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내 트럼프월드센텀Ⅱ 주상복합아파트 주민이 바로 옆에 들어서는 한 오피스텔의 에어컨 실외기가 각 층별로 자신들의 아파트 쪽으로 집중 설치된 것을 가리키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100여 세대 소음·열기 우려 - 시·구, 규제 근거 없어 난색
부산 센텀시티 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과 신축 오피스텔 시행사가 에어컨 실외기 설치 위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트럼프월드센텀Ⅱ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부산시에 신축 C오피스텔 에어컨 실외기를 다른 쪽으로 옮기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주민은 신축 C오피스텔의 에어컨 실외기가 C오피스텔 측면이자 트럼프월드센텀Ⅱ 거실·안방이 위치한 방향으로 설치돼 소음·열기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이 같은 민원을 제기했다.
실제로 C오피스텔 에어컨 실외기는 8층에 2대, 9층부터 32층까지 각 4대씩 트럼프월드센텀Ⅱ와 마주한 건물 측면에 설치돼 있다. C오피스텔은 지상 38층 466세대 규모로 준공 신청만 남은 단계다. 시에 따르면 C오피스텔 실외기 설치 장소와 트럼프월드센텀Ⅱ의 간격은 15m이다.
트럼프월드센텀Ⅱ 입주자들은 "보통 에어컨 실외기는 1세대에 1대씩 배치하지만 C오피스텔은 모두 우리 건물 쪽으로 설치해 평생 불구덩이를 안고 살 처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월드센텀Ⅱ 측은 총 204세대 중 100여 세대가 실외기 소음·열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월드센텀Ⅱ 입주자들은 실외기 소음 규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근거가 없어 시·구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상업지구에서 사업장의 경우 낮시간에 65㏈ 이상 소음이 발생하면 과태료 처분을 내리고 개선명령을 할 수 있지만 공동주택 생활소음에 대한 규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9일 오후 2시30분께 트럼프월드센텀Ⅱ 28층에서 C오피스텔 실외기를 가동한 상태에서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59.5㏈이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9시30분께 주민들과 C오피스텔 시행사가 함께 소음도를 측정했을 때는 평균 60㏈이 나왔다.
이에 대해 C오피스텔 시행사는 "공사가 완료돼 실외기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실외기를 가동하지 않을 때도 소음이 60㏈로 측정됐고, 창문을 닫으면 45㏈밖에 나오지 않았다. 건축허가가 난 설계도면 대로 시공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존 위치보다 더 안쪽에 설치하고 다른 보완 장치를 설치해 소음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월드센텀Ⅱ 주민들은 "실외기를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