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물 / 마종기
불꽃은
뜨거운 바람이 없다면
움직이는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불꽃이 그림으로 완성된
안정된 세상의 쓸쓸함.
내 고통의 대부분은
그 쓸쓸한 물이다.
나는 때때로
그 날을 생각한다.
순결의 물을 두 손에 받들고
다가오던 발소리의 떨림.
가득 찬 물소리에
나는 몸을 씻고 싶었다.
떨지 않는 물은 단지
젖어 있는
무게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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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풍경이야기
쓸쓸한 물 / 마종기
어느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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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6
22.11.24 06:3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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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정된 세상의 쓸쓸함.
오오~ 기가막히게 보고 맞는 말씀.
그래서 어떤 변수가 생길 지 모르는 떨림과 긴장이 아주 약간 있어 가벼움 보다는 무거움이 필요한 것처럼 쓸쓸한 물이 그 역할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