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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삼면(網開三面)
그물의 세 면을 열다는 뜻으로, 은덕이 모든 사람에게 미친다는 말이다.
網 : 그물 망(糸/8)
開 : 열 개(門/4)
三 : 석 삼(一/2)
面 : 낯 면(面/0)
고양이가 쥐를 막다른 곳까지 몰아넣으면 '궁지에 빠진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대로 해를 입을 수 있다. 성어로는 궁서설묘(窮鼠齧猫)라 한다.
최후의 지경에 이르면 약한 자도 마지막 힘을 다하여 반항하기 마련이다. 더 작은 새가 막다른 곳까지 쫓기면 조궁즉탁(鳥窮則啄)이고, 조금 큰 개가 궁지에 몰리면 담을 넘는다는 구급도장(狗急跳墻)이라 하는 등 비슷한 말도 많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전략가 손자(孫子)는 전쟁판에서도 이를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위된 적군은 한 쪽을 트게 하고, 궁지에 몰린 적은 성급하게 공격하지 않는(圍師遺闕 窮寇勿迫)‘ 법이라 했다.
새나 물고기, 짐승을 잡기 위해 그물을 칠 때 일망타진(一網打盡)하려면 빈틈없이 해야 한다. 사방 중에서 한쪽 그물을 터주는 것이 망개일면(網開一面)이다. 이렇게 하면 치어(稚魚)와 같은 어린 생명은 살려둘 수 있다.
그런데 빙 둘러친 그물을 열어도(網開) 사방의 세 개 면(三面)을 펼쳐 금수가 자유롭게 도망가게 했다면 사냥이 목적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고대 夏(하)나라의 포악한 군주 걸왕(桀王)을 몰아내고 상(商)나라를 일으킨 탕왕(湯王)의 인자함을 말해주는 고사에서 비롯됐다.
사기(史記)의 은(殷)본기에 실려 있는 내용을 보자. 물론 상나라와 마지막 도읍 이름을 딴 은나라는 같다.
탕왕이 어느 때 교외로 나갔다가 한 사람이 그물로 새를 잡으며 사면팔방의 모든 것이 다 들어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탕왕이 그 사람에게 ‘세 면의 그물을 거두게 하고는 왼쪽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날아가고, 오른쪽으로 도망가려면 그쪽으로 가게 하도록 축원했다(乃去其三面 祝曰 欲左左 欲右右).’
그러면서 명을 따르지 않는 것만 그물에 잡히도록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탕왕의 은덕이 지극하여 짐승에게까지 이른다고 칭송했다.
인간관계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너무 각박하게 다그치면 자기 과오를 깨닫기 보다는 원망이 앞서게 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모든 사람이 지탄하는 죽을 죄가 아닌 다음에야 한 쪽을 슬쩍 열어두는 지혜가 있어야 마음으로 승복한다. 모두가 환영하는 구악일소(舊惡一掃)든 적폐청산(積弊淸算)이든 사납게 몰아붙이다 보면 목적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반감만 산다.
▶️ 網(그물 망)은 형성문자로 罓(망), 罒(망)과 동자(同字), 网(망)은 간자(簡字), 罔(망)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그물의 뜻인 옛 글자 그물망(网, 罒, 罓; 그물)部에 '가리다'의 뜻과 음(音)을 나타내는 亡(망)을 더한 罔(망; 그물)으로 이루어졌다. '그물'의 뜻이 있다. 그래서 網(망)은 (1)그물눈처럼 그 조직이 널리 치밀하게 얽혀진 체계(體系) (2)어떤 명사(名詞)와 결합하여 그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3)끈이나 새끼 따위로 그물같이 얽어 만든 커다란 망태기 (4)그물처럼 만들어 가뼉 두거나 치거나 하는 물건의 통틀어 일컬음, 등의 뜻으로 ①그물 ②포위망(包圍網) ③계통(系統) ④조직(組織) ⑤그물질하다 ⑥그물로 잡다 ⑦싸다 ⑧덮다 ⑨가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고기를 잡는 그물과 날짐승을 잡는 그물이란 뜻에서 널리 빠짐없이 모음 또는 모두 휘몰아 넣어 포함 시킴을 망라(網羅), 틀 때 머리카락이 흘러 내려오지 않도록 머리에 두르는 그물 모양의 물건을 망건(網巾), 안구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시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막을 망막(網膜), 그물같이 생긴 모양을 망상(網狀), 그물을 뜨는 데 쓰이는 실을 망사(網絲),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그물을 치는 곳을 망기(網基), 그물에서 빠져나갔다는 뜻으로 범죄자가 잡히지 않고 도망하였음을 이르는 말을 망루(網漏), 그물로 물고기나 짐승을 잡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망부(網夫), 그물을 설치하여 고기잡이를 하는 배를 망선(網船), 이익을 독차지 함을 망리(網利), 새를 잡는 데 쓰는 그물을 나망(羅網),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漁網),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강물이나 바닷물에 원뿔꼴로 쫙 펴지도록 던지는 것을 투망(投網), 철사를 그물처럼 엮어 만든 물건을 철망(鐵網), 물고기가 그물에 걸림을 이망(罹網), 들고 다니면서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행망(行網), 칼과 그물을 씌운다는 뜻으로 남을 속박하거나 구속함을 이르는 말을 겸망(鉗網), 그물을 들면 그물눈도 따라 올라간다는 뜻으로 주된 일이 되면 다른 일도 그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말을 망거목수(網擧目隨), 그물이 새면 배도 그 사이로 지나갈 수 있다는 뜻으로 법령이 관대하여 큰 죄를 짓고도 피할 수 있게 됨을 비유한 말을 망루탄주(網漏呑舟), 그물의 한 코라는 뜻으로 새는 그물의 한 코에 걸려 잡히지만 그물을 한 코만 만들어 가지고는 새를 잡지 못한다는 말을 망지일목(網之一目), 그물을 한번 쳐서 물고기를 모조리 잡는다는 뜻으로 한꺼번에 죄다 잡는다는 말을 일망타진(一網打盡),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곤궁하여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다는 말을 생구불망(生口不網), 썩은 새끼로 범을 잡는 다는 뜻으로 터무니 없는 짓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초망착호(草網着虎), 하늘의 그물은 크고 성긴 듯하지만 빠뜨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하늘이 친 그물은 눈이 성기지만 그래도 굉장히 넓어서 악인에게 벌을 주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말을 천망회회(天網恢恢), 게도 그물도 다 잃었다는 뜻으로 이익을 보려다 도리어 밑천까지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해망구실(蟹網俱失) 등에 쓰인다.
▶️ 開(열 개, 평평할 견)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开(평평할 견)는 간자(簡字), 幵(평평할 견)은 동자(同字)이다. 문 문(門; 두 짝의 문, 문중, 일가)部와 开(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开(견)은 두 개의 물건이 평평(平平)하게 줄 짓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두 손으로 빗장을 들어 올려 양쪽 문짝을 여는 것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開자는 '열다'나 '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開자는 門(문 문)자와 幵(평평할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幵자는 나뭇가지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開자의 갑골문과 금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고문(古文)에 나온 開자를 보면 門자에 一(한 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廾자는 양손을 그린 것이니 開자는 양손으로 빗장을 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開자는 이렇게 문을 여는 모습에서 '열다'나 '열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깨우치다'나 '시작하다'와 같은 의미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開(개, 견)는 ①열다, 열리다 ②꽃이 피다 ③펴다, 늘어놓다 ④개척하다 ⑤시작하다 ⑥깨우치다, 타이르다 ⑦헤어지다, 떨어지다 ⑧사라지다, 소멸하다 ⑨놓아주다, 사면하다 ⑩끓다, 비등(沸騰)하다(액체가 끓어오르다) ⑪말하다, 개진(開陳)하다 ⑫출발하다 그리고 ⓐ평평하다(견) ⓑ오랑캐의 이름(견) ⓒ산(山)의 이름(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열 계(啓),열 벽(闢),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닫을 폐(閉)이다. 용례로는 신문이나 책 등을 처음으로 간행함을 개간(開刊), 어떤 모임을 주장하여 엶을 개최(開催), 책을 폄을 개권(開卷), 새로 나라를 세움을 개국(開國), 버려져 있던 거친 땅을 처음으로 일구어 논밭을 만드는 것을 개간(開墾), 어떠한 장소를 열어 공개함을 개장(開場), 새 영화를 처음으로 상영하는 것을 개봉(開封), 처음으로 시작함을 개시(開始), 방학을 마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함을 개학(開學), 어떤 회의나 행사 등을 시작하는 것을 개막(開幕), 재판을 시작하기 위하여 법정을 엶을 개정(開廷), 어떤 내용을 알리거나 보이거나 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에게 널리 터놓음을 공개(公開), 열리어 벌어짐이나 늘여서 폄을 전개(展開), 다시 엶이나 다시 시작함을 재개(再開), 일단 멈추었던 회의를 다시 엶을 속개(續開), 꽃 등이 아직 피지 아니함을 미개(未開), 얽히고 막힌 일을 잘 처리하여 나아갈 길을 엶을 타개(打開), 모여 있지 않고 여럿으로 흩어짐을 산개(散開), 책을 펴 글을 읽으면 새로운 지식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개권유득(開卷有得),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뜻으로 독서를 권장하는 말을 개권유익(開卷有益), 문을 열고 도둑을 맞아들인다는 뜻으로 스스로 화를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을 개문납적(開門納賊), 일부러 문을 열어 놓고 도둑을 청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화를 불러 들인다는 말을 개문읍도(開門揖盜), 문을 열어 반가이 맞아들임을 일컫는 말을 개문영입(開門迎入), 낡은 사상과 풍속들을 허물어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개화사상(開化思想), 만물의 뜻을 열어 천하의 사무를 성취함 또는 사람이 아직 모르는 곳을 개발하고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성취시킴을 일컫는 말을 개물성무(開物成務),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린다는 뜻으로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에서 유래한 말을 개천벽지(開天闢地),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비유한 말을 개원절류(開源節流)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面(낯 면/밀가루 면)은 ❶상형문자로 麵(면)과 麪(면)의 간자(簡字)이고, 靣(면)은 속자(俗字)이다. 面(면)은 사람의 얼굴과 그 윤곽을 나타낸다. 나중에 물건의 거죽이나, 얼굴을 그 쪽으로 돌리다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面자는 사람의 '얼굴'이나 '평면'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面자는 사람의 머리둘레와 눈을 특징지어서 그린 것이다. 面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쭉한 타원형 안에 하나의 눈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面자가 단순히 '얼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얼굴에서 비롯되는 '표정'이나 '겉모습'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面(면)은 (1)겉으로 드러난 쪽의 바닥 (2)입체(立體)의 평면(平面), 또는 겉면 (3)검도(劍道)나 야구(野球)에서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얼굴에 쓰는 제구(諸具) (4)향하고 있는 어떤 쪽 (5)신문 따위의 페이지 (6)낯이나 체면(體面) (7)인쇄한 책장이나 종이장의 한 쪽, 또는 이것을 세는 단위(불완전 명사). 쪽. 페이지 (8)몇 개의 이(里)로 구성된, 군(郡)의 관할에 딸린 지방 행정 구역 단위의 하나. 종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의 하나이었으나, 하급 보통 지방자치단체인 군의 단순한 행정 구역으로 되었음. 등의 뜻으로 ①낯, 얼굴 ②표정(表情), 얼굴빛 ③모양, 모습 ④겉, 표면 ⑤겉치레 ⑥탈, 가면(假面) ⑦앞, 면전 ⑧방면(方面), 쪽 ⑨평면 ⑩면(행정 구역 단위) ⑪면(물건의 세는 단위) ⑫밀가루 ⑬보릿가루 ⑭국수 ⑮만나다 ⑯대면하다 ⑰등지다, 외면하다 ⑱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면의 관할 구역 안을 면내(面內), 얼굴에 있는 잔털이나 수염을 깎는 일을 면도(面刀), 대하여 보고 있는 앞을 면전(面前), 얼굴을 마주 대함을 면접(面接), 얼굴을 대하여 만나봄을 면회(面會), 면에 사는 주민을 면민(面民),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면담(面談)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얼굴을 서로 알고 있음을 면식(面識), 바로 그 사람앞에서 잘못을 책망함을 면책(面責), 얼굴을 마주하여 꾸짖거나 논박함을 면박(面駁), 물체의 상하나 전후 이외의 좌우의 면을 측면(側面), 물체의 뒤쪽에 있는 면을 이면(裏面), 어떠한 사실과 반대되거나 다른 방면을 반면(反面), 일이 되어 나가는 상태 또는 그 장면을 국면(局面), 밖으로 나타난 모양 또는 대면하기를 꺼려 얼굴을 다른 쪽으로 돌려 버림을 외면(外面), 어떤 범위의 전체를 전면(全面), 바깥 면이나 겉모양을 표면(表面),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 또는 그 일대를 방면(方面),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눈 코 입 등이 있는 머리의 앞쪽 또는 사람끼리 서로 아는 것을 안면(顔面), 일이 바로 눈앞에 닥침을 당면(當面), 얼굴 생김새가 밉살스러움을 이르는 말을 면목가증(面目可憎), 서로 얼굴을 통 모른다는 말을 면목부지(面目不知), 얼굴이 아주 새로워졌다는 말을 면목일신(面目一新), 벽을 향하고 아홉 해라는 말을 면벽구년(面壁九年), 얼굴빛이 흙빛과 같다는 말을 면여토색(面如土色),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면종복배(面從腹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