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입국한 우리는 약 3일정도를 ...
요세미티로의 접근, 장비와 식량구입, 등반코스 정찰, 연습바위 등을 하면서 시차적응을 했다.
그리고 4일째 되던날 드디어 앨캡에 붙었다.
총 16피치 ... 한피치 길이는 약 33~47m 이며 전체적으로 오버행이라서 하강이 불가능한 코스다.
6일간의 등반이었으며, 저녁무렵 도착한 정상에서 하루 더 비박을 해야 했다.
컴컴한데 하산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었기 때문 ...
1,000m 벽을 올랐지만 하강은 단 3번 ... 그러니까 150m 밖에 안된다.
그만큼 하강포인트까지 가파르게 내려가고, 하강 후에도 평지에 다다르기까지 가파른 하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50kg 홀백을 메고 하산하는건 남아있는 체력을 쥐어짜기에 충분했다.
오후 2시나 될 무렵 우리는 평지에 도달할 수 있었고,
그곳에선 반가운 선배들과 시원한 맥주, 깍두기와 사발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슈퍼가 가까운 곳에서만 등반하자고 하면서 건배를 했으니까 ... ^^*
클라이머들이 모이는 Camp4 ... 우리는 운좋게도 노우즈 코스 최단시간 등반 도전을 위해 와있는
후버형제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얄개바위의 주인공 ... 쌩형과 제이형, 그리고 박종관님이라는 무척 시끄러운 양반도 만났다.
방사선과에 근무한다는 말을 듣고 계속 "방사선"이라고 불렀는데 (물론, 우리끼리)
후버에게 가서 "너 배 나왔는데 어떻게 등반하냐?" ... 뭐 이러면서 배도 만져보는 잼있는 양반이다.
(물론 한국말로) ... ㅋㅋㅋ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 ... North Face 할인점에 들러 자켓을 사 입었다.
2핏치 등반중인 포비 ... 무려 5시간반이나 걸렸다.
나는 등반속도가 너무 느리다. 과감하지 못해서인가보다.
이런식으로 계속 선등을 했다가는 열흘도 모자랐을 것이다.
그래서 둘쨋날부터 대부분의 선등과 홀링은 영준이의 몫이었다.
크랙을 지나고 리벳구간에 접어들고 있다.
낮의 햇살은 옷속까지 찌는듯이 파고들었고,
가끔 불어대는 바람은 로프를 하늘로 치솟게 했으며, 하루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강추위가 펼쳐졌다.
우리는 괜히가져온거 아닌가 고민했던 포타렛지 후라이를 쳐서 그 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
트레버스가 많은 구간이며, 로프의 꺾임이 심해서 회수하면서도 붕붕 날라다니는게 다반사였다.
가장 어려운 A4 구간을 선등하는 영준 ...
훅과 헤드로 이루어진 살떨리는 트레바스다.
선등을 끝낸 영준이가 포타렛지로 다시 내려와 쉬고 있다.
나는 쥬마로 올라가 홀링을 했으며, 이 친구는 스스로 장비회수를 하면서 따라올라왔다.
홀링은 죽도록 힘들었다.
우리가 장비를 너무 많이 들고갔나보다. 안써서 홀백에 담아버린 장비가 한아름이었으니까 ...
영준이는 골반뼈가 시커멓게 멍들었다고 했다.
픽스지점과 일직선이 되기위해서는 너무 날라갈 것 같으니까
보조로프를 잡으면서 살며시 이동하고 있다.
홀링을 하기 위해 쥬마링으로 올라가는 중.
홀링중 ...
포타렛지는 펴서 매달았고, 그 밑으로 홀백 두개와 식량 및 장비주머니로 쓰는 로프백 두개
그리고 빌레이시트, 검정색 포타렛지 케이스와 흰색 오물통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홀백의 무게때문에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포타렛지가 연처럼 날리는 일은 없었다.
정상포비 ... 뒤로 하프돔이 보인다.
등반이 종료되었고, 바위에 던져둔 영준이의 장갑이 처절해보인다.
덕테잎으로 덕지덕지 감았는데도 저렇게 닳아버리다니 ...
정상에서 홀백을 메고 하산하다가 지친 포비 ...
쇠장비로 가득한 홀백은 완전무거워 무릎이 부서질것만 같았다.
등반도중 스위벨이 홀백을 잡아올리면서 잠금비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새로 구입한 블랙다이아몬드 ... 하마트면 홀백 전체를 떨어뜨릴뻔 한 것이다.
홀백이 떨어졌다면 .... ? ..... 으으으 ..... 상상하기도 싫은 "조난" 이다.
하루종일 쫄쫄 굶었는데 이게 웬 만찬인가 ^^
사발면을 코펠에 끓여먹으면 정말 맛난다. 마중나온 선배들과 피크닉에어리어에서 ...
하강포인트를 잘못찾아서 ... 홀백을 달고 내려갔던 영준이 다시 쥬마로 올라오고
홀링을 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벽으로만 붙어가다가 슬링을 엮어둔 나무를 발견한 것이다.
실은 도로쪽으로 나가 체인이 박히고 고정로프가 깔려있는 포인트로 찾아갔어야 했는데 ...
내가 먼저 내려갔었다면 죽었을 것이다.
그 어마어마한 무게를 버티고 다시 올라온 영준이가 용하다.
덕분에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엘캡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던 것.
이제 라스베가스로 ~
가는길에 만난 오휀스 고지 ... 지각변동으로 인해 땅이 갈라진 곳이며,
흰파이프를 연결해 조달한 물로 수력발전을 하고 있는 곳이다.
왜 갔겠는가 ?
멋찐 바위코스가 산재하기 때문이쥐 ... ^^
여기는 라스베가스의 레드락 ...
정말 붉은 바위가 마치 토기화분의 느낌으로 첩첩 쌓여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라스베가스에서 LA로 ... 그리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해서 귀국 !
7년전 받아둔 비자를 드디어 써먹은 감동의 여행이었다.
내가 7년전에 요세미티 가겠다고 비자를 받아두었다니깐 ... 기특하게시리 ... ㅎㅎㅎ
우리를 픽업하러 LA에서 새벽같이 달려와 함께 등반한 성인형님,
다친몸에도 불구하고 하강포인트까지 마중나온 길수형과 광재형,
camp4 에서 만나 즐거운시간을 보낸 박종관님, 쌩형, 민준영씨 부부,
LA에서 숙식을 제공해주신 제이형,
막 개업한 장비점에서 귀국패킹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정재학님,
기꺼이 장시간 벤을 빌려주신 최정희님, 그리고 도철훈님, 유덕수선배 ...
너무 감사하고 반가웠다.
과연, 다시 또 갈까 ? 문제의 sea of dream ? ....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간단한 등반기였습니다. - The End -
첫댓글 아무튼 무지수고했고요 .잼 있어겠다 아이고 부러버!!!!!!!!
철의여인.. 장하다 대한의딸...ㅋㅋㅋ 그리고 배아푸~ 내도 비자받아놓았는데 언제써먹냐?