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일이 주관하는 ‘영화모임’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이런 자리는경산회와 같이
앞으로 우리한테 어울리는 친구들 모임이 될 것 같다.
동참하려고 노력했는데 때마다 일이 생겨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생각할수록 매력있는 모임이다.
26일 이철재의 대학로 공연 역시 영화모임과 같은 성격이고.
(다만 좀 젊은 복장으로 가야할 것 같다. 집사람들도 처녀 차림으로)
내가 지난 주말 집사람과 대학로 연극을 보았는데
우리 나이에 어울리고 또한 감동주는 연극일 것 같아 추천한다.
승일이가 영화 대신 눈을 돌려 볼만 한다.
3명의 배우가 연중 공연을 하는데
다른 배우의 것도 보고 싶다.
참고로 내가 신문에 낸 기사를 첨부한다.
웃고 울며 90분을 즐겼으며 여운도 남은 것이라 추천한다.
승일이가 주재 않더라도 부부가 한번 관람하시길.
* 절대로 ‘염쟁이 유씨’의 홍보가 아님. 공연티켓 구입해서 봤슴. 감동이 우러나서 추천하는 것임.
다시 보고 싶은 추천 연극● ‘염쟁이 유씨’
종교보다 숭고한 주검 앞의 삶이야기
▶임형택의 어깨와 등은 땀에 젖어 있었다. 모노 드라마 ‘염쟁이 유씨’에서 90분 동안 열정적으로 1인 15역을 소화해 낸 직후다. 주검 앞에서 시신의 몸을 닦고 염하며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 그는 천상 배우였다. 염쟁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철없는 애답게 연기했으며 자신의 삶의 여정이기도 한 염쟁이 아버지와 아들의 역할도 절절하게 표현했다. 조폭의 무리, 부자(富者) 귀신과 그 주검 앞에서 재산다툼 벌이는 아들․ 딸․ 며느리, 주검을 거래하는 장의업자 등에 감정이입(感情移入)되어 신명나게 ‘놀았다’.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놀지’ 못한다. 배역을 이해하는 배우야말로 진짜 배우다. 임형택은 그 배역에 몰입되어 40년 염쟁이 인생을 살았고 장사치가 되어 20만원, 40만원 짜리 주검을 악착같이 거래했다. 유산을 챙기기 위한 자식들의 솔직한 속마음에도 공감했다. 귀신이 되어 속물들을 준엄하게 꾸짖기도 했다.
▶누가 이렇게 타인의 삶에 빠져 들 수 있는가. 한사람도 아니고 15명의 삶과 생각을 공감한 임형택은 뛰어난 배우였으며 그로 인해 세상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느 목사나 스님이 타인의 삶에 몰입되어 진정으로 함께 웃고 웃을 수 있을까. 대부분 자신의 신앙에 몰입한 채로 타인을 이해하고 하나님과의 교통(交通)을 추구하며 만족할 뿐이다. ‘모노드라마 90분’으로 70평생을 ,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산 임형택이야말로 세상을 깨달은 성직자 같았다. 하나님과 귀신만이 아니라 소박하고 진솔한 사람, 교활하고 욕심많은 사람들 모두와 교통한 연극 직후의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 감동으로 기자가 얼싸안은 그 어깨와 등의 땀범벅은 성스럽게 느껴졌다.
▶수위와 관, 촛대와 주검으로 이루어진 무대는 을씨년스러웠다. 그러나 무대를 이끌어가는 배우의 해학과 재치, 풍자로 인해 극장 전체가 상쾌한 웃음바다가 됐다. 관객을 기자, 유족, 조폭으로 무대에 끌어들여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 취재하고 곡하고 삿대질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했으며 그에 맞춘 배우의 변화무쌍한 대사가 감칠 맛 있었다. 희곡의 큰 줄기는 수의, 수시, 반함, 소렴 , 대렴 등의 장례의식을 설명하는 것이지만(연극에서 관객은 기자와 함께 하는 전통문화체험단으로 구성된다) 염쟁이 3대 가족사와 시공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엮여지며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다. 평생 염쟁이를 한 유씨가 마지막 염을 하는 쓸쓸한 이야기지만 죽음과 주검보다는 ‘ 어떻게 살고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 삶인가’ 하는 철학을 들려준다. 주검 앞에서 삶을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다. 종교가 종교 앞에서 삶보다는 신과 신앙, 죄와 벌, 지옥과 천당을 강조하는데 비해 주검 앞에서 ‘죽음이 있기에 소중한 삶’을 강조하기 때문에 오히려 종교보다 숭고하다.
▶"죽는 거 무서워들 말어.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어!". 자살로 삶을 마감한 아들의 주검을 일생의 마지막 염으로 치루는 염쟁이의 절규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대부분의 공연시간을 폭소로 일관하다가 아들의 주검을 어루만지며 내뱉는 순간에 전율하며 숨을 죽였다. 그리고 관객기자를 끌어내 관 앞에서 술한잔 따르고 큰절 시킬 때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쳐야 했다. 염쟁이는 말했다. “죽는다는 것은 생명이 끝나는 거지 인연이 끝나는 게 아니야”. 염쟁이의 얼굴엔 진한 땀이 흥건했고 기자와 관객의 눈에는 담백한 감동의 눈물이 넘쳤다. 그러면서 을씨년스런 주검과 관 앞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래서 염쟁이로서가 아닌 배우 임형택과도 어깨를 대고 싶었고 그 어깨에 밴 땀에서 성직자보다 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염쟁이 유씨’는 2006년부터 시작해 누적공연 1,200여회, 18만 관람객을 동원한 모노드라마이다. 유순웅, 임형택, 정석용이 나름의 개성을 살려 각각 무대에 올려 놓는다. 연중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대학로 ‘이랑 시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다. 1대 염쟁이 유순웅과 감칠맛 나는 정석용의 무대도 깊이있는 분석과 선굵은 연기로 평가받는 임형택과 비교하며 다시 보고 싶은 연극이다.
‘염쟁이’에서 배우로 돌아온 임형택은 어느새 염쟁이 40년의 인생경륜을 갖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을씨년스런 무대는 배우의 재치와 해학으로 유쾌한 공간으로 변했다.
첫댓글 음, 알았어. 무섭지 않다는 말이지?
영태야! 아니야 무서울 것 같아..언제 확인 한번 해보자.ㅋ
민형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기사구나... 2012년 서울방문에는 꼭 학쭈니 손잡고 봐야지... 2011년 서울방문에도 대학로 연극 둘과 세종문화회관 뮤지컬 하나는 소화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