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인물 한국사]46ㅡ15.
마누라 장례식장 화장실 남편 웃음만이..15
을미사변 직후 고종의 곁으로 달려 온 엄상궁! 10년만의 감격스런 재회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엄상궁은 고종 탈출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지금, 조선 땅에서 왜놈들의 칼날을 피할 수 있는 곳은… 러시아 공사관 밖에 없어. 왜놈들이 아무리 독종이래도 러시아 놈들에게는 꼬리를 말잖아. 걔네 왕이 러시아 황태자 꼬붕 노릇 한 이야기 너도 들었지?"
"예… 그건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러시아 공관으로 가기에는… 당장 밖에 있는 왜놈 경비병들은 어쩝니까?"
"혹시, 만천과해(瞞天過海 : 하늘을 가려 바다를 건너다)라고 들어봤어?"
"예?"
"손자병법을 보면…. 그냥 그런 게 있어! 일단 가마나 두 개 준비해!"
엄상궁은 그 날부터 며칠간 심복궁녀와 함께 가마를 탄 채 건춘문을 왔다갔다하기 시작했다.
"뭔노무 출타가 이리도 잦스므니까? 그냥 하루 몰아서 가면 안되겠스므니까?"
"택배 반품도 해야지! 쇼핑도 해야지! 미용실도 가야지!"
"휴… 그런데 밥은 해놓고 나가는 것이므니까?"
"그래 밥 다 해놓고 움직인다! 이제는 왜놈들까지 우릴 무시하네?"
그렇게 왜놈 경비병들의 눈을 익숙하게 만든 엄상궁!
"전하! 지금이 찬스입니다. 왜놈들이 이제 통행 검사도 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가마를 타고, 궁궐을 탈출해야 합니다."
"저기… 안전할까?"
"그럼 뭐 여긴 안전합니까?"
"아니, 그래도…"
"남자가 왜 이렇게 담이 작습니까? 못 먹어도 고! 모릅니까?"
"그러다 독박 쓰면…"
"갈 겁니까? 안 갈 겁니까?"
"오케이! 나도 갈래!"
이리하여 엄상궁의 가마에 올라탄 고종은 무사히 왜놈 경비병들의 눈을 피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하게 된다. 역사적인 아관파천(俄館播遷)은 바로 엄상궁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엄상궁! 너 아니었음 나 죽었을 거야! 오 엄상궁 마이 러브!"
고종의 엄상궁에 대한 총애가 어찌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10년 만에 만난 '푸근한 여성', 게다가 경각에 달린 자신의 목숨을 구해 낸 일등공신이었으니…. 고종의 총애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엄상궁… 잠깐 일루 와봐. 응?"
"아이, 전하… 이러시면…. 여긴 러시아 애들 사는 곳인데…"
"에이, 양놈들은 안 하냐?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안 그래?"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하자마자, 고종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성욕을 불태우게 된다. 그리고….
"저…전하, 저기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응? 엄상궁 왜? 우리 귀여운 엄상궁이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저기… 와야 할 손님이… 오지 않고 있어서?"
"손…님이라니? 뭐? 밤손님?"
"아니… 그게 생리가…"
"!"
마흔 줄을 넘긴 엄상궁이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타국의 공관에서 말이다. 이때 엄상궁이 가진 아이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英親王 : 고종의 일곱째 아들로 제대로 갔으면, 의친왕이 황태자가 되어야 했으나 장성한 아들이 황태자가 되는 게 불안했던 일본 정부에 의해 얼떨결에 황태자가 된다)이었다.
"이런 경사가 있나? 엄상궁! 그 나이에 회임을 하다니…. 이건 기적이야 기적!"
기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타국 공관에서 무릎과 무릎 사이를 찍어 아이를 만들다니…. 일국의 왕으로서는 좀 쪽팔리는 일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이 덕분에 엄상궁은 황귀비(皇貴妃)로 책봉되어 엄귀비(嚴貴妃 : 정식 호칭은 순헌황귀비 엄씨였는데, 이를 줄여 엄귀비라 불렀다)라 불리게 된다. 명성황후 사후 황후를 들이지 않았기에 엄귀비는 궁중 내 여인들 중 제일 높은 자리에 앉게 된다(실질적인 황후였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게다가 황태자의 생모였으니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을까? 황현이 쓴 매천야록의 기록이 과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명성황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어 총애를 받다가, 얼떨결에 고종의 눈에 띄어 원나잇! 그게 빌미가 되어 궁에서 쫓겨나 10년 간 야인 생활을 하다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죽은 뒤 컴백! 준 황후의 자리에서 황후의 지위를 누렸던 엄상궁…. 솔직히 엄상궁을 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벗뜨 그러나! 마누라 죽은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옛 여자를 궁으로 불러들였다는 점…. 아관파천의 그 긴박했던 순간에도 인간으로서의 욕망에 충실했던 고종의 모습을 보면… 참… 조선이 왜 망했는지 짐작할 만 하지 않은가? 아무리 막장이라지만, 왜놈들의 칼날에 스러진 조강지처의 시신은 수습하고 여자를 만나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 예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첫댓글 조선이 왜 망했는지 짐작할 만 하네요.
"고종"저런 사람이 왕 이였다니......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