 님도저도 화이팅^^!!!!
ㅜ ㅜ오빠는 태서를 반대할까요 ???아아아아 ㅜㅜㅜㅜㅜㅜㅜㅜ궁금해요 다음편두 빨리해주세요 !!ㅎㅎ
★쓰는대로올릴게요'-'♡ 내일이후가되겠쬬(..)a 하여튼많이사랑해주세요!
엉엉~ 정말재밌어요ㅜ // 진서방님도 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유후님도감기조심^^
태서 정말로 맘에 들어요 ㅋㅋㅋ 그냥 툭하고 던진 말을 하나하나 다 새겨들었다니 정말로 멋있어요 ㅋㅋ 저도 그런 남자 만났으면 좋겠어요.ㅋ 그럼 진서방님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
★^.^**~~곧생기실거예염ㅋㅋㅋㅋㅋㅋ
아오. 오빠밉다....<- ㅋㅋㅋ저도 모르게 주먹으로 허벅지를 강타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