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재 삼성 박한이는 타율 0.378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롯데 이대호와 카림 가르시아는 9홈런으로 홈런 더비 공동 선두. 타점은 롯데 홍성흔(43점)이 4월부터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삼성 최형우(41점)가 바짝 따라붙고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다른 흥미로운 야구 통계들은 많다. 일간스포츠에 야구 통계를 제공하는 스탯티즈(http://www.statiz.co.kr/)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위들도 확인할 수 있다.
▲BB/K - 박한이 타격 1위의 비밀, 선구안
리딩 히터 박한이의 비밀은 선구안에 있다. 칠 수 있는 공은 치고, 버릴 공은 버린다. 그래서 삼진이 적은 반면 볼넷이 많다. 박한이는 볼넷/삼진 비율이 1.54로 전체 2위다. 자신의 통산 기록인 1.15보다 크게 뛰어나다. 이 부문 1위는 넥센의 베테랑 이숭용(1.64). 야구를 알고 하는 타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롯데 홍성흔(1.47)·두산 김동주(1.46)·KIA 이용규(1.07)가 뒤를 잇고 있다.
▲BIPA - 타자
롯데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수비진은 바빠진다. 그의 배트에 맞은 공은 가장 높은 확률로 안타가 되고 있다. BIPA(Balls in Play Average)는 홈런을 제외한 안타를 인플레이 타석(타수-삼진-홈런-희비)으로 나눈 값이다. 손아섭의 BIPA는 4할1푼 7리로 2위 나주환(SK·0.397), 3위 박한이(0.396)를 압도하고 있다. BIPA가 높은 타자는 그만큼 안타성 타구를 많이 친다는 의미다. 손아섭은 볼넷도 17개를 골라 2번 타자로 이상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
▲WPA - 미스터 클러치, 홍성흔
클러치 히터는 논란이 많은 주제다. 타율이 높은 타자, 홈런이 많은 타자와는 달리 꾸준히 클러치 히팅을 하는 타자를 찾기 어렵다(예외는 있다). 이 점에서 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 빌 제임스는 뒷날 수정하긴 했지만 '클러치 히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세우기도 했다. 클러치 히팅을 정의하기도 쉽지 않다. 득점권 타율은 10-1로 이기는 경기와 0-1로 지는 경기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7회 이후 동점이나 한 점 차, 자신 또는 다음 타자가 동점 주자인 경우'인 Close & Late 상황에서의 성적이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샘플 사이즈가 작다는 문제가 있다. 또 "3-1로 끝난 경기의 1회 결승 3점 홈런은 클러치 히팅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들게 한다.
스탯티즈에서 제공하는 WPA(Win Probabilty Added·추가한 승리 확률) 기록은 비교적 훌륭한 클러치 히팅의 지표가 될 수 있다. WPA는 점수 차, 이닝, 아웃카운트, 점수차, 주자 상황별 타격 결과를 과거 승패 확률을 바탕으로 평가한 것이다. 예를 들어 홈 팀이 7회말 1점 차로 지고 있는 1사 3루에서 승률은 0.481이다. 타자가 단타를 쳐서 동점에 주자 1루가 됐다면 승률은 0.624로 높아진다. 타자는 0.143만큼의 기대 승률을 높였다. 모든 타석에서 이 값을 더한 게 바로 WPA다. 전 타석을 기준으로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 친 안타는 기대 승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클러치 히팅의 척도도 될 수 있다.
타점 1위를 달리는 롯데 홍성흔은 WPA에서도 독보적이다. 12일 현재 홍성흔의 WPA는 2.02로 2위 이진영(LG·1.29)의 두 배 가량이다. 3위 이하는 이대호(롯데·1.17)·최희섭(KIA·1.15)·최형우(삼성·1.10) 순이다.
▲P/PA - 선발 투수의 천적 김원섭
투구 수에 신경을 쓰는 투수라면 KIA 김원섭의 이름은 악몽과도 같다. 김원섭의 올시즌 타석당 투구 수 4.4개를 기록해 8개 구단 타자 가운데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김원섭 9명이 있는 팀이라면 투수는 퍼펙트 게임을 기록하더라도 공 119개를 던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원섭 다음으로는 홍성흔(4.3개)·김민우(넥센·4.3개)·오지환(LG·4.2개)·박정권(SK·4.2개) 순이다. 그럼 가장 빠른 승부를 하는 타자는 누굴까. 롯데 1번 타자 김주찬이다. 김주찬은 타석당 평균 3.3개의 공만 상대했다. 1번 타자로 출루율 3할1푼2리를 기록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추가 진루
12일 사직 롯데전 연장 12회 초에 SK 김강민은 정근우의 우전 안타 때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해 결승 득점을 올렸다. 롯데 우익수는 어깨가 강하기로 소문한 카림 가르시아였다. 김강민이 3루에서 멈춰섰더라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김강민의 플레이에서 3루에서 홈까지 간 한 베이스 거리를 '추가 베이스'로 보자. 물론 '추가 베이스'는 타구 방향이나 수비수의 능력도 변수다. 하지만 추가 베이스가 많은 선수일수록 유능한 주자일 가능성이 높다. 한화 추승우는 평균 대비 얻은 추가 베이스가 7개로 이 부문 1위다. 롯데 손아섭과 LG 오지환이 6개로 2위. 5개인 선수는 모두 6명이다. 그런데 낯선 이름이 눈에 띈다. 이종범(KIA)·더그 클락(넥센)·김주찬(롯데)이야 그렇다 쳐도 "홈런을 치면 뛸 필요가 없다"는 이대호도 5개다. 느림보 4번 타자 계열인 KIA 최희섭은 이 수치가 -9개다. 이대호는 생각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물론 '결과적으로 단타가 된 2루타성 타구'를 -1 베이스로 계산하면 순위는 좀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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