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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재순 시인 |
원주 출신 채재순 시인(사진)이 세 번째 시집 ‘바람의 독서’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두 번째 시집 ‘나비, 봄 들녘을 날아가다’에 이어 5년만에 낸 것이다.
1994년 시문학에 ‘아버지의 풍경화’ 외 6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채 시인은 현재 빈터, 갈뫼, 산까치 동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3부에 걸쳐 모두 64편의 시가 탄생했다.
김영준 시인은 채 시인의 이번 시집은 시적 대상이 참으로 다양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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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독서
채재순. 황금알 |
김 시인은 “그런 가운데서도 충실히 읽히는 것은 사람다움의 모습이고, 이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반성을 동반한다”며 “사소한 것에서 얻는 삶에 대한 지혜와 그런 마음은 오히려 거대 담론보다 본질적이고 애틋하다”고 말했다.
그의 시편 중에는 다소 실험적인 재미를 더한 시도 눈에 띈다. ‘섣불리’, ‘항상이라는 말엔’, ‘먹다’, ‘허겁지겁’, ‘어느 절에’, ‘서성이다’ 등과 같은 시들이 그러하다.
“새 한 마리 쏜살같이 내려온다//사람 키만큼 날아오르다/허겁지겁 내려올 수밖에 없는 두려움//벼르고 별러서 날아올랐다/부득불 날개 접고 허공 바라보는/그에게 고소공포증이라고 말하지 마라/불안이 부추겨서/끊임없이 날기를 시도하는 것//(중략)거친 숨소리를 듣는 순간/겁쟁이라는 말은 가당치도 않다는 걸 알게 되지//머뭇거린다고 하지 마라/잠시 숨 고르며/결의를 다지고 있으니”(허겁지겁)
시인은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독서 행위와 연관짓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채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읽던 책을 내려놓고 바다 산책을 나선다. 독서와 산책 사이에서 시들이 잉태되고 태어났다”고 말했다.
“물수제비뜨며 간다/집착 한 덩이/허욕 한 덩이/온몸에 새겨진 채찍질 문장을 읽으며 간다/머리로 걸어오느라 쥐가 난 구절/펼쳐든 두루마리 행간으로 보이는 혓바늘 돋은 말/세상을 통과해 온 말/파랑이다/힘줄이 불끈불끈/수많은 길들이 출렁이는/봄 바다”(바다산책)
채 시인은 춘천교육대와 강릉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황금알. 110쪽. 8000원.
최경식 kyungsik@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