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2030 표심·李 공천 주도권 의식한 듯"
尹 최근 지지율 하락 부담 작용…李는 공천권 기싸움, 치밀한 이해타산 결과 분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극적 합의를 이룬 배경과 관련해 당장의 대선 승리와 함께 재보궐선거 및 지방선거 공천권 장악을 둘러싼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막판에 참석해 이 대표와 포옹하며 "지난일은 다 털자. 오해했는지 안했는지는 잊어버리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도 이에 호응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원팀을 선언한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21일 이 대표가 조수진 전 공보단장과의 갈등을 계기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16일 만에 이른바 '윤-이' 갈등이 잠정 봉합된 모습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날 두 사람의 극적 합의 이면에는 치밀한 이해타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정치 신인' 윤 후보의 입장에선 당장 두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승리를 위해 2030 남성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 대표의 선대위 재합류가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3·9 대선의 스윙보터로 불리는 2030 남성들이 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강력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및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표심을 이동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달았다.
한때 우세한 정권교체론을 등에 업고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윤 후보는 연말연초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물론, 안 후보에도 뒤진다는 결과가 발표됐고, 윤 후보가 잃어버린 2030 남성 표심을 되찾기 위해선 이 대표와의 화해가 필수불가결 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이 대표 입장에선 당의 자중지란을 앞장서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와 대립각을 세운 후 극적 합의를 이룸으로써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및 6·1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일정 부분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기 6일 저녁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과 대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지방선거 후보자 자격시험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공천권 그립을 강하게 쥐어 왔다.
아울러 서울 종로·서초갑, 대구 중남구 등 전국 5곳에서 열리는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도 당 대표인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를 지속적으로 견제했었다.
이에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처럼 이 후보와 작별하지 않고 이 대표를 끌어안은 것은 공천권을 골자로 한 당무우선권 일부를 이 대표에게 양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두 사람의 합의가 임시봉합에 불과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대선 승리 후 윤 후보의 약속 이행이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와 함께 이 대표도 당초 약속 이상의 요구하며 당 내홍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