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 전문직 취업비자 쿼터 없앤다

[엘리트]

취업이민 혁신법안 29일 연방상원 상정
학사용 최대 30만개, 석사용은 무제한
영주권 국가별 상한선도 폐지될 듯

전문직 취업비자(H-1B) 쿼터가 사실상 없어질 전망이다.

합법 취업이민의 문호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초당적 이민혁신법안(Immigration Innovation Act)이 오는 29일 연방상원에 상정된다.

공화당 이민개혁파인 오린 해치(유타)ㆍ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의원과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델라웨어)ㆍ에이미 클로부처(미네소타)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그 동안 제기돼 온 취업비자와 취업이민의 이슈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우선 접수 몇 달 만에 쿼터가 소진돼 대기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H-1B의 연간 쿼터가 대폭 확대된다. 현재 연간 6만5000개인 학사용 쿼터를 11만5000개로 늘리고 이마저도 회계연도 초반에 소진될 경우에는 4만 개씩 순차적으로 증가시켜 최대 30만 개까지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30만 개의 쿼터 상한선은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 또 현재 연간 2만 개인 석사용 쿼터는 아예 철폐해 무제한으로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외 우수인력 유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H-1B 소지자 배우자(H-4)에게 노동허가를 발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취업영주권 적체 해소 방안도 마련됐다. 취업영주권 1순위 가운데 '저명한 교수ㆍ연구원'들과 2순위 가운데 미국 대학에서 STEM(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 전공으로 석사이상 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연간 쿼터 계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취업영주권 신청자의 부양가족들도 쿼터 계산에서 빠진다.

현재 연간 취업영주권 발급 수량 14만개의 28.6%인 4만 개가량을 각각 할당받고 있는 1ㆍ2순위 쿼터에서 이들이 모두 빠질 경우 연간 5만 개 이상의 취업영주권 쿼터가 다음인 3순위로 넘어가게 돼 취업 3순위의 적체 해소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이 법안에는 취업영주권에서 국가별 쿼터를 철폐하는 내용도 함께 포함돼 있어 현재 상한선에 못 미치는 한인 신청자들은 인도ㆍ중국ㆍ필리핀ㆍ멕시코 등 쿼터 제한을 받는 국가 출신자들에게 우선일자에서 밀려 한동안은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이처럼 합법 취업이민 문호를 확대하는 대신 고용주들이 부담하는 취업비자청원과 취업이민청원의 신청 수수료를 인상해 미국 내 STEM 분야 교육 지원과 근로자 재교육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발의자인 해치 의원은 24일 "이 법안은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점진적 이민개혁 법안이 아니라 우선 쉽게 합의할 수 있는 합법이민 개선방안부터 처리함으로써 포괄적 이민개혁을 촉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초당적으로 발의됐고 우수인력 유치가 취지인 만큼 상원은 물론 하원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미 상원에 상정된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과의 절충이나 통합 가능성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