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멋대로 헝클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어느 한쪽에 머리가 붕 떠 있는가 하면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질서 없이 뻗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머리를 '까치집 머리'라 한다. 머리 모양이 까치집과 유사하다고 해서 빗댄 말이다. 까치집은 나뭇가지들이 얼기설기 엮인 둥근 뭉치로 가지들이 이리저리 삐쭉하게 뻗쳐 있다.
실제로 까치집은 가지런히 정리된 완성체로 보이지 못하고 엉성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이것은 우리 시각일 뿐이다. 까치는 조류 중에서도 집짓기 기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집짓기 작업도 암수 한 쌍이 함께 품을 들여 정교하게 진행한다. 까치 집짓기는 수컷이 2~3개월 전부터 예비 작업을 하고, 봄에 산란기가 다가오면 약 40일에 걸쳐 암수가 함께 집을 완성한다.
나뭇가지로 기초를 만든 뒤 내부를 진흙으로 메우고 마른풀과 새털 등을 깔아 알 놓을 자리를 만든다. 나뭇가지도 되는 대로 물고 와 쌓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당한 크기가 되도록 부리로 끊어내기도 한다. 이렇게 쓰인 나뭇가지의 수는 10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아서 까치집을 허물면 가마솥에 밥을 지을 수 있다는 말이 전하기도 한다.
까치 내외가 집짓기에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며 진심인 것은 그것이 새끼를 부화하여 키워낼 곳을 마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까치는 3월부터 5월 사이에 평균 6~7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암컷이 알을 품어 부화하면 드디어 새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때부터 까치 내외는 분주해진다.
새끼들을 고르게 먹이려면 까치 내외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까치에게는 집짓기도 힘들고, 새끼 부양도 수고롭다. 그러나 새끼 울음소리로 둥지가 시끌시끌해지고, 입을 벌려 먹이를 받아먹는 새끼들을 바라보며 까치 내외는 삶의 생동감을 느끼고 그간의 고생도 잊은 채 즐거움과 보람을 맛보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