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메가톤 급 뉴스의 습격으로 밤새 안녕하십니까? 가 실감 납니다. LG TV 설치-삼성 드럼 세탁기 A/S-직원 월급 정산-근무 일지 Copy-에스더 이사 정도가 오늘 일정입니다. 사고 이후 백팩을 메고 하는 트래킹에 '사피엔스'(유발 하라리)를 픽업했습니다. 1년 전에 웬만한 전공 서적보다 두꺼운 책(600P)을 읽었다는 것 아닙니까? 에예공! 아부지의 경쟁력이 뭐라고 보냐?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아비는 평생을 '위험'하게 살았고 '경험'하지 않은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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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로 친다면 무사, 혹은 깡패 인생이었지.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고하는 지성'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40년을 신학-철학-인문학-영화-책 등을 닥치는 대로 씹어 먹기 시작해 가장 느린 독서 법인 글쓰기를 30년째 하고 있구나. 모든 상황은 해석이라는 걸 알고 난 후 "나는 오늘도 글을 썼다"를 루틴으로 '위험하게, 조심해서' 살고 있다. 에예공! 팔로우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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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구의 왕좌를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썰을 풀어 놨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피엔스는 ‘엄청난 희생을 발판 삼아‘ 왕좌에 오른 거에요. 전엔 모든 지혜를 갖고 있는 신을 믿었지만 인류가 ‘무지’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과학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똑똑해졌다는 뜻입니다. 필자가 '창조 신화'를 선택한 터라 약간 불편 점도 있었지만 아시는 것처럼 생 날라리 신자이고 자유주의자에 가까운 놈이라서 오히려 산전수전 공중전을 치른 흉터를 학문적으로 보상받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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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걸어온 인지 혁명-농업혁명-인류의 통합-과학 혁명이라는 4가지 주제로 요약한 백과사전 같은 책입니다. 이와 동시에 인류가 여러 진화를 거쳐오면서 더 행복해졌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1. 인지 혁명... 사피엔스가 음식을 불에 익혀 먹는 방법을 연구해 소화에 쓰이는 창자 대신에 뇌를 발달 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커다란 뇌를 가진 사피엔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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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물과는 다른 종교-국가-규칙 등 상상 속 존재하는 허구의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수백만 명이 성공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하였어요. 2. 농업 혁명... 인류는 농업을 시작하면서 수확량을 새기 위한 숫자, 글자 등의 여러 체계를 발달 시켰습니다. 하지만 농업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 따랐어요. 자유 시간이 많았던 수렵 채집보다 더 부지런히 노동을 해야 했어요. 농경을 망치면 결핍과 굶주림의 시기를 겪었으며 가축은 전염병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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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농부들은 언제나 미래를 의식하고 그에 맞춰 일해야 했으므로, 음식을 저장하지 않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수렵 채집인들 보다 더 많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3. 인류의 통합... 중세와 근대에서 인류를 통합하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세 가지는 돈-제국-종교입니다. 수많은 낯선 사람과 협력하기 위해 물물교환하는 데에 한계가 생기자 인간은 통합된 화폐를 발행합니다. 제국은 작은 문화를 융합해 몇 개의 큰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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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문화/아랍 무슬림 문화/유럽 서구 문화) 종교는 애니미즘-유 일신론-미신론을 거듭해 인간을 통합했습니다. 과학 혁명... 제국주의와 과학의 결합은 강력했습니다. 신대륙을 찾아 탐험하는 항해가들은 '우리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지식의 획득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들은 새 영토를 통제하기 위해 신대륙의 지리, 기후, 동물상, 언어, 문화, 역사에 대해 막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영국은 인도를 정복하면서 히말라야 봉우리의 정확한 높이를 측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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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도 언어들의 기원을 추적하며, 군사적 지원 탐사와 금광의 위치까지 조사했어요. 자본주의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기반으로 발달했어요. 언젠가 이윤을 불릴 것이라 믿으며 은행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어요. 콜럼버스 등의 항해가는 자신의 신대륙 탐험 계획을 말하며 스페인 왕에게 막대한 자금 투자를 받았어요. 아편 전쟁 등의 사건에서 국가 차원에서 자유 무역에 대한 장려를 하기도 하며 은행가와 상인 엘리트들이 신흥 지배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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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도래와 함게 기존 공동체 기반의 사회는 철저하게 개인주의 사회가 되었고 예전에 가족들이 가족에 대해 노후를 보장해 주고, 죄를 지으면 대신 갚는 등 연대 책임을 졌다면 사회에서는 돈으로 양로원에 가고, 법원에서도 개인을 철저히 개인으로 취급합니다. 또한 예전에 가족의 재산으로 치부되었던 여성도 철저히 개인으로서 지위를 갖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소비를 장려 받으며, 전쟁이 위험이 거의 없는 평화 속에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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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여러 가지 소외와 막막함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처럼 인류가 과연 행복의 방향으로 진화했는가에 대하여 우리에게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들을 마지막으로 건네고 있습니다. 놈은(49) 과연 21세기의 지성답습니다. 유발의 말을 빌리면 아직까진 사피엔스의 세상이지만 사이보그의 세상이 올지 그 이상의 유기체 결합이 또 다른 생명체의 세상으로 올지 미지수라고 합니다. 잘은 몰라도 코로나 이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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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니체가 신을 죽였다면 하라리는 인간을 죽이지 않았을까? 역사는 예측이 불가능하며, 때대로 그 당시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종종 실현되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그의 코멘트 중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알쏭달쏭 역시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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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다 읽고 나니 긴 역사 속에서 미약하게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가 느껴집니다. 긴 시기를 놓고 보니 '나'라는 존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앞선 시대의 많은 사피엔스처럼 인류라는 종을 위해서 굳이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내린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면 될 것 같아요. 사피엔스 종을 위해서 나 자신을 불태울 필요는 없지만 사회가 만들어놓은 관례와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겠어요. 물론 사회 법규를 무시하며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에예공! 생각은 유연하게 행동은 위험하게.
2024.12.30.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