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등학교 동기 모임이 있어 부산으로 내려가야 했다.
아침 일찍 미세먼지를 뚫고 차를 몰았다.
도시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는 것보다 경산으로 가는 것이 더 가깝고 시간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이었다.
역 주변에 주차를 한 뒤 기차를 탔다.
일요일이라 놀러가는 남녀 학생들의 짝도 많았고 결혼식에 가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많이 보였다.
내 옆에 앉은 나이든 여자분은 기장 대변항에 전복죽을 먹으러 가는 모양이었다.
전화로 주고 받는 대화가 그런 것 같았다.
말을 붙였더니 원래 부산 사람인데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대구 수성구로 이사를 왔다는 것이었다.
수성구에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옷차림도 남달라 보였고 모습도 부티가 났다.
느긋하게 밖의 풍경을 즐기며 가는 것은 고속열차보다 무궁화가 낫다.
그런 맛을 아는 사람처럼 보였다. 기장 대변에 가서 친구들 아니면 지인들과 어울려 전복죽을 먹을 모양이었다.
몇 마디 주고 받다가 정치 이야기가 나오기에 그만 못 들은 척하고 반대편 밖을 쳐다보며 입을 닫고 말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정치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화제다.
자식 이야기,
종교 이야기,
지방색 이야기,
정치 이야기는 자칫 잘못하면 감정을 상하게 될 때가 많다.
내 종교가 좋다고 하거나 내 자식이 잘 났다고 자랑하거나
어느 지방은 어떠해서 좋지 않다고 정치색을 담아 비난하게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흔히 보아온 일이라 나는 위의 것들은 대화에서 벗어나거나 침묵하는 편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은 저녁 시간이라 여유로운 시간을 달리 쓸 데가 없었다.
그래서 바다 바람을 쐬려고 다대포해수욕장행 도시열차를 탔다.
틈만 나면 걷기를 좋아하는 지라 다대포에 있는 몰운대를 걸으면 가슴 속이 시원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데 착각을 해서 다대포해수욕장 한 정거장 앞인 다대포항역에 내리고 말았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온 곳이라 무작정 걷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가까이 있는 다대포항부터 둘러본 뒤 해수욕장으로 가면 되리라 싶었다.
회센터에 들어가 횟감을 파는 가게들의 수조에 그득한 활어 구경을 먼저 하고 나왔다. 그런 뒤 어항을 둘러 보았다.
정박해 있는 어선들과 잔잔한 파도, 공판장에서 생선을 선별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가 동영상을 찍어 보았다.
그리고 생전 처음 설 제수에 쓸 반건조된 돔과 민어조기, 침조기를 무게가 느껴질 만큼 샀다.
생선을 들고 걷다가 힘이 들어 의자에 앉아 놀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짧아 실수를 한 날이 되고 말았다.
모레 다시 내려가게 되면 제대로 걷다가 올 생각이다.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고 있는 다대포항 동영상이 올려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길게 시간을 들여 적었는뎨 올려지지 않으면 허탈감이 들 텐데....
첫댓글 다대포항에 겨울엔 길거리표 커피가 맞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우수회원 업되었네요. ㅎㅎ
다대포항에 가신 적이 있으시군요, 길거리표 커피가 맛이 있었다니 그 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가 봅니다.
좋은 곳을 떠나 타지에 가서 사니 늘 살던 부산이 그립네요. 내일 또 부산 가게 되면 바다 냄새 실컷 맡고 와야겠습니다.
님의 글을 보니 눈앞에 바다모습과 사람들 생선꺼리 사러 나간 어시장의 모습이 생생히
떠 오릅니다
십여년전 기장 대변항 언덕위의 멋진 단독주택 절친집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해변축제로 축포가 밤하늘을 수놓고
아름다운 기장 바다를 보았고
절친의 딸래미 결혼식을 보러 갔는데 딸래미 아부지가 그리 울더라고요
부산에 대한 멋진 추억을 가지고 계시군요. 광안리 불꽃축제가 굉장한데 그것도 한 번 보러 가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변항 멋진 주택에 사는 절친은 아주 복이 많은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바다가 없는 타지에 와 살고 있으니 갯냄음이 절로 그리워지고 친구분이 부럽게 느껴집니다.
겟내음 나는 바다는 언제나 가고싶은 곳~
동창은 만나셨나요''?
부산은 제2의 고향처럼 각인 이 된곳~
다대포 바다가 보고싶어 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다대포 바다를
못보게 되어서 아쉽네요~ㅎ
내일 또 부산에 갑니다. 바다 갯내음 실컷 마시고 올 겁니다.
그런데 왜 부산이 제2의 고향처럼 각인디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명한 초원복국에서 동기들과 먹고 웃고 떠들며 잘 어울리다가 돌아왔습니다.
다대포항이 그려집니다.
벌써 설 제수 물품을 준비하시니
대단하세요.
오고 가는 길에 들으신 정치 이야기
지방 이야기는 잊어버리세요.
그런 이야기가 없으면 좋지만 이미
하거나 들은 이야기는 어쩔 수 없지요.
세상 사람들이 많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좋은 하루가 되십시요.
정치 이야기 별로 들은 게 없습니다. 이야기가 나오자 그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더니 더 이상 하지 않아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다대포항이 그리워지신다니 그곳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설 제수는 처음으로 준비해 보았는데 힘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쪽에까지 중국미세먼지가 날라가나
봅니다.
다대포 에도 옛날에 무장공비 침투했던것
같고요.
생활의 리듬속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이 젤
행복한 삷일것입니다.
미세먼지는 전국 곳곳에 다 날아온다고 합니다. 중국이 참 밉습니다.
무장공비 침투한 다대포에는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로 남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 싶습니다.
세월이 워낙 많이 흘러가 버리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ㅎ 젊었을적 다대포가서 아나고회 먹고
췌해가지고 밤새 고생한 생각이 납니다
그때 그여인도 보고싶고 참오래된 추억이네요
그때 그 여인이 보고 싶다니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고 계신 모양입니다.
모든 건 다 흘러서 바다로 가고 우리들은 늙어서 또 하구에 다다르고 있나 봅니다.
아나고회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우리말로는 아나고가 붕장어인데.....먹장어, 갯장어, 붕장어, 곰장어는 먹장어를 달리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친구들과의 모임은 참 행복하지요
바닷가에서 마음껏 뛰어놀던
옛날이 생각나면 더 행복하시겠어요.
고등학교 친구들은 거리낌이 없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초등 친구, 중학 친구, 대학친구보다 더 나은 게 고등학교 친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옛날이 그리워지는 늦은 밤입니다. 언제 이렇게 흘러 여기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다가 바로 저긴데.....
산보삼아 오랜만 여유자적 즐거우셨겠네요
시원하면서도 쓸쓸한 파도가 인생무상 욕심도 없어지셨겠습니다천샘님
예, 혼자 자유롭게 다니면 거리낌이 없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욕심도 없어지고 그냥 넉넉하고 느긋함만 있어서 행복한 느낌이 듭니다.
모든 게 다 흘러와 닿는 곳인 바다는 넉넉한 느낌이 들어 언제 가도 좋은 곳이라 싶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시군요. 신혼여행을 부산으로 오셨다니 부산은 영원한 추억의 도시로 남아 있겠군요.
사시는 곳에서 출발하는 케티엑스라고 하니 서울 사시는 모양입니다.
해운대도 태종대도 한 번씩 갈 만한 곳이라 저도 잘 찾는 곳들입니다.
특히 태종대는 속 시원한 느낌이 들어 언제 가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해운대는 좀 야단스럽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거기 가신 적이 있으시군요. 해운대가 아주 잘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좋지요.
부산에 살 때는 더러 가곤 했는데 지금은 먼 옛날이 된 것 같아 그립기도 하네요.
온천장과 해운대에 온천이 있어 부산은 이것만으로도 매력적인 도신데......
객지인 대구에 와서 사니 늘 부신아 그립네요.
감기 들지 않게 조심하십시요. 나이 드니 감기도 무섭더만예.
ㅎㅎ 저도 걸아야지 한 날에 걷다가 이것저것 눈에 띄는 대로
사 다보면 나중엔 걷지도 못하고 버스타고 돌아오게 되지요
화가 나서 다시는 사지 말아야지 하고 나가지만 ..
그 마음 알 것 같습니다 . 어쨌거나 사람의 두 팔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뭘 사게 되더라도 걷지 못할 정도로 사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게 진리라 싶습니다.
다음에 많이 사게 되실 때는 제가 들어다 드리겠습니다. 화는 내시지 말고....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님... 부산 얘기를 하시다니 ..ㅠ
초중고대... 힘들고도 그리운 추억의....
이젠, 다 나았어요 벌써 37년 전 이야기들.
그래도. 그리하여도, 선~합니다 아스라히..
울지는 말아야지...,..
부산이 함들고도 그리운 추억의 지명인가 봅니다.
왜 그러한지 알 수는 없지만 37년 전 일로 많이 아프기도 하신 것 같습니다.
37년이나 지난 이야기라고 하시니 세월 퍽 아련합니다.
울지는 말아야지 란 말씀이 내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강건하게 살아내셨으니 또 더 강건해 지실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