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초대교회를 이끈 대 신학자이자 영성가, 탁월한 문학가로 손꼽을 수 있는 바오로 사도의 주님을 향한 신앙 고백이 그가 남긴 서간 곳곳에 흔적이 남아있는데, 읽을 때 마다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두 번째 독서인 로마서를 통해 우리는 주님을 향한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사랑이 얼마나 돈독하고 깊은 것인지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로마 14,8)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고! 이 얼마나 놀라운 신앙 고백인지요? 교회 역사 안에 이토록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신앙 고백을 한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주님을 만난 이후 바오로 사도는 즉각적이고 전격적인 회개를 하게 되는데, 회개 이후 그에게 있어 주님은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그는 주님을 만난 이후 주님 외에 모든 것은 부차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그 빛나던 것들, 좋은 가문, 탁월한 율법 지식, 불 타오르는 젊음, 지칠 줄 모르는 학구열, 앞날이 창창하던 청년 지도자...그 모든 것이 순식간에 빛을 바랬고, 시들시들해졌고, 의미가 살라지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바오로 사도는 이 땅에 남아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는 초대 교회 신자들의 든든한 영적 지도자로 살아가는 것도 큰 행복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쳐 빠르게 그분 곁으로 건너가는 것은 더 큰 행복으로 여겼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한쪽 발은 지상에 딛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 발은 이미 천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한쪽 눈은 방황하는 양들을 측은지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 눈은 어서 빨리 불멸의 영광을 누릴 희망으로 이글거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 나이를 드신 형제자매님들께서는 바오로 사도의 신앙 고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은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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